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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덩치 큰 상용기, 보잉 707이 보여준 전투기의 특수기동


보잉 707이 전투기의 특수기동 배럴 롤을 성공하다




항공기의 특수 기동 중에 배럴 롤 (Barrel roll) 이라는 게 있습니다. 그림으로 보면 대충 다음과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기동입니다.




FlightSimBooks.com




보시다시피 비행기가 뒤집혀진 상태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주로 전투기나 스포츠 항공기들이 구사하는 기술입니다. 



빠른 기동력과 출력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시도하기 어려운 비행이지요.





그런데 놀랍게도, 일반 대형 여객기가 이 배럴 롤을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1955년 보잉 707이 시애틀 에어쇼 (레이크 워싱턴)에서 보여준 배럴 롤 기동입니다. 



commons.wikimedia.org



저 덩치의 비행기를 뒤집어 버리다니요. 이건 테스트 파일럿의 간이 배 밖에 나오지 않는 이상, 시도할 생각조차 할 수 없는 기동입니다. 



운이 좋아 성공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어요. 



http://www.seattletimes.com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우연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배럴 롤을 한 번 더 시도해서 2연속 성공했다는 겁니다. 



그것도 보잉의 사장(Bill Allen)이 직접 참관 중인 와중에 말이지요.






앨빈 "텍스" 존스턴(Alvin "Tex" Johnston)이라는 테스트 파일럿이었는데요.



경영진에게 불려갔음은 당연지사. 



어떻게 이렇게 위험한 기동을 했는지 질책이 있자, 파일럿 왈 '난 판촉 활동을 한 건데 뭥미? (I was selling airplanes)' 라고 대답해서 주변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고 하지요.




http://bloviatingzeppelin.net




보잉의 사장이 파일럿의 기세에 감탄했는지, 파일럿을 징계 없이 그대로 돌려 보내주었고, 보잉 707은 단종 전까지 약 1,000대가 생산 되는 나름 대박(!)을 치게 됩니다. 



파일럿 '텍스'는 보잉의 X-20 프로그램에 부관리자까지 맡으면서 승승장구 했지요. ㅋ





707의 배럴 롤 사건(?)은, 보잉의 파워풀한 항공기 성능과 파일럿의 똘기가 합쳐진 콜라보레이션이 아닌가 싶은데요. 



파일럿들의 증언을 빌리자면.... 



보잉의 상용기들은 여전히 넘치는 출력을 가진다고 하니, 최신예기들도 파일럿이 마음만 먹으면, 고기동이 충분히 가능하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