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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비운의 초음속 여객기 투폴레프 Tu-144


무너진 소련의 초음속 여객기의 꿈

 


en.wikipedia.org




세계에서 가장 빨랐던 여객기는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 개발한 콩코드입니다



런던과 뉴욕을 마하 2의 속도로 3시간 20분에 주파하는 괴물입니다. 세계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로도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사실 콩코드 보다 먼저 개발된 초음속 여객기가 있습니다. 바로 소련의 투폴레프 Tu-144입니다



en.wikipedia.org




80명의 승객을 태우고 마하 2.1의속도로 날 수 있는 성능을 가졌는데요.



콩코도의 카피판, 콩코드스키라는 불렸지만, 낮은 인지도로 알려지지 못한 비운의 기체입니다.

 


Aerospaceweb.org




Tu-144 1965년 파리에어쇼에서 공개되었고, 1968년 말에 첫 비행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콩코드가 첫 비행에 성공한 1969년 초 보다 2개월이나 빠른 시점입니다. 



첫 상업비행도 Tu-144가 빠릅니다. 화물용 첫 취역이 1975년 입니다. 반면 콩코드는 1년 뒤인 1976년에서야 여객용으로 취역할 수 있었지요.

 


http://okbtupolev.blogspot.kr




? 투폴레프가 여객용이 아니고 화물용으로 처음 취역했다고요?

 


항공기에 문제가 발견되어 여객용으로의 취역이 늦어졌거든요. 개발 중에 두 번의 추락사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1973년에 있었습니다. 파리 에어쇼에서의 데몬스트레이션 기동이었는데, 가변식 카나드가 문제였습니다



Wikimedia Commons



조종석 바로 위에 소형 날개가 달려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초음속 비행 때는 내부에 수납했다가, 주로 착륙시 기체의 자세 제어용으로 사용됩니다.



theconcordestory.com



딱 봐도 잘 부러질 것 같은 카나드인데, 이게 정말 부러졌습니다



에어쇼 비행 중 근접한 미라지 전투기를 회피하기 위해 급상승했고항력을 이기지 못했던 게 주 원인이었습니다.



부러진 파편이 주익에 충돌했고, 주익 내부의 연료에 불이 붙으면서 공중 폭팔하는 대 참사가 일어납니다



 

(모바일은 1분 4초 부터 보세요)



Tu-144는 유출된 콩코드의 도면으로 제작되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KGB가 스파이짓으로 콩코드 도면을 빼돌렸다는 카더라 썰이 있습니다.


 

덕분에 복수를 위해 프랑스가 '일부러' 사고를 냈다고 의심받기도 했습니다. 



http://www.tu144sst.com



두 번째 사고는 취역 이후인 1978년에 있었습니다



이건 좀 결정적이었어요. 개량형인 Tu-144D 형이었는데, 러시아의 아에로플로트로사에 인도될 첫 기체였거든요.



배달할 겸 시험비행을 같이 했었는데, 엔진에 불이 붙어 버립니다



모스크바 인근에 급히 비상착륙을 착륙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기체가 파손되면서 엔지니어 두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원인으로 연료누수가 강하게 의심되었는데공산주의국가 답게 자세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pics-about-space.com



계속 굴려보겠노라 설계변경 까지 했던 기체인데, 그것도 첫 인도 직전에 사망사고가 발생하다니요



승객이 탄 상태에서의 사고였다면, 체면은 둘째치고, 소련의 기술력 마저 의심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사고를 계기로 Tu-144는 여객용에서 모두 퇴출되었습니다

 


http://thechive.com





사실, 굳이 이 사고가 아니더라도 Tu-144는 문제가 많았습니다



터보팬 엔진이 장착되었음에도 연비가 형편 없었습니다. 2,500km 마다 정비가 필요할 정도였습니다. Tu-144D 에서 터보제트 엔진으로 변경해야 했지요



엔진과 공조 시스템의 소음이 너무 커 옆자리의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 조차 힘들었습니다



http://www.vehiclehi.com



Tu-144S 226의 비행 중 80건의 이상이 발생할 정도로 신뢰도가 낮았습니다



저속에서 콩코드가 FBW(Fly By Wire)로 기체를 컨트롤 한 반면, Tu-144는 여전히 카나드로 기체를 제어해야 했습니다.

 


(애당초 대형의 초음속 기체를, 안정적으로 제어하기란 쉽지 않은 일입니다. )



초음속을 위한 비정상적으로 가늘고 긴 동체, 항력을 줄이기 위한 대형 델타익, 여기에 강력한 엔진이 장착되었는데, 제어조차 아날로그 방식이라니요.

 


wall.alphacoders.com



상징적인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퇴역하지 못했을 뿐, 기술적으로도, 상업용으로 쓰기에는 무리가 많았습니다



여기에 재정이 불안했던 당시 소련의 정세를 보면, Tu-144의 조기 퇴역은 필연이었던 셈입니다.

 



www.fotocommunity.de




상업용에서 퇴출된 뒤 대부분의 Tu-144는 박물관 행이 됩니다



특이하게 구형 Tu-144 한 대가 미국의 보잉-NASA 컨소시엄에 팔리는 신세가 되는데요. 고고도 연구용으로 굴려먹다 현재는 러시아에 반환되었다고 합니다



www.nasa.gov




Tu-160 Tu-144의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다니, 기술 탐색을 위한 도입 이었을런지도... 



콩코드도 퇴역했고, 당분간 개발될 기체도 없고



당분간 대형 초음속 여객기를 볼 일은 없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