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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임원급 인사와 옆자리에 마주앉다


외국인 임원과의 숨막히는 동거(?)




북미에서 디렉터급 매니저가 왔습니다. 우리로 치면 임원대우를 받는 부장급 정도 되는데요. 



임원급이니 당연히 공항에서 픽업도 해 줘야하고, 호텔에서 회사로 실어다 주고 해야 합니다. 한국 방문 자체가 처음인 사람이라서 더 신경 써 줘야 했었지요.



http://onemileatatime.boardingarea.com





그래서 이번 방문에 한국인 팀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북미에 출장으로 1주일 먼저 나가서 업무를 보다가, 한국에 들어올 때 이 매니저와 같이 들어오기로 일정을 잡았습니다.




공항 픽업부터 호텔 예약까지 모든 걸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이었지요.



pexels.com/search/airplane/




근데 해프닝이 생겼습니다. 미국에서 같이 한국으로 오기로 한 한국인 팀장이 뜻밖의 이유로 한국에 들어오질 못했습니다. 



각각 다른 비행기를 탔었는데, 한국인 팀장의 비행기가 문제가 생겨서 긴급 회항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요. 



오마이갓. 뉴스에서나 접하던 사건사고 소식이, 의외로 저와 가까운 곳에서 일어 나다니요. 원래 일요일 오후에 한국에 들어와서 월요일에 사무실에 들어오는 일정이었는데, 모든 게 꼬여 버렸습니다. 



저는 감기 때문에 집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다가 전화도 못 받았습니다. 한국인 팀장으로 부터 부재중 국제 전화가 십여통에, 메일에, 문자에,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한국에 홀로 떨어져 버린 북미 매니저 지못미.



Inc.com




다음날 출근해서야 사태를 파악하고, 부랴부랴 매니저를 만나 인사하고 자초지종을 들었는데요. 왠걸. 씨익 웃으며 쏘쿨하게, 혼자서 다 알아서 호텔가고 사무실 들어오고 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공항에서 호텔 가는 버스도 있고, 호텔에서 회사로 오는 셔틀도 있어서 문제가 없었다고 하며, 오히려 한국에 못 들어온 팀장 걱정을 하더라고요. 



왠지 모를 미안함과, 괜한 걱정을 했구나 하는 안도감이 몰려왔습니다.



http://texasbizcenters.com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이쪽 사람들은 사적으로는 참 권위의식이 없다 싶습니다. 매니저라서 그런게 아니라 디렉터도 그랬고, 부사장급 사람들도 그랬었지요. 



업무로는 한국 임원들 싸다구 칠 정도로 권위적이지만, 업무가 아닌 다른 상황에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감사를 표현합니다. 한 10분 동안에 땡큐를 수십번은 들은 듯. 거의 남발하는 수준이었습니다. 




123RF.com




뭐, 그렇다고 여기에 편안함을 느껴 막 대해서 안 되는 건 인지상정. 사람 살이 다 비슷한 거 아니겠습니까.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는데, 사적으로도 조심해야 하는 건 매한가지겠지요.



신경이 쓰여서 커피도 한 번 더 가져다 주고, 돌아가는 차편도 챙겨주고 했는데, 그게 마음에 들었는지 비어있던 옆 자리에 앉아버렸습니다. 쿨럭 



(인스턴트였는데, 커피가 맛있다고 연신 들이키더라고요. 커피 때문 었을 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좋다 해도 업무상 보스입니다. 간단한 거 하날 물어봐도 답할 때 마다 숨이 막히는군요. 내일도 제 옆 자리에 앉을 것 같은데, 대체 언제쯤 돌아가는 걸까요? -_-;;;;






P.S. 북한이 미사일 쏘고 해서 무섭지 않느냐니까, 별로 신경 안쓴댑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