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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시승,방문기,리뷰

경쟁차 비교시승에서 뛰어난 주행성능을 보여준, 비운의 올뉴크루즈


올 뉴 크루즈와 아반떼의 비교 시승 행사에 참석하다







와, 정말 간만의 시승행사입니다. 



예전에 다른 곳에서 치뤄진 비슷한 행사에 몇 번인가 참석했던 적이 있는데요. 경험이 있던지라 이번 행사 참여도 그리 낮설진 않았습니다. 



다만, 특이하게 이번에는 경쟁차인 아반떼와 비교 시승이었지요.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진행 되었고요. 





차량의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내는 데에는 서킷만한 장소가 있을까요. 두 차량의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한 환경에서 비교 시승 행사가 치뤄 졌습니다.



행사는 차량 소개, 경쟁차량 비교 세션을 거쳐 서킷런, 택시드라이빙, 슬라럼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일정이 잘 짜여져 있어, 차례차례 순차적으로 비교가 가능했습니다.






흠.....교차시승의 결론만 말씀 드리면, 



퍼포먼스에서는 올 뉴 크루즈의 완승입니다.







가속력은, 1.4L의 배기량에도 불구하고 올 뉴 크루즈의 성능이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관중석 뒤 백 스트레이트에서 최대 170km/h까지 가속이 가능 했습니다. 브레이킹 포인트를 조금 더 과격하게 잡았다면 그 이상도 문제 없어 보였습니다. 



직분사에 터보가 장착되었으니, 비교대상인 1.6L 가솔린을 뛰어넘는 건 당연 할 수도 있겠지요. 





핸들링은 가히 압도적인 수준이었습니다. 급격한 회전에서도 안정적인 거동을 보였습니다. 한계상황에서도 운전자의 주행 의도를 정확하게 반영하더군요. 



급브레이크 뒤 연속 코너 구간에서의 급격한 하중 이동에도, 비교적 라인을 잘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슬라럼에서 역시 아반떼 보다 더 높은 속도에서 핸들 조작이 가능했습니다.






두 차량 간 주행성능의 차이는 확연 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택시 드라이빙 때 레이서들 입을 통해 재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가속은 올 뉴 크루즈 쪽이 약간 우세하고, 코너링에서는 올 뉴 크루즈의 쪽이 더 칼 같이 반응한다는 평가였습니다.






시승 이후 쉐보레 레이싱팀 감독인 이재우 감독님의 브리핑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올 뉴 크루즈의 랩타임이 아반떼 보다 더 좋았음을 데이터로 확인 시켜주더군요. 그리곤 그 이유로 차량의 무게 배분과 차체 강성을 꼽았습니다. 



레이싱 카는 양산차의 내장을 모두 뜯어내는 작업을 통해 개조가 이루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고강력 장판 덕분에 구멍 하나당 드릴날 하나씩을 해 먹었다는 에피소드가 곁들여 지고는 이해를 할 수 있었지요.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아실 겁니다. 대부분의 레이싱팀과 매뉴팩처러는 스폰 관계에 있습니다. 



돈으로 맺어진 계약관계로 회사 소속이 아니다 보니, 어떻게 보면 더 냉정하게 차를 평가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이런 레이싱팀이, 그것도 팀 감독이 차량의 성능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차량을 개조하다가 너무 튼튼해 애를 먹었다는 이야기에서 올 뉴 크루즈의 완성도를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양산차를 이렇게 만들어도 되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그 우려는 이미 현실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엔진에 사용된, 직분사와 터보 모두 가격이 비싼 부품입니다. 샤시에 사용된 알루미늄 부품은 일반 주철에 비해 단가가 3배 더 비쌉니다. 



성능을 중형차급으로 올려 놓고 준중형시장에 내어 놓았으니 가격이 맞을 리가 없지요. 고급 부품들 덕분에 차량 가격이 너무 비쌌습니다. 



신차 출시 전 공개된 가격표는 논란이 되었고, 결국 출시와 동시에 단가를 인하하는 해프닝이 일어났습니다. 





위의 정황을 간단히 정리 한다면, 



지금 한국지엠은 오버스팩의 준중형을 만들었고, 올 뉴 크루즈를 마진 없이, 혹은 어쩌면 (기업의 입장에서 최악인) 손해를 보고 팔고 있다는 소리가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중형 미만의 시장에서는 가격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쪽입니다. 



준중형 세그먼트는 성능과 디자인이 크게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가격이 판매량에 더 많은 영향을 끼진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는, 올 뉴 크루즈는 빼어난 성능을 가졌음에도, 출시 전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는데 실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격은 눈에 보이지만, 운동 성능은 눈에 보이지 않거든요. 





반면 경쟁자인 아반떼는 정말 절묘하게 차를 잘 만들어 팔고 있습니다. 조금은 부족한 성능이지만 높은 디자인 완성도에, 경쟁차를 압도하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 했지요. 



여기에 브랜드 파워까지 더해지니 준중형 시장을 지배할 수 밖에요.






간단히 이번 시승의 결론을 내려 본다면,



올 뉴 크루즈는, '성능은 두 말할 나위 없이 뛰어난 차, 준중형에서 이 정도의 완성도가 필요할 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퍼포먼스를 가진 차.'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만든 입장에서는 최고의 차 이지만, 파는 입장에서는 참 팔기 어려운 차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지요.



행사 중에 있었던, 이재우 감독님의 마무리 멘트가 머리속에서 잊혀지질 않습니다.




“국산차량들의 성능이 상향 평준화 되어, 솔직히 말해 아반떼도 좋은 차입니다. 하지만 올 뉴 크루즈는 이걸 뛰어 넘어요. 잘 알려지지 않는 게 아쉬울 정도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