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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미 공군 훈련기 T-X 사업에서 T-50A가 유리한 게 맞는 걸까?


2파전으로 압축된 T-X 사업의 최후 승자를 예측해 보다




아시는대로 미 공군 훈련기 T-X 사업의 사업자 선정이 2017년 말에 있을 예정입니다. 



자체 사업 규모는 17조 인데, 파급될 연관 사업까지 치면 최대 50조 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요. 



http://www.americanmilitaryforum.com



50조라. 이거 우리나라 1년치 국방예산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입니다. 다국적 방산 업체들이 사활을 걸고 뛰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2개 유력 업체로 후보가 좁혀진 T-X 사업




가장 강력한 후보로 보잉-사브 컨소시엄과 록마-KAI 컨소시엄이 꼽힙니다. 



물론 다른 몇 개의 후보 기종이 있긴 하지만, 



노스롭 그루먼 – BAE는 사업 자체를 포기했고, 알레니아 아에르마키사의 T-100의 경우, 컨소시엄이 아닌 단독 입찰로 낙찰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알레니아 아에르마키사는 이탈리아 기업으로, T-X의 요구 내용 중 하나가 미국 내 사업 파트너를 통한 자국 조립생산 입니다.) 



사실상 보잉과 록마의 2파전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http://www.defensenews.com




록마-KAI는 T-50A를 사업 후보기로 내세웠는데요. 다들 아시는대로 FA-50 경공격기의 훈련기 버전입니다. 한국우주항공산업 KAI가 록히드마틴의 기술지원을 받아 개발한 기체입니다. 



타 기체에 비해 비교적 고성능으로, 미 공군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뿐 아니라, 실전 배치가 완료된 탓에 개발 리스크가 거의 없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단점으론 대당 가격이 다소 비싸다는 점이 꼽히고요.



http://www.popularmechanics.com




반면 보잉-사브 콘소시엄의 경우, T-X 사업을 위해 신규 기체를 별도로 개발하고 있는데요. 보잉이 사브의 도움을 받아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중입니다. 



기체 요구성능이 2015년 3월에 공개되었는데, 불과 2년만인 2016년 시제기를 출고시키는 위력을 발휘합니다. 그만큼 보잉이 이번 사업에 사활을 걸었다는 반증이 되겠네요.



T-50A에 비해 성능이 다소 떨어지고, 개발에 리스크가 있긴 하지만, 최신 설계기술로 개발된 신규 기체를 강점으로 들어 향후 확장성이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적의 설계를 바탕으로, 대당 단가도 T-50A 보다 저렴하다고 홍보하고 있지요. (F/A-18의 염가형에 가깝다는 언론의 평가입니다.)



en.wikipedia.org




두 기체 간의 장단점이 너무나 명확한 지라, 미 국방부가 과연 누구의 손을 들어줄 지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워낙 대형인 사업이라 저 역시도 어떤 기체가 선정될 지 상당히 궁금한데요. 



한국의 무기산업의 미래가 걸려있다는 등의 거창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주식때매 그렇습니다. ㅋ 



사업 결과에 따라 KAI의 주가가 폭등 혹은 폭락할 가능성이 높거든요. 직장인이 소액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주식 만한 게 없지 않겠습니까. 



순수한 호기심에 개인적인 사심이 더해진 포스팅이 되어 버렸군요 -_-;;;;




T-X 사업에 대한 여러 예측들




서두에 언급된 내용들은, 밀리터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한 번씩 접해보신 내용일 겁니다. 



다소 비싸도 성능이 검증된 T-50A가 유리하다, 아니다 성능은 부족해도 가성비가 뛰어난 보잉의 T-X가 유리하다. 정도로 요약 되는데, 



이들 분석의 대부분은 기체 성능 자체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일부 언론은 다른 시각 - 시장상황, 정치상황 - 을 고려한 분석을 내어놓기도 했습니다. 



aviationweek.com



현재 차세대 전투기(F-22/F-35)의 대부분을 록마가 가져간 상태이므로, 독점을 막기 위해 보잉의 손을 들어줄 거라는 것이지요. 



혹은 지난 대선에서 보잉이 힐러리 편에 섰기 때문에, 트럼프가 자신을 지원했던 록마의 손을 들어줄 것이다. 라는 예측도 있었습니다. 



국방사업 자체가 정치, 안보와 관련 있기 때문에 단순히 개발 상황만 보고 판단할 성질의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 인데요.



http://www.chicagotribune.com




당연합니다. 국가의 안전보장은 경제논리의 위에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대통령도 정치인이고 사람입니다. 자신의 손을 들어준 집단을 외면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외부의 복잡한 상황까지 고려하면 보잉이 이길지 록마가 이길지 쉽게 예측이 어려워 보입니다.




국제정세가 무기거래에 미치는 영향




그런데 최근 재미난 소식이 하나가 전해졌습니다.



인도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서 미국과 인도간에 대규모 딜이 있었다는 소식입니다. 



www.sott.net



록히드 마틴과 인도의 타타 어드밴스 시스템즈가 'F-16 전투기 생산라인의 인도 이전'에 대해 논의 했다는 보도입니다. 



F-35의 등장으로 F-16 라인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는데, 이를 인도로 옮겨 인도용 F-16 Block 70을 생산 하겠다는 검토였지요.



CNBC.com




이게 T-50A와 무슨 상관이냐고요? 



국제정세가 어떻게 국가간 무기거래로 나타나는지를 엿볼 수 있거든요.



세계 패권을 놓고, 중국의 해상 교역로를 봉쇄하고 싶어 하는 미국. 그리고 이를 뚫어내어 안정적인 루트를 확보하려는 중국간에 불꽃 튀기는 무역 전쟁이 벌어지는 중인데,



여기서 인도가 무척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인도가 중국과 중동간, 유럽간의 해상 교역로 한 가운데 위치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en.wikipedia.org




중국 입장에서는 반드시 인도를 친중 국가로 만들어야 하지만, 반대로 미국은 인도를 자기편으로 끌어들인다면 중국을 효과적으로 봉쇄할 수 있습니다. 



그래야 중국의 성장을 견제하고 패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Consortium of Defense Analysts - WordPress.com




인도의 입장에서도 친미 스탠스는 자국에 이익이 됩니다. 



아마 접하셨으리라 생각되는데, 인도와 중국간의 국경 분쟁이 초 긴장상태로 접어 들었습니다. 



제 3세계를 대표하는 국가끼리 겉으로는 사이가 좋은 듯 했지만, 사실 인도와 중국은 2차대전 전부터 국경선을 놓고 팽팽한 대치를 이어오고 있었지요. 



http://indianexpress.com




인도가 미국과 가깝게 지내게 되면, 국경 분쟁에서 미국의 지지를 끌어낼 수 있게 되고, 이는 곧 인도가 외교 전에서 중국을 압도하는 초석이 됩니다.



양국간의 외교적 이해관계 맞아 떨어졌고, 무기산업에서 F-16의 라인 이전 협상이라는 형태로 나타난 셈입니다. (논의가 있었을 뿐, 합의까지 된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T-50A의 선정은 득일까 실일까 




빙빙 돌아왔습니다. 이제 한국의 상황을 보시죠. T-50A의 경우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 KTX, 그리고 한국의 대중 외교 관계를 살펴 봐야 합니다.



http://gsabusiness.com




T-X 사업에서의 계약 주체는 록히드 마틴입니다. 공동개발이라고 하지만 KAI가 얻을 이익은 기체 부품 납품 및 라이센스 비용에서 얻어지는 수익의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수주만 되면 전체 판도가 달라져요. 파급효과가 엄청납니다. 



지금도 이라크등에 꽤나 쏠쏠하게 잘 팔고 있는데, 사업자로 선정되면 미국이 쓰는 훈련기라는 후광을 등에 업고, 수출 물량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F-35를 운용하는 일본조차 T-50A를 써야 한다는 예측도 나올 정도입니다. 



blog.livedoor.jp




수주 증가는 당연이 추가 수익을 불러오고, 이는 최종적으로 한국 항공 산업을 키우는 효과를 일으키지요. T-50A의 수주는 KFX의 개발을 가속화 시킬 가능성이 무척 높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별로 바람직 하지 않은 전개입니다. 



KFX가 고성능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개발되면, 소형 전술기 시장을 일부를 잃을 수도 있는 상황도 맞이할 수 있습니다. 



F-16을 구매하려는 국가가 KFX를 사려고 노선을 바꾸는 시나리오는 충분히 있을 수 있거든요. 



(이 부분은 인도의 F-16 사업 소식과도 오버랩 되는군요. KTX를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중소국가가 스텔스 전술기를 갖게 되는 환경도 미국에게 그리 바람직하지도 않을 겁니다.



www.youtube.com/watch?v=ByqP2keGfCk





또 있습니다. KFX 개발의 사업 파트너는 인도네시아입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시아에서 대표적인 친중 국가입니다. 



T-50I의 인도네시아 판매까지는 묵인해 줬다 하더라도 KFX는 상황이 다릅니다. 



F-35를 산다고 해서, 일부 첨단 기술을 이전해주기로 했는데, 



최근 한국의 외교 스탠스가 친미에서 친중으로 바뀌면서, 미국은 KFX에 적용된 자국의 첨단 기술이 인도네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넘어가는 걸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2016년에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F-35 계약 논란 뒤에는 이런 배경이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한반도가 대중 포위망에 중요한 지리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는 건 맞습니다. 여차하면 중국을 바로 괴롭힐 수 있는 지근거리에 미군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전략적으로도 나쁘지 않은 위치이지요. 



하지만 무역로 봉쇄라는 측면에서 보면, 미국 입장에서는 굳이 한반도를 손에 쥐고 있지 않아도 됩니다. 



오키나와에 주일 미군이 배치되어 있어 일본만으로도 충분히 포위망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방어라인에서 한반도를 빼려는 시도가 있어왔습니다.) 



친미로 흘러가는 인도에 F-16 생산설비를 넘겨줄 이유가 충분하지만, 친중으로 흘러가는 한국에는 T-50A을 밀어줄 이유가 점점 없어지는 거죠.




http://miragec14.blogspot.kr/





안타깝게도 부정적인 쪽으로 결론이 내려지네요. 일부 논리에서 다소 비약이 있긴 하지만, T-X의 사업자 선정은 결국 미국의 몫입니다. 



사업의 흐름을 읽기 위해서는 한국 입장이 아니라, 미국의 입장에서 사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예상을 종합해 보면, 



중국을 포위하려는 미국에게, 군수산업 시장을 내어주기 싫어하는 미국에게, T-50A은 전략적으로 맞지 않는 선택이 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정부의 추가 움직임을 기대하며




정보 접근이 제한된 평범한 일반인이 정리한 내용입니다. 제가 알 수 없는, 여러 국제적 상황에 따라 T-X 프로그램의 최종 승자가 결정 되겠죠. 



다만 정부 부처에 뛰어난 분들은 이미 간파하고 있는지, 안 그래도 이번 방미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F-15K와의 절충교역 제안을 한 듯 하더군요. 



T-50A가 선정되면 F-15K를 추가 구매하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http://aircraft.wikia.com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절충교역 제안이 미국에게 많이 부족 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만약 T-50A의 진정한 수주를 노린다면, 특히 KFX 사업에서, 미국의 우려를 불식시킬, 파격적인 제안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야 저도 KAI 주식을 사고, 주식이 대박 나고, 나라도 부자 되고, 저도 부자 되고, 므-_-흣해지지 않겠습니까. 



http://www.ibtimes.com



그럴 듯 하게 정리하려다, 실 없는 코멘트로 글이 마무리 되는군요. 쿨럭.



오늘의 심플한 한 줄 결론



KAI의 주식을 사도 좋은지는 아직 알 수 없다 -_-a



P.S.1 잠깐. 해외 주식의 직접 거래도 가능하다고 하던데 그럼 보잉의 주식을 사야 하는 각인가요? 



그건, 그거대로 무섭군요. 보잉의 시제기가 멋있어 보이지도 않는데, 보잉 쪽 상황은 짐작조차 할 수 없잖아요. (간이 작아서 부자 되긴 글렀네요 -_-;;;)



P.S. 2 태국에서 T-50TH 8대를 추가 구매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KAI 화이팅!


P.S. 3 2017년 7월 17일 KAI 방산비리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번 정권이 KAI를 갈아 엎으려는 것인지, 단순 경고성인지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