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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간염이나 에이즈는 왜 정복이 어려운 걸까


신약이나 백신을 만들어 내기가 어려운 바이러스성 전염병들



 

전염병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로 바이러스가 꼽힙니다



에이즈의 원인도 HIV 바이러스이고, 간염의 원인 중 하나도 HBV 바이러스 인데요. 이 두 질병의 공통점이 바로 지독스럽게 정복 되지 않는 다는 것.

 


turbosquid.com




특히 에이즈의 경우 걸리면 무조건 죽는다는 인식 때문에등장 초기인 1980년대만 해도 공포의 전염병이었지요.

 


세균성 전염병들은 백신도 많고, 치료도 잘 되는 편인데대체 바이러스가 뭐길래 이렇게 정복이 안 되는 걸까요?

 


/www.dailymaverick.co.za




일단 바이러스는 크기가 세균보다 훨씬 작습니다. 세균은 일반 현미경으로 관찰이 가능하지만, 바이러스는 0.01~0.2μm 정도 크기로 오로지 전자 현미경만으로 관찰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크기만 작은게 아니라 구조도 틀린데요세균은 단세포 생물입니다. 바이러스는 생명의 최소단위인 세포가 없습니다. DNA혹은 RNA를 단백질이 싸고 있는 구조를 가지지요. 



세포가 없으므로 생명활동을 하지 않고, 오로지 자기복제만 기능만을 가지고 있어요.

 


즉, 바이러스는 자기 복제가 가능한 분자 덩어리이고, 복제도 숙주세포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쯤에 있는 특이한 녀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http://biologyteksbylauryncarter.weebly.com



세포보다 구조가 더 단순한데 더 다루기가 어렵다 라니요.

 


역설적이지만, 세균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조가 단순하기 때문에 치료제를 만들기가 어렵습니다복제 과정에서 변이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 바이러스는 복제 과정에서 필요한 단백질을 숙주세포에서 얻는데한 제약회사에서 이 단백질 결합을 막는 신약을 만들었다고 가정해 보지요.

 


http://www.sciencemag.org




약이 투입되면 바이러스는 복제가 불가능하므로, 최소한 증상의 악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운이 좋으면 소멸될 수도 있겠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일부 바이러스에서 조금 다른 구조의 단백질로도 증식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요?

 


네 그냥 망한 거에요



약이 듣지 않으니 돌연변이 바이러스는 빠르게 증식할 거고이게 그냥 환자 한 명으로 끝나면 좋은데, 전염병이니, 다른 사람으로 순식간에 이동할 겁니다.




 

www.consumerhealthdigest.com




신약을 만드는데 십여 년이 걸린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바이러스는 불과 몇 일, 몇 달만에 전파되어 버리니, 이건 뭐 애시당초 게임이 될 수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조금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바이러스의 독성이 너무 강력하면, 숙주가 빨리 죽게 됩니다. 빨리 죽게 되면 다른 숙주로 전파될 가능성이 낮아지게 되지요. 



바이러스가 너무 강력하면 숙주와 같이 사라지게 되는 겁니다.



http://www.statisticbrain.com




공포의 전염병인 에볼라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건 뭐 걸리자 마자 단 며칠 만에 환자가 사망해버려, 바이러스가 멀리 퍼질래야 퍼질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오래 살아남은 바이러스의 특징이, 잠복기는 길고 병원성은 약해지는, 선택적 진화를 하게 됩니다굻고 짧게 화끈하게 사느니 가늘고 길게 사는 쪽으로 바뀐다고 할까요.



바이러스성 간염. 특히 B형 간염의 경우 이미 만성질환으로 관리 되고 있고



죽음의 전염병이었언 에이즈 역시, 꾸준한 약물치료를 거치면 30년 이상 생존이 가능한 만성질환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dailymaverick.co.za



여기에 인류 과학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중입니다



바이러스 박멸에 단순 단백질 재조합을 사용하는게 아니라 아예 바이러스가 가진 DNA 자체를 건드리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어요. 



돌연변이 자체가 생기지 않게 분열 과정 에서부터 관여를 하는 겁니다. 



www.brightfocus.org




유전자 가위를 사용해서 필요 부분의 DNA를 잘라내고 재조합 하는건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고, 실제 실험도 성공했습니다



다만 아직은 이 유전자 가위를 표적 세포에 어떻게 보낼거냐 하는 방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하는군요.

 


http://wshsscience.edublogs.org




바이러스 종류가 대략 *7가지 클래스로 나누어 진다고 합니다. 다양한 형식의 바이러스들이 존재하는데, 종류가 많은 만큼 이들을 잡기도 쉽지 않은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일부 바이러스는 백신이 나와 있기도 하고, 유전자 기술도 꾸준히 발전 하고 있으니, 언젠간 이들도 정복되지 않을까요. 딱히 근거는 없지만, 과학기술의 승리를 막연히 기대해 봅니다.

 


* DNA 만 가진 녀석, RNA만 가진 녀석, 두 가지가 섞여 있는 녀석 등의 조합으로 총 7가지 타입의 바이러스가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