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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세균과 바이러스를 뛰어넘는 병원체가 있다고요?


프리온, 아직은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미지의 병원체



지난 포스팅에서, 바이러스의 신약과 백신의 제조가 왜 어려운지를 정리 했었지요. (관련 포스팅)



http://www.circlethrice.com




글을 위한 자료를 준비 하면서 '와 바이러스가 거의 전염병의 끝판왕 이구나' 라고 생각 했었는데요. 헉, 바이러스보다 더한 녀석들이 존재 하더군요. 



바로 프리온이라는 병원체입니다.



http://www.eigenmotion.ca




바이러스 자체도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는 놈들인데, 프리온은 그냥 무생물이에요. 



DNA가 일을 잘못해서 발생한, 그냥 변성 단백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을 일으키고, 심지어는 전이와 전염도 일으킵니다.



변성 단백질이라, 


이를테면 꽃등심 한 조각이 살아서 혼자 걸어 다니는 건가요?


전염병계의 좀비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군요.


아니 잠깐만, 그냥 단백질이라면서


어떻게 전이를 해요! 말이 안 되잖아요!



그런데 그 말이 안되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축사에서 사육 되는 소들에게서, 잘 걷지 못하고 주저 앉는 이상한 병이 발견 되어 확인해 봤는데, 대뇌피질에 구멍 무수한 구멍이 뚫려 있었던 겁니다.



en.wikipedia.org



뭐야 무슨 병균이 뇌를 망가뜨리는 거야. 


혹시 신종 바이러슨가? 한 번 조사해 보자.



그리고 병변을 관찰한 결과, 그거슨 세균도 바이러스도 아니었습니다. 



아밀라이드를 만들어 내는 단백질 덩어리가 나왔습니다.



응? 그거 원래 포유류에서 발견되는 변성 단백질인데? 


그거 알츠하이머 병에서 나오는 거랑 비슷하잖아? 


뭐야 근데 이게 전염이 된다고?!



치매 환자 옆에 갔다가, 치매가 옮아 버렸다고 생각해 보세요. 당연히 의학계가 패닉에 빠질 수 밖에요. (참고로 알츠하이머 병은 전염 되지 않습니다)



neurology.org





흥미를 위해 조금의 각색을 넣었지만, 프리온은 지금으로부터 불과 50년 전인 1967년에야 그 정체가 드러난 비교적 새로운 병원체입니다.



프리온 단백질에 대한 존재는 예전부터 알았지만, 이게 전이까지 될 줄은 몰랐던 것이지요.



그리고 전이에 대한 가설도 1997년에 이르러서야 확립이 된 상태로, 현재까지도 어떻게 전이되는지에 대해, 바로 이거다 라는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설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설명을 붙이기 보다는..... 위키백과의 글을 읽어 보는게 훨씬 이해가 쉬울 듯 하군요.



프리온의 감염, 전파에 대해서는, 프리온이 단백질 구조를 다시 접음(refolding)으로써, 


정상적인 단백질 분자를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진 단백질로 변환시킨다는 가설이 있다. 


알려진 모든 프리온들은 아밀로이드 접힘(amyloid fold)을 형성한다.



http://jonlieffmd.com




프리온이 정상 단백질 옆에 붙어, 분자의 구조를 재배열 하면서 전이를 일으킨다는 소리입니다. 



그리고 이걸 조금 다르게 해석하면, 프리온을 접촉하기만 하면, 프리온으로 인한 전염병에 걸린다는 소리도 되지요.



와 스치기만 해도 옮는다고? 에이즈도 이 정도는 아닌데? 장난 아니구나!



www.researchgate.net




하지만 처음 언급 했듯이 가설입니다. 의학자, 생물학자들을 미치고 팔짝 뛰게 만드는 게, 이게 어떨 때는 전이되고 어떨 때는 전이가 안 된다는 거에요. 



무슨 규칙이 있어야지 전염을 차단 하던지 말던지 하지요. 이걸 조금 전문용어로 산발성 이라고 하는데, 



프리온은 전 세계의 모든 질환 인자 중에 유일하게 산발성(sporadic), 유전성(genetic), 감염성(infectious) 세 가지를 동시에 갖는 병원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observer.news




현재까지는 소에게 나타나는 BSE (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 /광우병), 그리고 사람에게 나타나는 CJD (Creutzfeldt-Jakob Diseas. 크로이츠펠트-야콥 병)이 대표적인 질환으로



BSE(광우병)의 경우, 



동종(소)을 원재료로 한 사료를 통해 프리온이 축척 되었을 거라는 예측이 가장 힘을 받고 있으며,



변종 vCJD의 경우,



BSE에 감염된 육류를 섭취가 발병 원인으로 지목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지요.




http://dentistsami.com




일단 정확한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프리온의 아밀로이드 구조는 안정성이 매우 높아, 왠만한 소독으로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는 정도만 확인 되었을 뿐인데요. 



(WHO의 소독 조건 -  1N NaOH 의 강염기에 담구어, 121도의 고온, 고압으로 30분간 증기 살균을 권고)



아직까지 미지의 병원체로 남아 있는 프리온,



바이러스나 세균과 달리 드문드문 산발적으로 발병되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까요. DNA 레벨을 넘어선 영역까지 닿아있는 프리온이 대단하다고 해야 할까요.








P.S,1 프리온은 DNA/RNA 이전에 등장한 유전 단백질이 아닐까 라는 설이 있습니다.



P.S.2 프리온이 만들어 내는 아말로이드 단백질은 생물의 생체조직에서 광범위하게 관찰되는 일반적인 변성 단백질입니다.



P.S.3 공식적으로는 더 이상 광우병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BSE로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P.S.4 비전문가가 정보공유의 목적으로 올린 글입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말씀 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