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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독일의 미사일 기술이 북한의 ICBM으로?


스커드 미사일에서 시작된 북한의 미사일 개발




북한의 현재 미사일 기술은, 대부분 스커드 탄도미사일에서 시작 되었다고 보면 됩니다. 



뭔 소린고 하니, 북한의 첫 중거리 탄도미사일 노동 미사일이, 그냥 스커드 미사일이란 이야기에요. 



japantimes.co.jp




스커드ER이라고 최신 개량형인데, 이걸 국산화(?) 하고 ‘노동’ 이라는 이름만 갖다 붙인 거지요.



스커드 미사일 하면 대부분 스커드B 형을 일컫는데, 소련에서 제작되어 1980년대까지 약 2,300여기가 수출된 미사일계의 AK-47입니다. 



무단 복제, 자체 국산화 된 스커드 개량형을 합치면, 전 세계에 약 5,000여기의 스커드 미사일이 사용되는 걸로 알려져 있지요.



뭐, 당연히 북한이 여기에 빠질 리가 없죠. 



GlobalSecurity.org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까지, 이라크, 파키스탄 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스커드 미사일을 수입했고, 



때마침 붕괴된 구소련의 미사일 과학자들을 절찬리에 초빙해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됩니다. 그리고 짠 하고 등장한 게  바로 노동 미사일입니다.



http://militaryedge.org




한번 시작한 폭주는 왠만해서 막기 어렵습니다. 



노동 미사일 이후에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 등장했는데, 그 유명한 대포동 (은하) 미사일 입니다. 본격 한반도 폭죽놀이 시대 대서막 개봉. 



여기서부터 북한의 본격적인 대륙간 탄도 미사일 ICBM이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지요.



처음에 발사할 때, 인공위성인 광명성 1호를 궤도에 올렸다고 했거든요. 



인공위성과 ICBM은 한 끗 정도의 기술적 차이만 있는 관계로, ICBM을 처음 개발하는 나라는 대부분 과학위성을 쏘아 올렸다고 발표하는데. 광명성 1호가 딱 그 케이스입니다. 



눈가리고 아웅이지만, 순진하게 여기에 속아 넘어갈 국가가 어디 있을까요.



abc.net.au




여튼 이 대포동 미사일도, 초기 버전은 스커드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 되었다는 게 정론입니다. 



북한은 스커드 미사일 네 개를 묶어서 1단을 만들고, 여기에 소형의 2단 추진제를 올려 쓸만한 장거리 발사체인 대포동 미사일을 확보 합니다.



재미있는 건 여기까지가 김정일의 작품인데, 대포동 미사일의 발사가 성공하자 북한은 성공을 자축하고, 미국 및 서방은 성공을 폄하 합니다.



우리 미국까지 쏠 수 있는 ICBM 만들었다!


웃기지마 니네가 ICBM 따위를 만들었을 리가 없어!



왜냐하면 원기술인 스커드 미사일 자체가 워낙 조악한 물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스커드 미사일(R-11)은 1950년대 구 소련에서 개발된 단거리 탄도 미사일입니다. 2차대전때 독일이 개발한 V-2 로켓을 역설계, 개량해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지요. 



RussianSpaceWeb.com



헐 V-2는 1940년대의 물건인데요?



네, 2차대전이 독일의 패배로 막을 내리자 미국과 소련은 V-2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관련 자료와 인력을 싹쓸이 해가는데요. 



이걸 먹고 맛 보도 씹고 즐겨서 우주에 사람도 보내고 하는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게 됩니다. 



스커드 미사일 역시 V-2를 바탕으로 한 역사적 산물이고, 



여러 개량을 거쳐 높은 기술적 신뢰도가 달성된 탓에, 약 30년간 단거리 탄도 미사일의 지위를 차지하게 되지요. 



RT.com



문제는 가격이 워낙 싸다 보니 (추정가 약 400만달러, 46억원) 오랫동안 사용될 수 있었고, 



워낙 구시대의 물건이라, CEP, 원형공산오차가 무려 km 단위로 납니다. 



미사일을 막아야 하는 쪽은 물론이요, 미사일을 발사하는 당사자 조차 미사일이 정확히 어디에 떨어질지 몰라, 



상대방에게 공포를 조장한다는 ‘전술형 전략 병기’라는 우스갯 소리 마저 있습니다.



en.wikipedia.org




실제 스커드B 미사일이 대량 사용된 걸프전에서 이라크군이 발사한 88발 중 한 발이 사우디에 주둔한 미군 막사에 떨어졌는데,



약 30여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을 입는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그런데, 딱 이게 다에요. 나머지 87발로 입힌 피해가 이스라엘의 민간인 한 명과, 사우디의 호텔 경비원 한 명이었습니다.



스커드 미사일은 정확도가 떨어져 오히려 종잡을 수 없는 전략(?) 병기였고, 당시 미군은 이 스커드를 잡기 위해 패트리어트 미사일을 1:3의 교환비로 사용해야 했습니다. 



en.wikipedia.org



게다가 스커드가 이동식 발사대에서 운용되는 관계로 발사 원점을 잡기 위해서 A-10과 F-15E를 동원한 대규모 초계 작전을 펼쳐야 했지요.



이걸 ICBM으로 업그레이드 했으니, 대포동 미사일이 폄하될 수 밖에요.



하지만 최근의 북한 미사일은 상황이 다릅니다. 



http://www.npr.org




기존의 스커드 미사일 기술에서 탈피해서 자체 액체연료 엔진을 기술을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신형 ICBM인 무수단/화성 미사일을 개발한 상태입니다. 



잠수함 발사 ICBM인 북극성 SLBM 까지 성공적으로 발사가 완료되면서 기술적 신뢰도가 상당히 높아 졌다는 추측인데요. 



모두들 잘 아시는 핵탄두 소형화가 합쳐져, 미국과의 위험한 꽃놀이판이 가능해졌습니다. 



한반도의 미래가 폭주 중인 독재자의 손위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http://www.independent.co.uk




화성과 북극성 미사일이 스커드에서 벗어나 자세 개발된 신형임은 확실합니다. 



하지만 자체 기술들이 확보되기 까지 스커드 미사일이 혁혁한 공을 세웠음에는 부정할 나위가 없는데요. 



V-2에서 시작된 나치독일의 망령이 지구 반바퀴를 돌아 북한에서 환생하여 우리의 안전을 괴롭히고 있는 셈이니, 정말 아이러니하단 생각이 듭니다.



eur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