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공학/다른 공학들

딱 두 가지만 알면 되는 전차 포탄의 종류


전차 포탄에서 날탄은 뭐고 고폭탄은 뭘까



영화 퓨리의 한 장면




영화 퓨리를 보면, 전차장이 여러 가지 종류의 전차포탄 발사를 지시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철갑탄, HE탄 등등 종류도 참 다양하지요. 이들의 차이점은 대체 뭘까요.



영화 퓨리의 한 장면



딱 두 가지만 알면 됩니다. 대전차고폭탄(HEAT)과 날개안정 철갑탄(APFSDS) 두 종류 입니다. 



둘 다 장갑차량을 상대하기 위한 탄종으로, 전자는 화학에너지를 사용하는 거고 후자는 운동에너지를 이용하는 포탄입니다.



thaimilitaryandasianregion.wordpress.com





우선 HEAT라 불리는 대전차 고폭탄은, 탄두 내에 화약이 들어있어 폭발하는 탄종 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폭탄이 빠르게 날라간다고 보면 됩니다. (이걸 HE탄이라고 부릅니다.) 



다만 일반적인 포탄이라면 적 차량의 장갑에 닿아 터질 때, 폭발력이 사방으로 분산되어 파괴력이 떨어지겠지요.



파괴력의 불길을 앞쪽으로 모아서 관통력을 강화하자. 라는 컨셉의 고폭탄이 만들어지는데요. 



archive.hnsa.org




메탈제트라는 고온고압의 화염이, 가늘고 길게 분사되어, 적 차량의 장갑을 분쇄하는 메커니즘으로 개발됩니다. 



이걸 성형작약탄이라고 부르고, 전차에 사용되면 대전차고폭탄, HEAT - High-Explosive Anti Tank 라는 용어로 불리게 됩니다.






그냥 포탄이 강한 화염을 만들고, 이게 장갑을 뚫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구리(혹은 텅스텐과의) 합금이 녹은 약 3000도씨의 액체금속 화염의 위력이지요. 



폭발력을 이용한 화학에너지 탄이기 때문에, 탄두 속도와 무게에 관계없이 관통력이 일정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포에서 발사될 필요가 없어 판저파우스트, RPG와 같이 개인용 대전차 화기에도 애용 중이고요.







반면 날개안정 철갑탄(APFSDS)은 그냥 무식하게 장갑을 뚫고 들어가는 상남자에 가깝습니다. 



운동 에너지탄 중에서도 하이테크의 정점에 있는 탄종입니다. 철갑탄의 최종개량형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영화 '최종병기 활'을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여기에 등장하는 '애기살'과 비슷한 메커니즘을 갖는데,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아래 영상을 한번 보세요.



(모바일은 12초 부터 보시면 됩니다)




발사가 되면, 껍데기가 분리되고, 날개가 달린 가늘고 긴 탄자가 날라가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요. 이름 그대로 ‘날개안정’ 철갑탄입니다. 



날개가 달려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고, 탄자가 가늘어서 파괴력을 탄자 끝에 집중시킬 수 있습니다. 운동에너지를 극대화 하는 형상을 가지고 있지요. 



(Ke = 1/2 mV^2(m: 질량, V^2: 속도 제곱)



aw.my.com




운동에너지를 극한으로 사용하기 위해 탄심은 무게가 무거운 중금속이 사용되는데요. 



미국의 경우 탄심을 열화우라늄을 쓰고, 그 이외의 국가에서는 텅스텐 탄심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덕분에 어느 탄종도 따라올 수 없는 강력한 파괴력을 가집니다. 



다만, 몇 가지 단점이 있는데, 활강포에서만 주로 사용이 가능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en.wikipedia.org




탄자를 회전시키는 강선포의 경우, 구조적으로 가늘고 긴 탄자를 안정적으로 회전시킬 수 없기 때문이지요. 연필을 팽이처럼 회전 시키지 못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고속으로 회전시키지 못하므로, 측풍에 따라 명중률이 다소 떨어진다는 또 다른 단점도 생기고요.



(105mm / 90mm 강선포용 APFSDS도 존재하긴 합니다. 강선 내에서 탄자가 헛도는 메커니즘을 사용해서, 탄자가 무회전으로 발사되는 효과를 얻게 되지요.)



탄종별 관통력은 보통 기밀로 취급됩니다만, 일반적으로 같은 구경에서는 HEAT탄 보다 APFSDS 날탄이 더 관통력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commons.wikimedia.org



그럼 여기서 마지막 의문이 떠오릅니다.



APFSDS 날탄 더 쎄다면서 왜 굳이 두 가지 탄종을 개발해서 탑재하지?



흠.... 이건 두 탄종의 사용 목적이 살짝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APFSDS 날탄은 관통력이 너무 좋아 경장갑 차량의 경우 그냥 관통해 버리는 사태가 발생한다는군요. 



소프트스킨 차량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메탈제트를 사용하는, 적당한 관통력의 HEAT탄이 유효 하다고 합니다.



Wikimedia Commons




두 가지 주요 전차포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전차가 장갑차량만 상대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 두 포탄 외에 인명살상용 HE탄도 탑재하고 있지요. 



하지만 전차의 주된 목표는 여전히 장갑차량이고, 때문에 이 두 가지 탄종만 이해한다면, 앞으로의 전차포탄 개발을 흐름을 이해하기 쉬울 듯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