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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지금은 볼 수 없는 예술적인 디자인의 영국 전투기들


영국이 개발했던 독특한 형상의 제트 전투기




잘 아시는대로, 영국의 주력 전투기는 유로파이터 타이푼입니다. 



www.metropolisav.com



영국의 주도로,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4개국이 개발에 참여한 다국적 기체이지요.



이전 전투기인 파나비아 토네이도 역시, 유럽 3개국이 공동개발한 전형적인 유럽형 멀티롤 전투기였습니다.



Wikimedia Commons




흠. 영국이라면 2차 대전의 명 전투기 스핏파이어를 만든 나라인데, 



공동 개발이라니요. 제트기로 넘어오면서 별 볼일 없었던 모양이네요. 



en.wikipedia.org





에이 설마 그럴리가요. 



그 유명한 수직 이착륙기 해리어가 바로 영국 작품인데요. 영국의 보유한 전투기 기술력은 현재도 유효합니다.



다만, 2차대전 이후 영국의 경제력이 쇠퇴 하면서, 큰 예산이 들어가는 독자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가 하나 둘 씩 사라졌을 뿐이지요. 



당대 미 전투기와 비교해서 뒤지지 않는 성능을 가졌지만, 영국제라는 그늘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영국 독자개발 제트기 몇 가지가 있습니다.



globalaviationresource.com




블랙번 버캐니어(Blackburn Buccaneer)가 대표적 입니다. 



미국으로 치면 A-7 콜세어와 비슷한 임무를 맡은 기체인데요. 항공모함에서 운용하기 위해 영국이 독자개발한 아음속 공격기입니다.



공격기이다 보니 저고도에서의 고속 침투력이 뛰어나야 했는데요. 문제는 영국의 항모가 미국의 슈퍼 캐리어와는 다른 중형 항모 였다는 것. 



massoss.com




저속에서도 높은 조종 안정성이 중요해 지면서, 저속과 고속 양 극단에서의 고성능이라는, 가혹한 스팩이 요구되었습니다.



영국의 기술력이 어디 가나요. 경계층 제어라는 (Boundary layer control) 신기술이 주익에 적용 되면서, 두 가지를 다 만족시킬 수는 있었습니다만,



sl.wikipedia.org



어디든 특이한 녀석은 쉽게 사랑받기 힘듭니다. 경축 폭 to the 망. 영국 해군이 발주한 200여대 외에는 생산이 전무 했습니다.



결국 첫 비행 이후 30년이 지난 1994년에 영국 해군을 마지막으로, 버캐니어는 전량 퇴역의 길을 걷게 됩니다.



http://www.baesystems.com



수량이 수량이었던 만큼, 밀매들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오래된 전술기이지만,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현대 전투기에 전혀 뒤지지 않는 실루엣을 뿜어내고 있습니다.



en.wikipedia.org




영국이 독자개발한 독특한 기체는 버캐니어 뿐만이 아닙니다. 동시대에 개발된 요격기 BAC 라이트닝(English Electric Lightning) 도 있었습니다. 



이 녀석 역시 상당히 인상적인 전투기인데요.



www.airshowspresent.com





쌍발 기체이면서 엔진 배치가 가로가 아닌 세로로 되어 있다는 점. 


서방 기체임에도 불구하고 에어 인테이크가 기수에 있다는 점. 


그리고 결정적으로, 보조 연료탱크가 날개 하부가 아니라 상부에 달린다는 점


덕분에 한 번 보면 쉽게 잊기 힘든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commons.wikimedia.org



요격기로의 성능 자체는 나쁘지 않아서, 마하2를 돌파한 영국 최초의 전투기로 기록 되었습니다만, 



문제는 작전반경이었습니다. 



너무 항력만을 고려한 디자인 덕분에 연료를 저장할 만한 공간이 없었고, 결국 기체 하부에 컨포멀 탱크를 달아야만 했지요.



Defence of the Realm - WordPress.com



사진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OTL 입니다.



배불뚝이를 연상시키는 컨포멀 탱크는 도리어 항력에 악영항 끼쳤습니다. 기동성이 두드러지게 나빠졌지요.



여기에 하드포인트가 4개소에 불과 했던 관계로, 무장 장착 측면에서도 범용성이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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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300여대만이 양산되는 준수한 성적(?)을 올린 뒤, 1988년 영국공군에서 전량 퇴역하게 됩니다. 



버캐니어 보다는 조금 상황이 나았던지, 사우디 아라비아와 쿠웨이트가 각각 십여대 가량 운용하기도 했지만요.



www.hunterteam.com




특이한 형상 하면 다음의 기체를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바로 호커 헌터(hawker hunter)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전투기로 손꼽히는 기체인데요. 라이트닝이 실전배치 되기 전 까지 영국공군의 주 요격기로 활약한 전투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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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 아음속기이지만, 동체 하부에 강력한 30mm 아덴 기관포 4정이 달려, 라이트닝이 등장한 이후에도 지상 공격기로 장기간 운용되는 기염을 토합니다.



영국을 포함한 21개국에 무려 2,000대가 활약했으며, 



Wikimedia Commons



수출형의 경우  AIM-9 사이드와인더는 물론, AGM-12 불펍, AGM-65 매버릭의 운용 가능하면서, 레바논에서는 2014년에 퇴역하는 노인학대의 기록도 세우게 됩니다.



일부 기체의 경우 민간기업으로 매각되어 여러 에어쇼에 얼굴을 비추고 있는데요. 



Daily Mail



2015년 영국 서식스에서 열린 쇼어엄 에어쇼에서, 루프 기동 중 추락하여 20여명의 사상자를 내는 안타까운 사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활주로 인근 고속도로에 기체가 떨어져서 피해가 컸다고 하는군요.



http://www.warbirddepot.com




마지막으로 소개드릴 기체는 낫트 (Folland Gnat) 입니다. 먹는 낫또 아니에요. 각다귀라는 뜻의 낫트에요;;;



사실 이 기체는 디자인이 빼어나진 않습니다. 그렇다고 강력한 무장을 가졌다거나, 특별한 성능을 가지지도 않았지요. 심지어 낫트는 영국 공군에서 전투기로 채택 되지 않았습니다. 



en.wikipedia.org




그럼에도 낫트를 소개 드리는 이유는 바로 자체 중량 때문입니다. Empty weight가 무려 2톤입니다! 왠만한 자동차 한 대 무게 밖에 되지 않는 주제에 전투기입니다.



극한의 경량화를 추구한 기체로, 불필요한 모든 것을 줄이기 위해 심지어 그 흔한 플랩도 빼버렸습니다. 마하 1의 속도도 내지 못했으며, 작전반경이 800km에 불과 했습니다. 



영국 공군이 채택을 꺼려했을 법 한데요.



하지만 경량화 덕분에 아음속에서 상당한 기동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호커 헌터에 달린 30mm 아덴 기관포가 2문이나 장착 되었습니다. 



저고도에서 만큼은 헌터와 호각의 공중전을 치룰 수 있었죠.



http://defenceforumindia.com




가격이 무척이나 저렴했던 탓에, 낫트는 영국이 아닌 인도에서 대박을 터트리는데요. 인도 라이센스 생산을 조건으로 무려 100여대가 판매 됩니다. 



애써 개발해 놓은 기체를 썪일 수 없었던 영국과, 독립 직후 적은 예산으로 공군력을 재건해야 했던 인도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던 탓입니다. 



인도의 이같은 결정은 당시 극심했던 파키스탄과의 마찰 때문이기도 했는데요. 



과연, 1971년 벌어진 제 3차 인도- 파키스탄 전쟁에서, 2톤의 낫트가 5톤의 F-86 세이버를 떡실신시키는 기염을 토합니다. 



forum.worldofwarplanes.com




고공에서 붐엔줌으로 세이버가 사이드 와인더를 발사하면, 낫트는 응? 이게 뭐임? 하면서 가볍게 회피하고, 거꾸로 세이버의 꼬리를 물었다고 하지요.



니말 싱어 ( Nirmal Jit Singh Sekhon) 라는 인도 소속 파일럿의 경우, 6기의 세이버를 홀홀 단신 상대해서, 무려 2기를 격추했다는 기록도 있고 그렇습니다. 



낫트의 별명인 세이버 슬레이어 (세이버 학살자)도 이 붙여 졌다고 알려져 있고요.



en.wikipedia.org





지금까지 영국의 독특한 독자개발 전투기를 알아 봤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그렇지, 이들 기체가 시대의 한 축을 장식 했음을 알 수 있었는데요. 



부잣집 망해도 3년은 간다고, F-35의 주된 개발 파트너가, 괜히 영국이었던게 아니었나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