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와 자동차 회사/ 차로 보는 경제와 문화

헤리티지 라이브 2편 - 스쿠프로 시작된 스포츠 쿠페의 역사


스쿠프에서 시작된 현대의 스포츠카 도전기




지난 포스팅에 이은 2편입니다. 12월 16일 지난 토요일, 고양 현대 모터 스튜디오에서 헤리티지 라이브의 두 번째 토크쇼가 열렸습니다.






첫 회때는 주로 현대의 올드카들을 다루어 졌다면, 이번에는 현대가 만들어온 스포츠 쿠페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판이 벌어 졌었지요.








주제가 된 차량은 바로 스쿠프, 티뷰론, 그리고 투스카니 3형제 입니다. 하나 같이 모두들 당시 젊은 세대들이 꼭 갖고 싶어했던 현실적인 드림카(?)였었습니다.



토크쇼는 스쿠프의 소개와 함께 시작되었는데요. 이 차를 기억하신다면, 아마도 최소 30대 이상이실 겁니다. ㅋ






국산차 최초로 200km/h를 넘은 차, 국산차 최초로 문짝이 두 개 달린차, 국산차 최초로 국산엔진이 장착된 차. 등등 국내 최초라는 타이틀을 여럿 보유하고 있는 차량이지요.



당시 경쟁상대였던 르망 레이서와, 국내 최고 자리를 놓고 기싸움이 상당했다고 하는데요. 스쿠프 터보가 등장하면서 르망을 꺾고 국내에서 가장 빠른 국산차로 등극했다고 합니다.






장착되었던 알파엔진은 현대가 7년을 공들인 자체 개발 엔진이지요. 



미쓰비시가 자사의 최신 엔진을 공급해 주고, 로열티도 반으로 깎아주겠다는 제안을 해 올 정도였다고 하니, 잠재적 경쟁자의 개발을 방해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는 소리도 되겠군요. 






예를 들어 SOHC 이었음에도 실린더당 흡기밸브를 2개씩 달면서 총 12개의 밸브가 장착되는 상당히 도전적인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여졌습니다.



실제 스쿠프에는 12V라는 앰블램을 장착되는데, 일반인들이 이걸보고 12볼트라고 불러 오해를 샀었다는 소개에서는, 아 그랬었지 라며 좌중이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지요.






재미있는 건, 스포츠 루킹카라는 단어를 헤리티지 라이브에서 직접 언급 하더라고요. 



정확히는 스포츠 패션카 라는 워딩이었는데, 자사 제품을 셀프디스 하다니요. 덕분에 토크쇼가 꽤나 캐주얼한 분위기로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스포츠 루킹카 라는 혹평도 들어야 했었지만, 여튼 현대가 처음 도전한 스포츠 쿠페로 기념비적인 모델임에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다음에 등장하는 티뷰론은, 혹평이 호평으로 바뀌며 한 시대를 풍미하기 시작합니다.



티뷰론은 스페인어로 상어를 뜻하는 단어인데, 





그 이름답게 매혹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았던 차량입니다. 컨셉카의 디자인이 양산에까지 적용된 흔치않은 모델로도 유명하지요.



여기에 티뷰론은 튜닝산업을 촉발시킨 장본인으로도 평가 받는데요. 



오너들이 비싼 돈을 들여가며 알음알음 개조해 오던 1세대 스쿠프에서, 티뷰론 부터는 메이커가 직접 개조에 참가하는 쪽으로 점차 튜닝산업이 활성화 됩니다.






500대만 한정 생산된 스페셜 버전이 대표적입니다. 차체 전체를 알루미늄 패널로 제작한 티뷰론 스페셜 모델을, 토크쇼 실물로 만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아, 직접보니 광택이 예술이더군요.



유명 브랜드인 모모와 손을 잡고 스티어링 휠, 알로이 휠을 공급 받았고, 덕분에 자동차 정기검사에서 통과하지 못했다는 웃지못할 이야기도 있다고 합니다. 





오너들이 이거 양산차 맞아요 라면서 브로셔를 직접 들고 다녔다고 하지요.



티뷰론이 튜닝산업의 활성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에 결코 부족함이 없습니다. 저도 정말 동의하는 바이고요.



마지막으로 투스카니의 소개가 있었는데....






2부로 넘어가면서 권봄이 선수가 나오고, 모터스포츠가 다루어지면서, 시간이 약간 모잘랐습니다. 국내 모터스포츠의 역사에서 더 재미난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이날 출연하신 분들이 모두 모터 스포츠에 한 가닥씩 하고 있던 분들이라 그런지, 정말 열정적으로 에피소드들을 쏟아내시더라고요. 






MC였던 배한성씨가 강남에 집 몇 채 값을 알파로메오를 사는데 날려먹은 이야기,



메인 게스트였던 칼럼니스트 황욱익씨가 어린시절 자연농원에서 서킷을 구경하느라고, 소풍을 땡땡이친 이야기,



현대자동차 권규혁씨가 레이서의 꿈을 갖고 신인전에 참가했던 이야기,



레이서 권봄이씨가 레이서 생활을 접어야 할 정도의 대형 사고를 겪었던 이야기 등등.




하나하나의 소재만을 가지고도 충분히 30-40분 이상을 커버할 정도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권봄이씨의 에피소드는, 우리나라 모터 스포츠 역사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형 사고로, 당시에 뒷목에 철심을 박고, 엉덩이뼈를 이식하는 대 수술을 받았다고 알려져 있지요. 



시즌 아웃은 물론 레이서를 은퇴해야할 정도의 사고였지만, 성공적으로 복귀하고, 좋은 성적을 내는 걸 보면, 모터스포츠 팬의 한 사람으로 정말 찬사를 보내주고 싶습니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시간관계상 다 다루지 못했던 것 같고,





투스카니가 국내 최초 6단 모델이었다는 소개, 



튜닝빨(?)이 잘 받아서 하이캠으로 600마력을 넘겼다는 소개, 



2.7L 엘리사는 시장에서 별도의 모델로 취급받았다는 소개들이 이어지며 토크쇼가 마무리 되었지요.



차종이 차종이었던 만큼, 지난 1회때 보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갔던 것 같습니다. 



분명 들려줄 이야기들이 더 많았었을 텐데, 한정된 시간 탓에 다 다루지 못했다는 아쉬운 느낌도 들었지요.







분명한 건, 출연진도 관객도 자동차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했던 자리였고, 



그래서 그런지 조용한 가운데서도 자동차 사랑에 대한 뜨거운 열기를 느낄 수 있었던 색다른 공간이 아니었던 가 싶습니다.



토크쇼가 끝난 후 출연진, 관객이 뒤섞여 자동차에 대해 담소를 다누는 모습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문화의 미래를 엿봤던 것 같은데요.



다음 토크쇼가 어떤 주제 될지 모르겠지만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오고갈 겁니다. 자동차를 사랑하시는 매니아분들의 관람을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