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급상황에서 물을 정수하는 서바이벌 키트에 대해
'라이프스트로' (LifeStraw)라는 서바이벌 킷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두꺼운 빨대 모양을 하고 있는 휴대용 정수기인데, 개인용의 경우 개당 약 1,000L의 물을 정수할 수 있지요.
방법도 간단해서, 오염된 물에 라이프스트로를 꼽고 그냥 빨아 먹으면 됩니다.
가격은 27유로, 우리돈으로 약 3만원 꼴이라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판매 중입니다.)
오지를 여행할 때 혹은 전쟁같은 비상시에 대비해, 하나 정도 장만해 놓을만 하겠군요.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박테리아의 99.9999%, 바이러스의 99.999% 기생충의 99.9%를 여과할 수 있다고 나와 있지요.
이 정도면 왠만큼 오염된 물도 안심하고 마실 수 있을 듯.
그런데 의문의 하나 떠오릅니다. 제가 아는 한 아무리 촘촘한 필터라도 중금속을 걸러내긴 쉽지 않습니다.
라이프스트로가 중금속으로 오염된 물도 정화시켜 주는걸까요?
조금 더 찾아 보니 FAQs 섹션에 나와 있네요.
Does the LifeStraw filter out heavy metals, chemicals or viruses? (링크)
The LifeStraw is designed for the backcountry and will filter out 99.9999% of waterborne bacteria and 99.9% of waterborne protozoa. Chemicals, salt water, heavy metals and viruses will not be removed. If you were looking for a high capacity filter to remove viruses, the LifeStraw Mission and LifeStraw Family 1.0 remove 99.999% of viruses.
역시나....
바이러스까지는 걸러 지지만, 소금물, 그리고 화학물질은 걸러지지 않는다고 나와 있습니다.
* LifeStraw는 모델 별로 바이러스가 걸러지는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원문에는 바이러스가 걸러지지 않는다고 되어 있는데, 위쪽에 덧붙인 표를 같이 참고해 주세요 ^^
효과가 확실한 휴대정수 장치이긴 해도, 한계가 있었던 거죠. (하긴 필터만으로 염수가 담수가 된다면, 선박 조난 사고에서 갈증 걱정은 없을 테니까요.)
일반 정수기는 중금속을 거르기 위해 '역삼투압' 방식을 사용합니다.
물에 삼투압 이상의 압력을 가해 '반투과성막'을 통과시키는 방식이지요. 물이 통과 하지 못할 것 같은 '달걀 속껍데기'로 물을 걸러 낸다고 보시면 됩니다.
중금속에 물 속의 염화나트륨까지 걸러내는 정수계의 '끝판대장' 이지만, 물에 일정한 압력을 걸어줘야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삼투압 정수를 위해서는 동력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휴대용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방식이었던 거죠.
즉, 라이프스트로는 생물학적으로 오염된 물에 효과가 있는 휴대장치이고, 중금속으로 심각하게 오염된 수원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네요.
휴대의 간편성으로 라이프스트로가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사실 시중에는 활성탄이 추가된 Etekcity나 카타딘(Katadyn)과 같은 필터 방식의 키트가 많이 나와 있는 상태인데요.
이들 키트를 비상시를 대비한 '서바이벌용'으로 활용 해야지, 유튜브에서 처럼 아무 물이나 마구 빨아 먹어서는 안 되겠단 생각이 듭니다. ^^;;;
P.S. 글을 작성하다가 흥미로운 실사용기를 찾았습니다.
자전거로 세계일주를 하시는 분이 알약 방식의 살균제부터 휴대용 정수기 몇 종을 사용하셨었네요.
외부 포스팅 >> 휴대용 정수기와 오염물 정화제 / 찰리의 자전거 세계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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