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를 덜 먹으면서도 시원하다는 냉풍기는 왜 인기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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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자주 접하게 되는 가전 3형제가 있습니다.


냉방의 끝판왕 '에어컨', 


뽀송뽀송함의 끝판왕 '제습기', 


틈새시장 공략의 첨병 '냉풍기' 가 이들인데요.




에어컨은 찬바람을 만들어 주는 기계, 제습기는 꿉꿉한 습기를 줄여주는 기계라 익숙하지만,


냉풍기는 조금 생소한 편이지요.




evaporative-coolers.co.za





에어컨과 비슷한 것 같은데, 전기를 덜 쓴다는 광고도 봤던 것 같고...


진짜 시원하고, 전기도 덜 먹는다면 지금쯤 대박이 터져야 하는데, 또 그런 것 같지는 않은데, 


냉풍기가 인기가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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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합니다. 생각보다 시원하지 않아서 입니다.


아마 아시는 분은 아실거에요. 냉풍기는 쉽게 이야기하면 기화열을 이용하는 냉방장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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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체는 기체로 변하면서 주위의 열을 뺏아가는데,


물을 흘러내려 물을 증발시키고 


이때 사용된 열이 주변의 공기 온도를 낮추어 시원한 공기가 생기면, 


이걸 선풍기로 불어 시원한 바람을 만드는 것이지요.


뭐랄까 한 여름 땡볕이 내려쬘 때 소나기가 오면 갑자기 시원해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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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문제가 있습니다.


냉풍기는 고유의 냉방 원리 때문에 습도에 쥐약입니다.


소나기가 와서 갑자기 시원해지는 지는 날이 있는 반면,


소나기가 와도 여전히 후덥지근해 지는 날이 있었던게 기억 나실 거에요.


전자는 습도가 낮은 상태에서 내린 소나기이고, 


후자는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내린 소나기라 그런데요.



ilprogettistaindustriale.it




냉풍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는 


이미 공기 중에 수증기가 많은 관계로 기화 자체가 잘 되지 않고, 


기화열을 빼앗길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시원하긴 커녕 축축하고 미지근한 바람이 나올 수 밖에 없거든요.








이걸 조금 쉽게 이해 하려면, 습공기 선도라는 차트를 살펴봐야 합니다.


상대습도, 절대습도, 건구온도, 습구온도, 비용적으로 구성된 복잡한 차트인데,


여기서 우리는 딱 세 개만 보면 됩니다. 





건구온도(X축)


단위 부피당 수증기량인 절대습도(Y축) 그리고


그리고, 온도에 따라 달라지는 상대습도 (빨간선) 이지요.





여기서,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의 평균 상대 습도는 무려 74%로 한여름 기온을 약 35도씨 라고 할 때, 


절대습도가 고정된 채 낮출 수 있는 온도는 29도씨가 한계입니다.





온도가 낮아지면, 공기가 품을 수 있는 한계 수증기량이 점점 줄어드므로,


29도에 다다르면 온도는 더 이상 낮아지지 못하고, 


이슬이 맺히기 시작하지요. (이슬점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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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냉풍기는 공기에 수증기를 뿌리는 기화 방식(절대습도 증가)이기 때문에 


수평한 절대온도선을 따라가지 않고 좌상향 대각선의 습구온도 선을 따라가게 되고, (가습)


실제 한계 냉각 온도는 30도를 훌쩍 넘게 됩니다.





이걸 차트에 표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반면 덥지만 건조한 사막의 경우 습도가 약 20-30%를 오르내리는데,


40도의 온도에서 냉풍기를 가동하면, 


단순히 무려 25도까지 온도를 낮출 수 있음을 알 수 있고요.






기화방식의 냉각은 습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가습기 역할 까지 하는


1석2조의 훌륭한 냉방기가 되지만,


우리나라 같이 덥고 습한 지역에서는 거의 효용가치가 없음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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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 나오는 냉풍기들, 


광고 내용과 달리 우리나라의 한 여름에는 그다지 효과가 없단 소리인데요.


하긴 습하고 찝찝한데, 일종의 가습기인 냉풍기가 시원할 리가 없겠죠.


다소 더우면서도 건조한 늦봄이나 초가을 정도에만 유용할 듯 합니다.







습도에 대한 덧글.



P.S.1 '상대습도'는, 


공기가 최대로 품을 수 있는 수증기량에 대해, 실제 포함된 수증기량을 비율로 나타낸 것 입니다. (일반적인 습도)




P.S.2 '절대습도'는, 


단위 부피당 포함된 수증기량으로, 부피가 변하지 않으면 절대습도는 변하지 않습니다.




P.S.3 '포화수증기압'은, 


기온에 따라 달라지는, 공기가 최대로 품을 수 있는 수증기량 입니다. 온도가 높을 수록 품을 수 있는 수증기의 양은 늘어 납니다.



이걸 한 줄로 요약한다면,



밀폐된 겨울 보일러를 틀게되는 경우,


절대습도는 고정된 상태에서 기온이 올라기기 때문에, 


상대습도가 내려가고 건조하다고 느끼게 된다.



정도가 되겠네요. ^^







Posted by 위저드아이언 wizard_IR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