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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세균이 보유한 놀라운 성능의 생체모터


박테리아가 가진 살아있는 모터 '편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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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 단세포 생물들은 '위족운동'이라 불리는 메커니즘으로 유기질을 헤엄쳐 다닙니다.



세포를 둘러싼 세포질이 늘어났다 줄어들면서 이동하는 방식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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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보다 작은 세균을 보면, 간혹 긴 꼬리로 물속을 마구 헤엄치는 녀석들이 존재합니다.



이 꼬리를 편모, 영어로는 Flagellum 이라고 부르는데요. 



(Flagellum : 프라젤럼, 편모뭉치 -  라틴어로 채찍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fedhealth.co.za




근데 조금 신기하지요. 



근육이 움직이는 원리도 신기한데, 이보다 작은 녀석들이 근육처럼 빠르게 헤엄친다니요.



과학자들은 꽤나 오랫동안 세균 편모의 작동 메커니즘에 의문을 품어왔는데요.



눈에 작아 보이지도 않는 단세포 생물들이, 미친 듯이 움직이는 꼬리를 가졌다고?




전자현미경 같이 미시세계를 관찰하는 현미경의 분해능이 높아지면서, 이들에 대한 비밀이 풀렸습니다.



놀랍게도 세균의 편모(원핵편모) 에는 생체 모터가 탑재 되었던 것이지요.




http://book.bionumber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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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를 보면 필라멘트라고 불리는 긴 꼬리가 세포막 깊숙히 박혀 있습니다.



세포막 내부에는 필라멘트를 축회전 시키는 단백질의 모터가 자리하고 있지요.



샤프트, 스테이터, 베어링, 심지어 클러치까지, 소재만 다를 뿐, 형상과 구조가 우리의 전기 모터와 유사하다는게 놀라울 뿐인데요.



자료에 따라 다르지만 6천 rpm에서 심지어 10만(!) rpm 까지 회전하는 녀석들도 발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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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대체 이 단백질 생체 모터는 어떤 원리로 구동되는 걸까요.



H+ 양성자의 농도를 이용한 '화학삼투작용'이 주된 에너지원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전기모터에 회전력을 전해주는 코일 부분에는 제 3형 분비시스템 (Type III secretion system)이 자리하는데,



수소원자의 양성자 농도 차이가 만들어내는 최대 150mV '전위차'를 이용,



막(membrane)간을 이동하는 수소 양성자를, 회전력으로 전환하여 편모를 구동시킨다고 짐작하고 있거든요.






bio1151.nicerweb.com




10 가지의 단백질 부품(?)이 자유자재로 작동해서, 재빠른 가속은 물론이요 순식간에 역회전을 걸 수도 있다고 합니다.



10만 rpm의 회전성능을 가진 고성능 모터이지만, 



부품들의 마찰(?)에 의해 필라멘트들의 속도가 1,000rpm 까지 떨어지는 것도, 우리의 모터와 상당히 유사한 느낌이네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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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균의 종류에 따라 



편모를 하나만 가진 녀석 (단편모), 


여러 개 가진 녀석 (다편모, 총생편모), 


앞 뒤로 가진 녀석 (양편모), 


전방향으로 나있는 녀석 (주변편모) 



등등 여러가지 형태의 편모도 발견 되는데요.



굳이 비유 하자면, 선박에 전후좌우 추진을 위해 장착된 '전방위 추진기 (Azimuth Thruster)'가 달려 있다고 보면 될 듯?





편모모터를 재현 해서 의학계에 활용하려는 시도도 있고 하니, 



기사내용 대로, 20년 뒤 쯤에는 이번 세대에 진정한 마이크로 세계를 접하게 될 수 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jcs.biologists.org




그나저나, 이런 정교한 생체 기구가 대체 어떻게 지구상에 등장하게 된 걸까요. -_-;;;



위키피디아 >> 편모 (Flagellum, 영문)







P.S.1 '평강이짝'님 소재제보 감사합니다! ^^


P.S.2 아직 한참 연구 중인 기술이라, 조금 내용을 추가하자면,


위의 글은 원핵생물(ex. 세균)에 대한 내용으로, 진핵생물(ex. 정자)의 편모는 조금 다른 구조를 갖습니다.


원핵 편모는 모터에 의한 회전운동으로, H+ 농도의 전위차를 에너지원으로 하지만,


진핵 편모는 슬라이딩 필라멘트에 의한 굴곡운동으로, ATP에 의해 유도된다고 알려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