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공학/비행기2018.07.04 00:05


제로센 전투기, 극도의 경량화를 추구한 댓가




밀리터리에 관심이 없으신 분이라도, 2차 대전 일본 전투기인 '제로센'의 이름은 한 번쯤 들어 보셨을 겁니다.






1940년에 일제에 의해 개발된 명(?)전투기인데요.



대전 초반만 해도 연합군 파일럿들 만나지 않을까 노이로제에 걸릴 정도로, 경쾌한 기동성과 장거리 비행능력을 가졌던 전투기였습니다.



대전 중후기로 갈수록, 특이한 일본의 인명경시사상, 부족한 기초과학기술과 자원 문제가 겹치면서 후계기 개발에 실패하게 되고, 



대전 말기까지 약간의 개량만이 가해진 제로센 사용되면서, 학살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유린 당하는 전사를 기록하게 되지요.



전후 제로센을 미화한 각종 일본 미디어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제로센 덕후들에 의해 차고 넘치는 방대한 자료들이 모아져 있는데요.



이중 흥미로운 몇 가지를 정리해서 담아 보았습니다. ^^



en.wikipedia.org





제로센의 정식 명칭은 '0식 함상 전투기'로 제로센은 '제로 전투기'의 일본식 줄임말이었습니다.



현대에 제로센에 대한 냉정한 평가는 한마디로 '기동성을 위해 모든걸 포기한 전투기' 정도인데요.



제한된 엔진 출력에서 장거리 행동반경과 빠른 속도를 구현하려다 보니 어쩔수 없는 경량화였습니다만, 



2차대전 초기 대부분의 미국 전투기 엔진들 역시 제로센에 비해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고, 




ro.wikipedia.org




대전 초기에만 해도 경쾌한 기동성으로 F2A 버팔로나 P-40 워호크를 압도하는 공중전 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다만, 제로센의 최대 장점이던 경량화는 대전 중기로 접어들면서 최대 단점이 되어버렸고,



태생적으로 약한 기골과 엔진의 성능은 제로센의 발목을 잡아,



대전 후기 미국 전투기들이 2천 마력을 넘나드는 성능을 가질 때, 제로센은 1천 마력 안팎의 엔진으로 계속 전투를 수행해야 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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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골문제는 조금 후덜덜 한게,



급강하의 붐엔줌 기동 견디지 못해 최고속도를 제한했어야 할 정도라고 하거든요.



실제 개발 중에 기체가 공중분해 되며 테스트 파일럿이 사망한 사례도 몇 건 있었다고 합니다.



무게 때문에 흔한 방탄유리, 방탄판도 장비하지 못했고, 긴 항속거리를 위해 주익내에 연료탱크를 갖는 설계적 특징이 있는데,



휘발유를 사용하는 일반 피스톤 엔진을 쓰는 당대 항공기에게는, 상당히 위험한 접근방법이라고 합니다.



출처미상




미 전투기들이 수십발을 맞고도 멀쩡한 멧집을 가졌던 것에 비해, 제로센은 불과 1,2발의 피탄에도 쉽게 격추가 되곤 했는데요.



다른 동맹국이나 연합군처럼 기존엔진의 개량, 신형엔진의 개발이 꾸준히 이어졌다면, 장갑을 강화하는 등의 개량이 이루어졌겠지만,



당대 일본의 상황은 자원, 식민지, 과학기술 등의 국력이 타 열강에 비해 다소 뒤떨어지는 편이었고,



이런 당시 사정 때문에 제로센은 극강의 저속 기동성만을 가진채 종전까지 사용 되어야 했습니다. 



신형기를 제 때 개발하지 못한 일본의 숙명이었다고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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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기만 해도 미군 전투기들은 제로센을 사선에 넣는데 꽤나 애를 먹었다고 합니다만, (제로센은 적기를 사선에 놓기는 쉬워도 격추시키질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네요.)



미국의 전투기들의 성능이 높아지기 시작한 대전 중반, F4F 와일드캣이 등장하면서 제로센과 호각을 다투었고, 



이후로는 F4U 콜세어까지 갈 것 없이 F6F 헬캣 정도에서 제로센이 정리 되는 일이 일어납니다.



fly.historicwings.com




단순히 항공기의 엔진, 기체 설계 기술 뿐만 아니라 일본의 낮은 전파공학 관련 기술이 제로센의 발목을 잡았는데, 



제로센에 장착된 무전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거의 없다시피 했다고 하지요.



이전 포스팅의 야기-우다 레이더에서 다룬 바와 같이 일본은 자국이 개발한 무선관련 기술은 거의 무시(?)하고 있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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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무전기 또한 마찬가지여서, 협공이 중요한 항공전에서 제로센은 편대간 유기적인 공격, 방어 자체가 불가능했었습니다.



실제  필리핀 해전에서는 31대 : 239대 라는 말도 안되는 교전비로 전투기를 날려먹었는데, 격추된 기체가 대부분이 제로센으로, 각 기체간 무전의 문제가 컸다고 알려지고 있거든요.



이런 와중에도 '사카이 사부로'와 같이 28기의 격추 수를 가진 에이스 파일럿도 있었는데, 대전후 제로센에 대해, 두 번 다시 타고 싶지 않다는 뉘앙스의 평가를 내린 걸로 유명합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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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국인 미국의 해밀턴 스탠다드의 프로펠러가 장착 되었던, 



닦고 조이고 기름치자를 추구하다, 미명에 스러저간 이래저래 독특한 전투기였는데요.



당대 미국 전투기와의 성능차를 굳이 지금으로 비교하자면, 우리의 F-35 전투기와 북한의 Mig-29 전투기 정도의 차이가 되려나 모르겠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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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포스팅한 2차 대전의 일본군 관련 무기 이야기들을 보면, 거의 '삽질'이라고 부를 정도로 일본군의 무기 체계가 열악했음을 알 수 있는데요.



그럼에도 일본은 1900년대 초부터 세계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열강이었다는 점. 지금도 여전히 G7의 선진국이라는 점을 보면,



일본의 삽질(?)이 우리에게는 그나마 행운이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그럴리는 없었겠지만, 2차대전에서 일본이 중간만 했더라도, 우리의 독립은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었을테니까요.






Posted by 위저드아이언 wizard_IR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