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 원자로인 '고속 증식로'란 무엇일까





'고속증식로'라는 원전이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듣는 경수로, 중수로 다음에 나온 4세대 원자로 중 하나 인데요.



원자로 내의 핵반응의 잔여물로, 무려 재활용이 가능한 '플루토늄'이 나오다 보니 '증식'이라는 용어가 붙었고,



발생한 플루토늄을 다시 핵분열에 사용한다는 점에, 연료의 효율이 3세대에 비해 꽤나 높은 차세대 원자로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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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증식로용 전용 연료와, 이를 제어하는 냉각제 덕분에 가능한 기술인데요.



3 세대 원자로 연료의 대부분이 우라늄 235이고, 고속증식로 연료의 대부분이 우라늄 238인게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더 정확히는 238을 원료로 한 열화우라늄 + 플루토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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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여기서 잠깐.....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핵연료의 원료인 우라늄에 대해 살짝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아시겠지만 자연 상태의 우라늄은 234, 235, 그리고 238의 크게 세 가지 동위원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천연 우라늄 광석을 캐면, 우라늄 238이 전체의 99.3%를 차지하고, 우라늄 235가 0.5% 가량을, 마지막으로 우라늄 234 나머지 극미량을 차지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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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모두 전자와 양성자 수가 동일하여 화학적 성질은 유사하지만, 가진 중성자 수가 달라 질량과 같은 물리적 성질에서 차이를 갖게 됩니다.



간단히 보면, 원자번호가 큰 우라늄 238이 중성자가 가장 많고 가장 무거우면서도 안정적입니다.



반면 핵분열에 주로 사용되는 235는 중성자가 3개 적어 가볍지만 불안정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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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 235는 들뜬 상태에서 안정한 상태로 가기 위해, 스스로 중성자를 하나 먹고 핵분열을 하게 되는데 



3세대 원자력발전은 여기서 나오는 에너지로 물을 끓이고,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합니다.



부산물로 방사선과 함께 방사능 물질들인 바륨(Ba), 크립톤(Kr) 스트론튬(Sr), 제논(Xe), 그리고 세슘(Cs)의 동위원소가 튀어 나오게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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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고속증식로가 사용하는 연료의 경우 불안정한 235를 쓰지 않고, 안정한 우라늄 238 80% 에 플루토늄을 20% 가량 섞어 사용하는데요,



플루토늄은 우라늄 235보다 불안정해서 쉽게 핵분열이 일어나고,



여기서 나온 중성자의 일부가 플루토늄이 아닌 우라늄 238에 '고속'으로 충돌하면서, 



플루토늄 239가 일부 발생하는, '연료 증식효과'를 일으키게 됩니다 (우라늄 238이 소진되면 증식은 멈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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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핵분열 과정에서 연료가 재생산 된다니,


안정한 우라늄 238을 쓰는 고속 증식로가, 3세대인 경수로 보다 훨씬 좋은 물건이군요!



네 이론만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생은 실전입니다. -_-;;;;



menzieshouse.com.au




1973년 첫 고속 증식로인 구 소련의 'BN-350'이 준공 된 지 벌써 40년이 훌쩍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연구단계에 머물러 널리 쓰이지 못하고 있거든요.



감속재로 물이 아닌 액체금속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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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경수로의 경우, 물이 시스템을 냉각 하면서, 중성자의 속도로 줄여주는 '냉각재'와 '감속재'의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원자로를 식히면서도 동시에 핵분열의 속도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한단 이야기인데요.



하지만 고속증식로는 안정한 우라늄 238을 플루토늄 239로 바꾸기 위해 중성자를 고속으로 충돌시켜야 하고,



경수로에 사용되는 물과 달리, 중성자의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는, 그러면서 동시에 원자로의 냉각도 가능한 전혀 다른 물질이 사용되어야 합니다.



현재까지 발견한 가장 적합한 소재가 액체금속으로, 



대부분의 고속증식로에는 어는점이 영하 12.6도인 나트륨(소듐) - 칼륨의 액체 합금이 냉각재로 쓰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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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느낌이 쎄 하지요? 



기억나실지 모르겠는데, 초등학교나 중학교 과학시간에 나트륨에 대해 실험하는 시간이 있었는데요.



학생은 직접 하지 못하고 선생님이 보여주거나 영상으로만 보여줬던 걸로 기억나는군요.



바로 나트륨을 물과 반응시키는 실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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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 분말에 스포이드로 물방울을 떨어뜨리는 (경-_-축 실험실 폭발) 물을 채운 비커에 나트륨 분말을 떨어뜨리는 뭐 이런 방식의 시험이었는데, 


* F.O.G 님 오류 지적 감사합니다! ^^



영상이나 사진들을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워.....이건 뭐 반응이 격렬하다 못해 그냥 사제 폭탄처럼 폭발하는 수준입니다.



아무리 차세대 원자로에 적합한 물질이라도 이런 녀석을 그것도 액체로 만들어서 원전에 넣는다니요;;;



냉각펌프라인에 조금이라도 누출이 생기면 대혼돈의 시대, 카오스 게이트가 열리는 겁니다.



ko.wikipedia.org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_-;;;



일본이  몬주 고속증식로라고 시험용 원자로를 개발했는데, 



1986년 착공을 시작해서 1994년 가동을 시작했지만, 불과 1년 뒤인 1995년 액체 나트륨이 누출되는 바람에 무려 15년동안 가동을 중지해야 했거든요.



gigazine.net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어찌어찌 해서 우여곡절 끝에 2010년 재가동에 들어갔는데, 



또 다시 3개월에 연료봉 교체장치가 고장을 일으키면서 원자로의 가동을 멈춰야 했습니다.



수리를 까딱 잘못했다가, 무슨 찌꺼기라도 떨어져서 나트륨과 반응하는 날에는 일본은 물론이요 경-_-축 동아시아 멸망 크리를 맞을 수도 있었지요.



(몬주가 위치한 '후쿠이'현 '쓰루가'시는 직선거리로 부산에서 채 400km가 되질 않습니다.)



결국 일본정부는 경제성은 물론이요 안정성 마저 떨어지는 몬주에 GG를 치고. 폐쇄를 결정하기에 이릅니다.




nationalinterest.org




이건 조금 다른 사례지만, 구소련의 알파급 잠수함은 냉각효율을 위해 납-비스무스 액체금속을 사용한 OK-550 원자로가 장착되기도 했습니다.



녹는점이 영하 12.6 도인 나트륨-칼륨과 달리, 납-비스무스의 녹는점은 물이 끓는 온도보다 높은 영상 125도 였고,



때문에 한 번 핵분열을 시작한 뒤에는 영원히 끌 수 없는 무제한의 관리가 필요했습니다.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는 순간, 냉각제가 굳으면서 원자로 자체가 동파되는 사고가 나는데.....



www.hisutton.com




이것도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액체금속을 사용하다 보니 원전사고가 속출했고, 



결국 알파급 잠수함은 1996년 2번함인 K-123 세베로드빈스크를 마지막으로, 7척 모두 전량 해체되는 운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안전성이 가장 중요한 원전에 불안정한 액체금속을 사용한다니요.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구축해야 하는 시스템 비용을 생각하면, 왜 고속증식로가 지금껏 쓰이지 못하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integral-russia.ru



글쎄요. 제가 이러니 저러니 해도, 고속증식로 자체의 컨셉은 대단히 매력적인지라, 



액체금속의 냉각재를 가스로 바꾸어서 사용하는 연구가 계속되도 있는데요.



핵분열 보다는 조금 안전한 핵융합의 연구가 계속 이루어지고 있으니, 



핵융합 기술이 완성된다면, 고속증식로의 완성은 보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참고 링크


위키백과 >> 소듐 냉각 고속원자로


위키백과 >> 우라늄 동위 원소


나무위키 >> 몬주





Posted by 위저드아이언 wizard_IR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