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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스포츠/레이싱

[레이싱] 포뮬러 원 입문기 - 2014 재팬 그랑프리


모터 스포츠 F1 입문기 - 2014 재팬 그랑프리 결승



* 본 포스팅은 모터스포츠를 잘 모르는 입문자인 제가 F1을 배워가는 과정을 그린 내용입니다.




출처 : formula1.com



 이번 포뮬러원 재팬 그랑프리의 가장 큰 사건은 바로 마루시아의 쥴스 비앙키의 사고가 아닌가 합니다. 


 일본 스즈카 서킷이 고속 서킷이면서 테크니컬 서킷이니 어쩌니 해도, 비가 쏟아지는 상황에서는 어느 누구도 결과를 장담하지 못하는게 사실인데요. 이날은 비앙키의 사고로 인한 레이스 중단이라는 예상 밖의 상황이 벌어 졌지요.



출처 : rotortrade.com



 이날은 비가 무척 많이와 베테랑 드라이버도 경기에 애를 먹는 상황이었습니다. 총 6개의 타이어중 우천시 사용할 수 있는 타이어는 두가지 - 인터미디어트와 풀웻 타이어 밖에 없었는데요. 


응? 인터미디어트는 뭐고 또 풀웻 타이어는 또 뭔가요.



출처 : www.pirelli.com



 일반 자동차 타이어에 홈이 있는건 다들 아실 겁니다. 타이어 표면의 물이 잘 배출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트레드 패턴 라고 불리우는데요. 트레드의 패턴이 복잡할 수록 배수가 잘됩니다. 빗길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타이어의 그립이 중요한 레이스에서는 트레드 패턴이 많을수록 좋지 않습니다. 적어진 표면만큼 마찰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경기에서는 홈이 전혀 없는 민무니 타이어 - 슬릭 타이어를 사용하는 게 일반적입니다.



출처 : www.motorsport.com



 여기서 트레드 (패턴) 가 비교적 적은 타이어를 인터미디어트, 복잡하고 많은 타이어를 풀웻 타이어로 부르고 인터미디어트는 노면이 약간 젖어있을 때, 풀웻 타이어는 많이 젖어있을 때 달리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출처 : blog.vehiclejar.com



 스즈카 서킷은 공교롭게도 태풍의 간접 영향권에 들어 있던 상황. 비가 오락가락 했기 때문에 어떤 타이어를 끼워야 할 지 신중한 선택이 필요했었지요. 인터미디어트를 끼우고 미끄러짐을 감수하는 모험을 선택할 것이냐, 풀웻을 끼우고 안정적인 레이스를 펼칠 것이냐.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었습니다.



출처 : www.skynews.com.au



 극동 아시아의 태풍이 그리 호락호락 한 편은 아니지요. 출발 직전에 쏟아진 폭우 덕분에 레이싱 카 모두 풀웻 타이어를 끼워야 한다는 강제 지침이 내려옵니다. 출발도 안전을 위해 롤링 스타트 (출발선에서 동시 출발이 아니라 순서대로 한바퀴를 서행하다가 달리면서 경기가 시작되는 방식입니다.)로 전환 되었지요. 



출처 : www.newslocker.com



 서킷에 물이 고여있을 정도였으니 스탠딩 스타트였으면 대형 사고가 많이 났을 겁니다.


 세이프티카를 앞세워 롤링 스타트를 진행하려 했으나 세바퀴를 내리 돌고는 결국 레이스의 중단이 선언될 정도였습니다. 사실 저번주 중반부터 태풍덕분에 경기가 열리니 마니 말도 많았었거든요. 태풍속에 레이싱이라니요...



출처 : www.straitstimes.com



 그런데 약 10분이 지나면서 거짓말 처럼 비가 잦아들기 시작합니다. 군데 군데였지만 구름 사이로 하늘도 보였구요. 서킷 곳곳에 고여있던 물도 빠지고, 몰려든 관객도 있고, 전세계에서 경기를 관람하는 시청자들도 있고 하니. 결국 레이스는 강행됩니다.


 약 5바퀴를 세이프티카와 같이 달린 뒤 재개된 레이스.


  맥라렌의 버튼이 풀웻에서 인터미디어트로 타이어를 바꾸기 위해 피트스탑을 시도합니다. 몇 바퀴를 돌아 봤으니 도박이냐 아니냐의 선택은 전적으로 레이서에게 달려 있었습니다. 버튼은 비가 소강상태일 것이라는 일기예보가 맞다는 쪽에 한표를 던졌던 겁니다. 그리고는 8위에서 3위까지 순위를 올려놓는 기염을 토합니다.



출처 : www.f1fanatic.co.uk



 거의 랩당 2-3초씩 줄여놓았으니 피트인에서 까먹은 20여초는 총 53랩중 10랩 정도면 충분히 만회가 가능했던 것이지요. 다른 레이서들도 따라서 줄줄이 피트인 한건 두말할 나위도 없습니다.


버튼의 선전이외에도 전통의 강자 레드불의 베텔과 리카드로의 역주도 인상적인 편이었습니다. 맥라렌보다 다소 부족한 파워팩을 가진 탓에 간간히 포디엄에 들었던 레드불이었습니다만, 강력한 다운포스를 앞세워 버튼과 엎치락 뒤치락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손에 땀을 쥐게하는 경기를 펼쳤지요.



출처 : www.autoblog.com




 거의 올해 우승을 확정지어가는 메르세데트의 로즈버그와 해밀턴의 배틀 (지난 포스팅) 등. 경기 내 소소한 이벤트들이 발생하며 일본 그랑프리는 막바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그러다 15랩 정도를 남겨놓은 시점. 빗줄기가 갑자기 굵어지기 시작합니다. 인터미디어트로 얼마를 더 버틸건지, 웻타이어로 재빨리 갈아버리는 편이 나을지. 각 팀이 전략짜기에 분주해진 시점이었습니다.



출처 : www.dw.de



레이싱카들이 조금씩 조금씩 빗길에 미끄러지는게 눈으로도 보였고, 팀 라디오에서도 '오버스티어' (뒷바퀴 미끄러짐의 일종)를 외치는 레이서들의 단발마 외침이 들여오고 있었죠.



출처 : www.crash.net



 자우버의 스틸이 130R이라 불리우는 360도 코너에서 미끄러집니다. 방호벽을 들이받는 사고였습니다. 스틸은 무사히 걸어나왔을 정도의 사고였으니 그다지 치명적인 사고는 아니었습니다. 지게차가 투입되어 사고를 정리하고, 다시 세이프티 카가 투입되어 모든 차량들이 서행 중이었습니다. 금방 레이스가 재개될 것 처럼 보였지요,



출처 : www.auto-motor-und-sport.de



 그런데 잠시후 경기의 중단이 선언되고 모든 차량이 피트레인 들어와 대기하게 됩니다. 컨트롤에서는 어떤 메세지도 나오지 않은 상태여서 중계진도 의아해 하던 상황이었지요. 원인을 찾던 해설자가 단발마 탄식을 내뿜은건 마루시아의 쥴스 비앙키가 리타이어 했다는 사실을 안 후였습니다. 




출처 :www.f1fanatic.co.uk



 위성 중계 영상, 컨트롤 메세지. 어디에도 비앙키의 사고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었지요. 레이서 목숨과 연결된 치명적인 사고가 있을 때 이런 상황이 벌어진다면서 안타까운 코멘트 만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엠뷸런스 헬리콥터가 대기중이었으니 꽤나 심각했다는 정황만이 보였을 뿐.



출처 : www.motorsport.com



 결국 경기는 그대로 중단되고 맙니다. 규정에 따라 2랩전 순위로 포인트 순위가 졀정되었습니다. 1위는 메르세데츠의 해밀턴, 2위는 메르세데츠의 로즈버그, 3위는 레드불의 베텔, 4위는 레드불의 리카르도, 5위가 맥라렌의 버튼이었습니다. 해밀턴이 1위 포인트를 가져가며 월드 챔피온에 한발짝 더 다가섰고, 메르세데츠는 컨스트턱터 타이틀 굳히기에 들어간 결과였습니다.



출처 : www.motorsport.com



 성공적인 메르세데츠의 굳히기, 레드불의 역주에도 불구하고 사고의 여파로 패독의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되어 있었는데요. 공식 코멘트가 나오지만 않았을 뿐 비앙키의 사고 소식은 이미 전 패독에 구두로 전달되어 있던 상황인 듯 했습니다. 굳은 표정의 레이서들이 그대로 송출되었었죠.


 방송에 나오지는 않았습니다만, 각종 개인 블로그들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비앙키는 스틸과 같은 자리에서 스핀해서 미끄러졌고. 1차 사고가 난 스틸의 차량을 정리하던 지게차와 정면 충돌해서 지게차 아래로 빨려 들어갔다고 보고 있습니다. 



출처 : www.dailymail.co.uk



 아시다 시피 F1은 개방형 콕핏이기 때문에 이러한 사고에 상당히 취약한 편인데요. 사고시 충격으로 인해 헬멧이 파손되면서 머리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병원에 후송될 때 까지 의식이 있었고, 수술후 안정을 취하고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말이 많았던 태풍의 피해자는 결국 하위팀 소속의 신예인 비앙키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출처 : www.dailymail.co.uk



 신인이라고는 하지만 300km/h의 머신을 다루는 레이서이고, 이들조차 빗길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면... 빗길도 빗길이고 레이스 자체가 얼마나 어려운 스포츠인지. 이들이 큰 돈을 받는 댓가로 얼마나 큰 위험속에서 생활하는 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경기였습니다.

 


출처 : adamcooperf1.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