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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스포츠/레이싱

그랜드투어러? 그란투리스모? 알쏭달쏭한 GT 레이싱의 세계


GT1의 새 이름 Blancpain Sprint Series 레이싱



 BSS 경기 일정좀 알려주세요. 라는 리플이 붙었습니다


 멘붕이 왔지요. 대체 BSS가 뭐지? 무슨 방송국 이름인가?


 열심히 검색을 해 보았더니 단서가 별로 없었습니다. 영문으로 검색하기를 꼬박 10여분만에 겨우 내용을 알 수 있었지요. BSS/BES GT1/ GT3 레이싱을 대체하는 새로운 클래스 였습니다.


 

출처 : www.racexpress.nl



 제가 레이싱을 즐겨보게 된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F1, WRC, WTCC 정도의 규모있는 경기에 대해서는 남들보다 ‘약간’은 더 알고 있는 편입니다. 직접 자료도 찾아보고, 기사도 검색하고 해서 어떤 판으로 돌아가는지 정도의 감은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 www.foxsports.com



 그런데 저 GT 클래스는 감히 손댈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GT라는 이름이 붙는 경기는 GT1, GT2, GT3, GT300, GT500으로 종류도 다양하고 게다가 단명하기까지 하고 있습니다. 각 지역별로 별도 개최 중인데다가, 10년을 넘어간 경기가 단 한차례도 없더군요(심지어는 한국 슈퍼레이싱에도 GT 클래스가 있습니다.) 



출처 : sportopic.tistory.com



 도대체 뭐가 이렇게 복잡한 거야!

 

 여러분이나 저나 GT라고 불리는 경기에 문외한인건 마찬가지입니다. 백지 상태에서 정리하면 조금 더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까 애써 위로하며 이 세계를 파고들어 보았습니다.

 

 이 클래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개최 주최에 대한 정리가 필요합니다. 아니, 정확히는 개최 주최간의 이해관계를 따져보는 게 맞겠군요



출처 : www.echeion.it



 들어가기에 앞서 축구쪽 판을 한번 살펴보지요. 축구는 전 세계 축구 경기를 관리하는 국제축구연맹 피파 – FIFA가 있습니다. 하위 기구는 아니지만 맴버로 아시아축구협회 AFC, 유럽축구협회 UEFA등이 등록되어있습니다. 마찬가지로 AFC의 멤버에는 대한축구협회 KFA가 소속되어있습니다. (참고링크 - 엔하위키)

 



출처 : 위키피디아


 

 이처럼 축구의 경우는 매우 깔끔합니다. 비록 FIFA가 각 연맹의 룰 개정이나 리그 운영에 간섭하진 않지만, 월드컵 참여를 위해 FIFA가 정한 규정은 자연스럽게 하위 기구에 반영됩니다. 모든 하귀 기구가 독립적이면서 종속적이지요.



 출처 : commons.wikimedia.org



 그런데, 자동차 경주판은 조금 다릅니다. FIFA와 같은 조직인 FIA가 물론 있긴 합니다. 그런데 FIA가 그 하위 조직을 거느리질 못하고 있죠. 경기의 종류가 너무 다양한 탓입니다


 뭐랄까 FIFA가 축구뿐만 아니라 공으로 하는 모든 구기종목 미식축구, 럭비, 농구, 배구, 야구까지 관리하고 있다 정도로 비교가 가능 할까요


(아래 국내 위키 자료는 일부 정리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GT Championship 아래로는 없어진 경기가 많습니다.)




출처 : http://ko.wikipedia.org/wiki/국제자동차연맹

 



 덕분에 모든 자동차 조직들은 다 따로따로 놀고 있습니다. F1을 관리하는 FIA(Federation Internationale de l'Automobile), 르망 24h 내구레이스를 관리하는 ACO (Automobile Club de l'Ouest, 얘는 프랑스 기구입니다), F1와 쌍벽을 이루는 Indycar IMS (Indianapolis Motor Speedway), 북미에 거점을 두고 다 별개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모두 FIA 산하로 관리하면 좋겠지만 모두 돈줄인데요. 스폰 받고 중계권 팔아먹고. 이권을 굳이 FIA에게 밀어줄 필요가 없는겁니다.



출처 : www.foxsports.com



 F1 Indycar는 모두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오픈휠 리그 양대 산맥인지라 왔다갔다 하는 돈이 어마어마합니다.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굳이 따로 치르는 건 결국 금전적인 문제입니다. 관심이 없는 사람이 보면 뭐가 뭔지 헷갈릴 수 밖에 없지만요


 심지어 한국의 슈퍼레이싱도 올해 상해와 스즈카에서의 경기가 계획된 세미월드 클래스(?)입니다. 한국 자동차 경주 협회 KARA에서 직접 개최 중이고요.



 출처 : www.autoracing1.com



 여튼 이런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면 GT 클래스의 종류가 왜 이렇게 많은지 이해가 됩니다. (이해는 되지만 여전히 납득은 안되는군요)

 

 GT는 그랜드 투어러 (Grand Tourer) 혹은 그란투리스모 (Gran Turismo)의 약자로 장거리 여행용 자동차를 지칭하는 단어입니다탄탄한 내구와 성능이 뒷받침 되는 차량에 GT라는 용어가 주로 붙습니다




출처 : creativemarket.com



 레이싱에 GT라는 용어가 사용되는 의도도 비슷합니다. 불과 몇 년전 까지만 해도 F1의 엔진은 한 경기를 치루고 버려야 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세요. GT는 이런 잦은 교환 없이 시즌 끝까지 경기를 치루는 일종의 내구 레이스에 가깝습니다.



 출처 : en.wikipedia.org



 ACO와 또다른 프랑스 조직인 SRO (Stéphane Ratel Organisation)에서 만들어졌었고 유럽을 중심으로 경기가 치뤄 졌었습니다. 흥행의 문제였는지 아니면 경기 확대를 위한 제휴였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2010년에 FIA GT serise로 이전되어 개최되다 2013년부터 다시 ACO 주관으로 경기가 변경되었습니다. (이러니 헷갈리지요)

 



출처 : tentenths.com



 원래 경기명칭은 GT1, GT2, GT3 이고 모두 양산차를 베이스로 하게 되어있었습니다


 순서대로 하이테크 차량, 고사양차량, 일반차량을 개조하여 경기가 치뤄 졌었지요. (GT2,3간 경계가 모호한데, 주관단체가 틀려서 그렇습니다. SRO vs. ACO). 



출처 : www.ausmotive.com



 이후 FIA GT 시리즈로 통합 관리되었고, 현재는 BES/BSS (Blancpain Sprint Series)명칭으로 변경되어 유럽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참고링크 - 위키피디아 영문) 

 

 어 아직 언급되지 않은 경기가 있는데요? GT300 이랑 GT500은요


 얘들은 일본에서 열리는 국내 GT 경기입니다. 비슷한 경기로 독일의 DTM이 있습니다. 미국 프로농구 NBA처럼 자국내 경기임에도 인기가 있어 세계적으로 팬층을 확보한 대표적인 레이싱이지요.



출처 : su37.exblog.jp



 GT 경기가 매력적인 이유는 아마 극한 튜닝된 양산차를 만나볼 수 있어서 이지 않을까 합니다. (껍데기만 양산형인 양의 탈을 쓴 늑대) 무한개조가 가능한 GT1의 경우 양산형 박스카의 사실상 정점에 있는 경기인지라, 빠르기도 빠르고. 자신이 좋아하는 차의 튜닝이 끝이 어딘지 확인도 가능하고 쏠쏠한 재미가 있겠지요.


 

출처 : www.theracingline.fr



 글을 쓰고 나서도 뭔가 개운치 않은 뒷맛이 드는 것 같습니다. 워낙 방대하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계인지라, 자신의 취향에 맞게 몇 가지만 집중해서 봐야 하지 않나 하네요오픈휠을 좋아한다면 F1, 내구를 좋아한다면 르망, 랠리를 좋아한다면 WRC 이런 식으로 말이지요.


 저는 조만간 GT의 한 클래스인 DTM에 관심을 가져보려 합니다. 개조된 벤츠, 아우디, BMW가 너무 매력적이에요



출처 : rwd-cars.de



 참고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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