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긴 기다림 끝에 WRC에 재 도전하는 현대 i20

WRC(World Rally Championship)에 철수 했던 현대의 화려한 복귀

레이싱은 그다지 돈이 되는 사업이 아닙니다. 

큰돈이 오고가긴 합니다. 마이클 슈마허의 유산이 10억달러 (1조원) 가량 된다는 기사들을 보면, 상상을 초월하는 '큰돈'이 오고 갈 거라 쉬이 예상은 됩니다. 

다만 이는 슈퍼스타 특수한 경우일 뿐. 투자대비 수익을 비교하면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스포츠는 아닙니다.

토요타를 비롯한 유수의 메이커들이, 레이싱에 참여했다 철수를 반복한 역사가 증명하고 있죠.

출처 : zilvia.net

출처 : www.toyota-motorsport.com

 

하물며 막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난 나라의 메이커면 더더욱 그럴 겁니다. 먹고 살기 바쁜데 돈도 안되는 레이싱에 참여할 여력이 없었겠지요. 

그래서 레이싱 참가를 위해서는 더더욱 경영진의 의지가 요구되곤 합니다. 단순한 금전적인 수익이 아닌 회사 전체의 이미지를 위해 과감한 결단이 필요해지죠.

 

이런 맥락에서 최근 현대의 WRC 복귀는 환영할 만 합니다. 

현대는 2001년 포루투칼전에 베르나 완전개조모델로 약 4년간 WRC에서 활동한 바 있습니다. 

영국의 MSD (Motor Sports Development) 라는 대행사를 통해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참가했었지요. 

차량 개조부터 드라이버 선임은 MSD에서, 현대는 단순 스폰서 역할 (라고 쓰고 물주라 읽는다) 정도만 담당 했었습니다.

출처 : flipacars.com

신생팀에, 플랫폼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완전개조부문 4위의 최대성적을 올렸었는데... 

그다지 현대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영국조차 WRC TV 프로그램에서 베르나 (엑센트) 차량 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했었으니 분명 브랜드 이미지 개선 효과도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선전하고 있던 대회에서 2004년 돌연 철수가 선언된 뒤 아쉬워 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당시 현대의 WRC 참가가 시기상조였다고 봅니다. 

천문학적인 비용은 둘째 치고라도, 메뉴팩쳐러도 아닌 사실상 단순 스폰서 입장으로의 참여였기 때문이지요.

직접 개조에 참여하지도 않았고. 결정적으로 이를 홍보할 유럽시장에 매력적인 라인업이 갖추어져 있지도 않았습니다. 

2001년이면 소나타3, EF 소나타가 주력인 시대인데, 당시 현대는 미쓰비시의 그림자를 막 걷어내기 시작할 시점이었거든요. 

카피캣 메이커가 랠리에 참가해본들 이미지를 걷어내는 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출처 : minkara.carview.co.jp

출처: ko.wikipedia.org

 

예를 들어 보죠. 2009년 WTCC에 LADA가 매뉴팩처러로 참가했었습니다. 

생소하기 이를 데 없는 이 브랜드는 러시아 메이커 아브토바즈의 브랜드였는데요. 낮은 성적과 함께 1년만에 철수하게 됩니다. 과연 LADA는 WTCC에서 무엇 얻어갔을까요.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출처 : imagenesdecarros.net

출처 :www.lada-granta.net 및 사진내 기재

레이싱에 도전적으로 참가한 부분은 박수쳐 줄만 하지만 LADA는 러시아 내수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입니다.

홍보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모를 상황에서 기록까지 처참하다니요.

이미 러시아 원메이크 전을 하고 있었던 입장이니 LADA의  WTCC 도전은 득보다는 실이 많았던 겁니다.

 

현재 시점으로 돌아와서. 현재 현대는 WRC에 도전하기에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 베르나의 선전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합니다만. 당시 경험이 자양분이 되어 보다 분명 더 효과적인 팀 운영이 가능할 겁니다. 

현대가 보유하고 있는 엔진은 이미 탑클래스에 개발능력 역시 글로벌 레벨로 뛰어올랐습니다.

출처 : allracingcars.com

출처 : www.ausmotive.com

출처 : press.hyundai.cz

팀에서 요구하는 성능의 부품을 프로세싱부터 디자인, 테스트까지 완벽하게 수행 할 수 있습니다. 

2012년 WRC 복귀 기사가 나돈 이후 공개된 개발사진을 보면 카모플라쥬 (위장막)가 되어있는데. 

일반적인 자동차 개발 프로세스중 하나로 미루어 짐작하건데 디자인 엔지니어, 캘리브레이션 엔지니어들이 파견되어 있을 가능성 높습니다.

출처 : www.caradvice.com.au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의 입지도 예전이랑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현대차는 쓰레기다’라고 외치던 탑기어 에서 조차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고. 다른 글로벌 메이커들이 현대차를 벤치마킹 하기 시작했습니다. 

연간 500만대를 생산하는 회사이니 시장에서의 인지도도 상당한 편이지요. I20를 비롯한 유럽 전략모델들이 잘 구비되어있습니다.

출처 : motoren.wordpress.com

출처 : www.accentu8ed.com

출처 : www.conceptcarz.com

 때문에 지금 WRC의 참가는 홍보 이상의 현대자동차 회사 이미지 메이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성적까지 잘나오게 되면 (아마도 이를 갈고 있을겁니다) 당장 1,2년 안에 유럽 판매량 상승 효과도 불러 올 수 있습니다. 

네, 지금이 적기라고 감히 말하고 싶은겁니다.

레이싱이라는 게 의욕과 자금만으로 챔피언이 될 수 없는 운빨이 중요한 스포츠이기도 합니다만. 현재 현대의 참가는 도전만으로 이미 글로벌 메이커로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WRC에서 성공하여 WTCC나 24시간 내구 레이스에도 참가할 날이 오기를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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