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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높은 중력가속도를 견디기 위한 파일럿의 특수전투복


흥미로운 파일럿의 내중력복 , 안티 G슈트 이야기




안티 G 슈트라는게 있습니다. 전투기 조종사들이 입는 특별한 옷이지요. 급기동시 기절하지 않게 해주는 특수 장비입니다.




spangdahlem.af.mil








롤러 코스터를 탄 기억을 떠올려 보세요. 



꼭대기에서 뚝 떨어질 때 흡 하는 나쁜 기분을 느끼셨을 겁니다. 360도 회전할 때는 바닥에 눌려지는 느낌도 받으셨을 겁니다. 



원심력 때문에 느끼는 중력 가속도입니다. 다른 말로 G포스라고도 하지요. 




blogs.iadb.org/




떨어질 때의 느낌은 –G, 회전할 때의 느낌은 +G로 표현됩니다. 



보통 롤러 코스터의 경우 순간 4G 정도인데요. 국내에서 가장 빡센 롤러코스터는 대구광역시 소재 이월드의 ‘부메랑’이라고 하는군요. 최대 +5G를 체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전투기는 훨씬 더 높은 중력가속도를 버텨야 합니다. 9G 이상을 버텨야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9G면 간단히 자기 체중의 9배를 버텨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www.usatoday.com




70kg 성인 남성이 630kg 돌덩이에 깔린다고 생각하면 되지만… 이게 간단치 않습니다. 



이 정도 중력 가속도 하에서는 모든 피가 다리에 몰립니다. 말초의 혈관이 파열될 수 있습니다. 심장이 머리에 피를 보내지 못합니다. 




www.bbc.com




블랙아웃이라고 순간 시력을 상실하고, 기절로 이어집니다. g-LOC으로 불리는 현상입니다. 순간이라도 조종능력을 상실하면, 항공기는 추락 위험에 노출되지요.



*g-induced loss of consciousness




인간의 신체 자체는 개조 시키지 못하므로 첨단 기술의 도움을 받습니다. 



안티 G 슈트라는 옷을 입습니다. 피가 몰리지 않도록 다리나 손을 압박하여, 고기동 중에서도 정상적인 전투가 가능하게 합니다. 



kr.pinterest.com/pin/427701295835397634/




이 전투복 내부에는 작은 여러 개의 공기 주머니가 달려 있습니다. 



공기 호스는 전투기와 연결되어 있지요. 순간 중력가속도가 측정되고 거기에 맞는 압력이 공기 주머니에 가해집니다. 



피가 손발에 몰리지 않고, 머리에 그대로 유지되므로 파일럿을 전투를 계속 할 수 있게 됩니다.




www.1stguns.de/specials.html




야 역시 첨단 과학기술 이로군하. 그럼 G슈트를 입으면 보통 사람도 조종이 가능하겠군요. 



그럴리가요;;;



G슈트는 약 1G 정도를 감소시키는 역할 정도만 담당합니다. 파일럿은 높은 중력가속도를 견디기 위한 훈련을 따로 받아야 하지요. 




www.qinetiq.com




'9G 완가속'과 '9G 급가속’ 이 포함된 항공생리 훈련을 통해 다양한 환경의 중력가속도에 노출되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9G를 견디기 위해 피가 덜 몰리도록 하는 특별한 호흡법도 익혀야 하지요. 




skycombatace.com




그래도 실제 상황에서 기절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합니다. 간혹 훈련 중에 추락사고 소식이 들리는데, g-LOC에 의한 사고가 간간히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순간 –G가 크게 걸리거나, 4-5G라고 해도 갑자기 걸리는 경우는 베테랑 파일럿에도 무척 위험하다고 합니다.



나라를 지키는데 고생하시는 분들께, 정말 안타깝기 그지 없는 일이지요.




progress-is-fine.blogspot.com





세계 최초 G 슈트는 Franks Mark 라 불리우며, 1941년 캐나다의 Wilbur R. Franks 팀에 의해 개발되었습니다. (University of Toronto's Banting and Best Medical Institute) 



영국 왕립공군의 허리케인과 스핏파이어에 최초로 사용되었지요. 



두 기종 모두 프로펠러 방식의 레시프로 항공기인데요 제트기와 마찬가지로 급 기동에 노출되어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gforces.com/gsuit.html




처음에는 압박 소재로 물이 사용되었으나 시스템이 복잡하고 불편한 이유로 곧 공기를 사용하는 개량형으로 변경됩니다. 



미군에서 개발된 'Berger' Gradient Pressure Suit 로 현재 사용되는 모든 G슈트의 원형이 되었지요.




intercepts.defensenews.com/




현재 최신형 G 슈트는 다시 엑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2009년부터 레드불 레이스에서 g-Race 슈트라는 엑체 방식의 내중력복을 사용 중입니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에도 액체방식의 G 슈트가 사용된다는 소리가 있더군요. (자료가 찾기 힘드네요.) 



www.youtube.com/watch?v=pnKyMLM8IbU




공기방식이 능동형이라면, 액체방식은 수동형입니다. 



액체가 자유롭게 있다가 강한 G가 걸리면 중력가속도에 맞게 자연스럽게 피가 몰리는 방향으로 모입니다. 즉각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압박이 가능하지요. 



내셔널지오그래피에서 방송되었는데, 무려 10G 이상에서도 실험자가 정상적인 대화가 가능했다고 하는군요.







흥미로운 링크로 하나로 글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항공생리 훈련을 받은 조종사의 후기인데요. 파일럿들이 가혹한 G에 노출되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음. 읽고 나니 마음이 찡 해집니다.




덧글. 생체 G 슈트를 사용하는 짐승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기린입니다. 머리높이가 높아 일반 포유동물보다 더 높은 혈압을 가지는데, 머리가 심장 아래로 내려가면 압력이 높아져서 뇌동맥이 파열될 수 있지요. 




/en.wikipedia.org




기린은 소동정맥그물(rete mirabile)이라는 혈압 조절 방식을 이용하여 머리의 혈관을 강하게 압박합니다. 물 마실 때, 잠잘 때,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