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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미국과는 다른 느낌의, 스웨덴 독자개발 전투기의 역사


스웨덴만의 독특한 전투기 개발사를 살펴보다




북유럽의 스웨덴은 독자 개발한 '독특한 전투기'를 운용하는 국가로 유명합니다. 



http://www.aereo.jor.br



최신예 전투기 JAS 39 그리펜만 하더라도, 델타익과 대형 카나드의 채용으로, 미국이나 러시아의 전투기와는 사뭇 다른 신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성능도 나쁘지 않아, 볼보의 RM12 (GE F404 개량형) 터보팬 엔진이 장착되어, 14톤의 최대 이륙중량, 최고속도 마하 2.0, 전투행동반경 800Km의 스팩을 가집니다. 



F-16과 동등 수준의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 받고 있지요.



militerstory.blogspot.com




첫 비행이 1988년, 실전배치가 1996년이니 벌써 사용된지 20년이 넘었군요. 



그럼에도 꾸준한 개량을 통해, 4.5세대인 AS-39 그리펜 NG가 개발이 완료되었고, 2018년 실전 배치를 앞두고 있습니다.



2027년까지 생산이 계획되어 있으니 2030년대 말까지 현역으로 살아남을 예정입니다.




www.hottail.nl




사실, 강대국을 제외하면, 독자개발 전투기 가진 중견국가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IAI 라비를 만들다 중단한 이스라엘, 경국호를 개발한 대만, 훈련기를 베이스로 F/A-50 경공격기를 만들어낸 한국 정도가 전부입니다. 



(파키스탄과 중국의 JF-17 선더 조금 다른 케이스로, 기술은 중국이, 자금은 파키스탄이 담당했다고 알려집니다.) 



이스라엘 라비 / www.defenceaviation.com



전투기를 개발하는 일 자체도 어려울 뿐더러, 만들었다 하더라도 자국 공군 외에 팔아먹을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성능 좋고 AS 잘 되는 미국, 러시아 기체가 있는데, 시장에서 굳이 중견국가의 듣보(?)기체를 선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대만 AIDC 경국호 / Wikimedia Commons



그럼에도 개발에 한 배경에는, 이들 국가가 독특한 안보환경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대아랍 포위망에 갖혀있는 지역적 특성을, 


대만은 중국의 반대로 최신예 기체를 도입하지 못하는 속사정이, 


한국은 북한과 대치하고 있기에 안정적인 군수지원이 중요한 환경을 가집니다.




한국 F/A-50 / www.defenseindustrydaily.com




스웨덴 마찬가지입니다. 역시 북유럽의 역사에서 독특한 환경에 처해있는 국가이지요. 



지금은 쪼그라들었지만 1600년대에만 해도 지금의 핀란드를 포함, 발트해 전역을 영토로 했던 북유럽의 대 제국이었습니다. 러시아와 한판 붙어도 결코 밀리지 않는 국력을 자랑했습니다. 



o.m.wikipedia.org




그러던 것이 제국 확장을 천명했던 표트르 대제의 러시아 동맹과 한바탕 큰 전쟁을 치뤘고, 대북방전쟁이라 불리는 20년간의 전쟁에서 패하면서, 역사의 큰 무대에서 내려오게 되었지요.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천연자원을 바탕으로 잘 발전한 공업력 덕분에, 계속해서 군사력을 강하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니 러시아가 눈을 부릅 뜨고 있어, 강하게 유지해야 했다는 표현이 더 맞겠군요. (강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스웨덴은 영세 중립국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http://worldmilitaryintel.blogspot.kr/



공업이 발달했다는데 조금 의아하실 수도 있는데, 



우리에게 친숙한 사브와 볼보(트럭)가 모두 스웨덴 기업입니다. 슈퍼카로 유명한 코닉세그도 스웨덴 기업이고요. 전자쪽에는 에릭슨과 가전의 일렉트로룩스가 유명한 편이지요.



http://www.volvotrucks.com




여튼 이런 독특한 배경 덕분에, 스웨덴은 미,러 강대국과 비슷한 시기에 최신예 전투기를 개발해 낼 수 있었습니다. 



1952년 첫 비행에 성공한 J32 란센만 보더라도, 동시대 등장한 미국의 F-86에 비해 뒤쳐지 않는 , 오히려 더 박력 넘치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www.junglekey.it


www.plasticwarfare.se



2인승 복좌 전투기에 스웨덴 최초로 초음속을 뛰어넘은 전투기로 유명하지요. 



생산량도 많아 1960년까지 무려 450대가 스웨덴 공군에 의해 단독 운용됩니다. 많은 수량만큼 전자전기, 정찰기, 표적기 까지 다양한 파생버전들 가지고 있습니다.



en.wikipedia.org



하지만 스웨덴은 란센 이전에, 이미 제트 전투기를 개발해서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J29 터난(Tunnan)이라 불리는 기체입니다.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형상입니다만,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후퇴익이 적용된 첨단 전투기었습니다.



www.plane-encyclopedia.com



란센의 첫 비행은 1948년이고, 이는 후퇴익의 Mig-15가 개발되기 불과 1년 전의 시점입니다. 스웨덴이 러시아보다 1년 앞섰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http://www.smartage.pl




아시는대로 J32 란센을 통해 얻은 기술력은 J35 드라켄으로 이어집니다



기이한 더블 델타익 형상으로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인상을 가진 전투기이지요. 컴퓨터 설계가 도입 되기 전인데도 저런 형상이 나왔다니요.



http://www.militaryfactory.com




1950년대 후반 요격기로 개발된 탓에, 대지공격을 위한 폭장이 다소 빈약한 편입니다만. 그럼에도 덴마크, 핀란드, 오스트리아로 수출되어, 1974년까지 총 644대가 생산되는 중박을 치게 됩니다. 



오스트리아가 가장 마지막까지 운용하여 비교적 최근인 2005년이 되어서야 퇴역했다고 하는군요.



http://www.tapeciarnia.pl




마지막으로 JA 37 비겐입니다. 



JAS 39 그리펜 직전의 기체로 1971년 도입이 시작된 스웨덴 최초의 멀티롤 전투기입니다. 



드라켄과 마찬가지로 대형 더블 델타익이 채용되었는데, 여기에 저속 비행 안정성을 위해 대형 카나드가 추가된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en.wikipedia.org




드라켄에서 보이는 파격적인 디자인은 아니지만, 등장시기가 시기이니만큼, 더블 델타익+카나드의 조합은 당시로서 상당히 혁신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극단적인 단거리 착륙을 원했던 스웨덴의 공군 요구에 의해 역추진 장치가 달리고, 덕분에 500m의 짧은 거리에서도 착륙이 가능한 특징도 가집니다. 



눈이 많이 내리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된 특수 사양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ca.wikipedia.org




지금까지 독특한 스웨덴의 제트 전투기 개발사를 알아 보았습니다. 



사실 과거의 전투기들은 개발에 그리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비교적 단기간에 개발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최신예 전투기들은 개발에 오랜 기간과, 천문학적인 비용이 요구되는데요.



Aviatia.net




J35 드라켄보다는 JA37 비겐이, JA37 비겐 보다는 JAS39 그리펜이 더 험난한 과정을 거쳐 개발 되었을 거라는 예상에서, 



과연 스웨덴이 앞으로 '독자 개발 전투기'를 고집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롭지 않나 싶습니다. 



(일단 브라질, 남아공 등 5개 국가에서 100여대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리는 걸로 봐서는, 후속기의 자체 개발도 충분히 가능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