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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기술

BMW 320i와 320d의 제로백, 과연 누가 더 빠른걸까


가솔린이 빠를까 디젤이 빠를까



얼마 전 지인과의 카톡에서 재미난 이야길 들었습니다BMW 2.0L 급에서 가솔린과 디젤이 같은 제로백을 가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최근 New 320d를 구매한 이 지인은 주변 친구들에게 BMW 구입을 조언(?)하기 시작하면서 차량 스팩을 줄줄 읊기 시작했는데



제가 가진 상식상 토크가 월등한 디젤이 콤마 몇 이라도 빨라야 정상이었습니다. 그러나 찾아보니 놀랍게도 320i 0.2초 차이로 승리였지요. (링크 클릭)

 


출처 : performancedrive.com.au



메이커에서 발표한 수치이니 당연히 맞는 내용이겠지만, 대체 어떤 부분에서 이런 차이가 발행하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손 계산에는 단순화를 위한 가정이 들어가니 뭐 정확한 수치가 나올거라 기대하진 않았습니다만, 두 차량의 경향은 어느 정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필요한 기본데이터를 찾아 보았습니다.

 


 

 320i (가솔린)

320d (디젤)

 차량중량 (Kgf)

 1475

 1495

 1단 기어비

 4.23

 4.11

 최종감속비

 3.38

 2.813

 최대토크 (Kgf.m)

 27.55 

 38.78

 0 to 100 Kph (Sec) 7.3 7.5 



최대출력과 2단 기어비는 과감히 삭제하고 (기어비로 볼 때 두 차종 모두 2단으로 100kph 도달가능) 운전자가 휠스핀 없이 최대 토크가 나오는 고정 rpm을 사용한다고 가정합니다



토크는 관성모멘트의 값을 요구하므로, 차량 무게와 같은 원통을 돌린다고 간단히 치환 합니다. 타이어는 동하중반경이 아닌 일반 값을 사용 합니다. (역시 대세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우선 토크는 T=Iα 에서 I가 속이 꽉 찬 원기둥이므로 관성모멘트 값으로 1/2*mr^2 를 사용합니다. 



m은 질량이나 단위가 이미 무게로 맞추어져 있기 때문에 패스. 



정지상태에서 전륜에 가해진 차량무게만 사용하므로 1,475 Kgf (가솔린)와 1,495 Kgf (디젤)을 각각 반으로 나누어 사용합니다. 




출처 : formulas.tutorvista.com



물론 r은 타이어 반경을 사용해야 겠지요. 두 차량 모두 타이어는 동일 타이어로 셋팅 합니다. 스팩상 205/60 16  205/50 17인치이므로 타이어 반경은 대략 326.2  305.7 mm 가 나오지요. 



출력 : midtowntire.com



아직 고정값 하나가 더 필요합니다. 위의 T는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휠토크 Tw가 되므로, 엔진토크 Te로 부터 값을 계산해 내야 합니다. 바로 기어비와 최종 감속비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Tw는 Te와 1단기어비, 최종감속비의 곱으로 계산되므로 각각 394 Kgf.m (가솔린), 448 Kgf.m (디젤)의 최종 휠토크 값이 산출됩니다.



출처 : midtowntire.com



이값을 r 값에 대입하여 계산하게 되는데요. 



여기서 나온 α, 즉 각가속도 (rad/sec)의 값을 일반 가속도 (Kph/sec)로 변환하게 되면 우리가 원하는 최종값 즉, 초당 속도 증가량을 Km/h로 얻어 낼 수 있습니다. 



(반경은 타이어 사이즈 305.7 mm 를 사용합니다.)



이 계산 과정을 거치면 최종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320i (가솔린)

 320d (디젤)

 0 to 100 Kph (Sec)

 7.95

 7.08



이상하지 않나요? 분명 두 차량 모두 같은 팩터들을 계산에 사용하였고, 가정된 조건들도 모두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경향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디젤의 경우 일반적으로 최대토크가 가솔린보다 낮은 rpm에서 나오기 때문에 계산상으로는 디젤의 제로백이 더 줄었으면 줄었지 늘어나진 않아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비밀은 바로 터보차져에 있었습니다. 320i에 들어가는 엔진은 2.0L 4기통 트윈 스크롤 터보차져로 싱글 터보차져보다 적은 터보랙으로 낮은 rpm 부터 커버 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최대 토크가 디젤보다도 더 낮은 1,250 rpm 부터 뿜어져 나옵니다



(디젤도 터보가 달려있지만 1,750 rpm 부터 최대토크가 나오고 이는 스트로크가 긴 디젤엔진의 특성 때문인 걸로 보입니다.) 



출처 : BMW 홈페이지



디젤보다 빠른 반응성에 보다 은 범위에서 최대 토크가 가능하니 아무리 디젤의 토크빨이 크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거겠죠



최종 감속비가 엔진토크의 갭을 줄여주고, 디젤의 경우 드라이브 트레인에서 오는 동력손실도 가솔린 보다 꽤 있을 거니 (높은 엔진 토크를 견디기 위한) 



모든 조건들이 대입되어 제로백 수치가 역전되었을 겁니다. 물론 이는 BMW의 공식 수치로도 확인 되지요.

 


출처 : BMW 홈페이지



언젠가 팀 블로그에서 가솔린 엔진이 점점 디젤 엔진을 닮아간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생소하던 터보 차져가 가솔린에 달리고, 직분사 시스템이 도입 되면서 놀라우리 만큼 두 엔진이 닮아가고 있는데요 (가격도 닮아가고 있다는 건 함-_-정이죠.



이번 BMW 제로백 계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기차가 대중화 되기 전까지는 내연기관의 끝판 왕이 누구인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지 않을까 합니다



(연료 특성때문에 여전히 연비는 디젤이 좋지만요)



※ 손 놓은지 너무 오래되어 가물가물 한데, 오류 지적 환영합니다!


※ 타이어 사이즈에 대한 이의제기가 있어 16인치 -> 17인치 로 변경하였습니다.


※ 지적이 있었습니다. 트윈터보 -> 트윈 스크롤 터보 로 변경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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