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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세계화가 자동차 부품에 끼친 영향


긍정적 측면에 가리워진, 부품 공급 세계화의 부정적 측면




'글로벌' 이란 단어를 보면 뭔가 멋있어 보입니다. 글로벌 인재, 글로벌 전략, 글로벌 기업 등등. 수많은 용어 앞에 글로벌 이라는 단어가 무슨 유행처럼 붙어 버렸습니다.



ariba.com



굳이 의역 하자면 ‘세계화’라는 뜻이지요. 



글로벌 인재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인재, 글로벌 기업은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기업, 글로벌 전략 하면,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전략 정도의 의미로 보면 되겠네요.



Fpiec.pl




유행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세계화는 대세였고, 흐름입니다. 



네트워크 발달로 정보 교환이 자유로워 졌고, 이에 발맞춰 각국간의 재화, 인력 등, 물리적인 이동도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국가는 물론이요 개개인까지 세계화의 영향을 받고 있어요.



http://bgr.com



당장 우리가 누리는 직구도 세계화의 효과입니다. 저가항공도 세계화로 인해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등장했지요. 



세계화 만만쉐이, 세계화를 경배하라, 믿쑵니다 글로벌라이제이션!



http://www.exyuaviation.com




하지만 세계화에 따른 폐해도 속속 들어났는데, 대표적인게 FTA입니다. 



분명 FTA는 협정 당사국간의 무역거래가 느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체리를 값싸게 먹을 수 있게 되었고, 자동차 수출이 늘게 되었습니다. 



GE.com



비교우위가 확실한 물품들은 경쟁력이 더욱 강화 되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고 있어요.



하지만 ‘자유무역협정’의 항목 중에, 지적 재산권, 특히 특허에 대한 항목들이 있는데, 이게 개도국의 발전에 발목을 잡는 경우가 생깁니다. 특수 의약품이 대표적입니다.



sciencebasedmedicine.org



예를 들어 백신은 사회 공익의 차원에서 저렴하게 공급 되어야 하는 게 맞습니다. 그런데 잘 듣는 백신의 경우 비싸요. 특허가 걸려 있거든요. 



복제약을 만들면 싸게 공급할 수 있는데, FTA 때문에 불가능하지요. 경제개발에 쓰여야 할 예산이 다국적 제약회사에 제공 되는 셈입니다. 



게다가 같은 금액이라도 개도국의 경우 결코 만만치 않은 비용일 수도 있어요.



maternidadfacil.com




(특허가 나쁘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개발자의 경제적 이득을 보장 함으로써, 기술발전의 동기를 부여하는 좋은 측면도 있습니다. 다만 이게 국가간 거래로 확대되면 조금 다르게 봐야 한다는 이야기에요.)



아 이런. 오늘은 이런 이야기를 하려던 게 아니었는데요 ㅜ_ㅜ



www.vtc.vn




왜 이렇게 주구장창 서론을 길게 썼냐 하면, 바로 이 세계화가 당장 제가 맡은 업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놈의 세계화!



아마 계속 들어오시는 분들은, 불과 며칠 전에 발행된 세계 최대의 항공특송 기업은 과연 어디일까? 글이 기억 나실겁니다. 



글 말미에 한 줄 정리를 다음과 같이 올렸었죠. ‘세계화 시대의 제조업에서 돈 버는 건 결국 물류회사임. ‘ 



http://www.industrialmarinepower.com



네, 이게 바로 세계화의 나쁜 영향 입니다.



대부분의 제조업, 그 중에서도 특히 자동차는 원자재가 매출원가에서 무척 높은 비율을 차지합니다. 



때문에 같은 성능의 부품이라면, 같은 품질의 부품이라면, 단 한 푼이라도 저렴한 기업의 부품을 선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http://ktla.com



값싼 부품을 위해 공급처가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데요. 중국은 당연히 들어 있고, 일본, 독일, 미국, 심지어는 멕시코에서 수입되는 부품도 있습니다. 



운송비, 관세를 계산해 봐도 가격이 훨씬 싸거든요.



http://www.roadandtrack.com




자아, 싸게 부품을 들여왔으니 차도 싸게 만들 수 있겠구나!



천만의 말씀입니다. 현실은 책상에서 보는 것과 다르게 돌아갑니다. 시장의 차량 수요는 미친 듯이 널을 뛰는데, 부품의 공급 물량은 쉽게 조정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국내에서 들어오는 부품이라면 어느 정도 대응이라도 가능한데, 해외는 답이 없어요. 



중국 일본까지는 꾸역꾸역 커버가 되지만, 대륙이 넘어가면 그냥 GG입니다. 대응기간이 기하 급수적으로 늘어납니다.  기간이 늘어나면? 네, 항공운송으로 물건을 날라야지요 -_-;;;



플러스, 일본처럼 지진이라도 한 번 나면. 그냥 헬게이트가 열리는 거에요.



hiveminer.com




이것 뿐이 아닙니다. 값이 싸다고 사봤더니, 장거리 운송 중 파손되는 부품이 발생합니다. 



아니, 눈에 보이는 파손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부품의 파손들은 어떻게 잡아낼 방법이 없어요. 차량이 판매되고 나서 발견될 수 밖에 없지요. 



이런 문제를 피하기 위해 보통은 포장사양을 강화 하는데, 경-_-축 배보다 배꼽이 더 비싼 역효과가 일어났습니다.



부품보다 비싼 포장재를 써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포장재 때문에 운송비를 더 내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한 푼 아껴 보겠다고 줄여 보았다가, 서너 푼 더 나가는 사태가 되어 버린 것이지요. -_-;;;



당장 생각나는 사례 두 가지만 꼽았지만, 세계화 추세에 따른 자동차 산업의 부작용은 이것 뿐만이 아닙니다. 훨씬 더 많은 단점들이 있습니다.



http://fun-advisor.com/




글을 쓰다가 너무 감정이 고조 되어 버렸네요;;;



자동차 부품의 세계화라는 큰 그림에서 보면, 부품가격이 싸지는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존재합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대로 부정적인 부분이 존재하고, 이들의 대부분은 눈에 보이지 않는 '리스크'라는 이름으로 자리잡고 있지요.



결국 이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 하느냐에 따라 세계화에서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가 갈라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이라면, 부품의 세계화는 그렇게 성공적이라고 볼 수 없을 테고요. -_-



이런저런 썰을 늘어 놓았는데 결론은 이렇습니다. 



세계화에는 보이는 경제적 이득이 있지만, 보이지 않는 리스크가 존재함. 


그리고 이 리스크는 관리 하지 않으면 결국 다른 방향으로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