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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파상풍, 세균, 항생제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들


인류의 생존에 결정적인 형향을 끼친 항생제




최근 이사문제로 집을 정리하다가, 손가락이 살짝 찍히는 경미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약간 깊게 패이긴 했지만, 밴드로 커버가 가능한 정도의 상처였지요. 



http://bitsandpieces.us




아무 생각 없이 매일 밴드를 갈면서 그냥 지냈었는데요. 그런데 이게 하루 이틀이 지나면서 점점 손이 부어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거 왜 이러지?



다칠 때의 기억을 떠올려 보니 아쁠싸, 무슨 쇠로 된 선반이었는데 녹이 슬어 있었다는게 생각났습니다. 파상풍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지요. 



scienceabc.com




파상풍은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조직이 괴사되어 썩는다던데. 어디서 주워 들은 정확하지도 않은 잡지식이 공포를 불러왔습니다. 우선 파상풍이 뭔지 찾아볼 필요가 있었습니다.



파상풍은 파상풍균의 독소가 원인인, 일종의 감염성 질환이라고 합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경련으로, 발열, 두통, 오한이 일어난 후에 본격적인 경련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대개 감염 후 며칠이 지나면 증상이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지요. 



www.healthline.com




제 경우, 다친지 며칠이 지났으니 파상풍은 아닐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임신을 계획하다 보니, 파상풍 예방주사를 맞은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한 8-9년 전에 접종이 있었고 대략 매 10년에 한 번 접종을 해야 합니다. 파상풍이 아닌 거 하난 확실했습니다.



하지만 손가락은 계속해서 부어오를 뿐이었지요. 손을 보면서 뭔가 고약한 녀석이 몸에 들어왔다는 의심이 들었고, 이 의심은 터져나오는 고름으로 인해 곧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commons.wikimedia.org




왠만하면 약을 안 쓰고 자연스럽게 치유가 되길 기다리자는 생각이었지만, 어설픈 고집에 병을 키울수는 없습니다. 약국을 들려 피부 질환제를 사고 신속하게 발라 주었습니다.



와 이럴수가. 거의 1주일간 고름을 뱉아 내던 환부가 약을 바른지 대 여섯 시간만에 순식간에 가라앉습니다. 



누런 진물이 나오더니, 허물이 벗어지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붓기가 빠지면서 아픔도 사그라 들었습니다, 새살이 돋아나는게 눈으로 보였습니다.



현대의학의 승리로구나. 항셍제 만세. 항상제의 위력을 눈으로 실감했습니다. 서바이벌 카페에서 왜 항생제의 비축을 강조하는지 쉽게 이해가 되었습니다. 



http://www.dettol.co.in




작은 상처로 침입한 세균에 사람이 얼마나 취약한 것일까. 항셍제가 없던 시기의 사람들은 감염에 얼마나 취약했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군요.



기적의 물질. 항생제는 대체 어떤 원리로 세균을 잡나 조금 찾아봤더니. 뭐 항상 그렇듯 원리는 간단히 한 줄로 설명이 가능했습니다. 



항생제의 성분은 세균세포가 분열을 할 수 없도록 방해하는 물질로 되어 있습니다. 



크게 네 가지 방식으로 나뉘는데, 



세포를 둘러싼 세포벽을 건드리던지, 


안쪽의 세포막을 건드리던지, 


세포의 기본물질인 단백질을 건드리던지,


아얘 DNA/RNA를 손봐 증식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나뉩니다.



http://www.surgeryencyclopedia.com




설명이야 간단하지만,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구체적인 원리는 까다로워서, 새 항생물질을 개발하는데 보통 10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알려 져있지요. 



반면 세균의 경우 지난 포스팅의 바이러스 백신과 마찬가지로, 항생물질에도 끄덕않는 돌연변이가 생기는데요. 



내성균이라고 부르는데, 슈퍼 박테리아가 창궐해서 사망자가 나왔다는 기사를 한번씩 보셨을 겁니다. 



www.cdc.gov




항생물질이 듣지 않는 내성균으로, 항생제의 오남용이 원인으로 추측되는 병원체이지요.



아직까지는 일부 사례가 보고된 정도로, 크게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세균 자체가 병원균만 있는게 아니라 익균들도 있으니, 이들을 조절해줄 의료기술을은 한층 더 진화해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항생제 내성에 관한 마린 맥케나(Maryn McKenna)의 TED 강연을 링크로 남겨드려요. 한글 스크립트가 지원되니 한 번 보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