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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 차로 보는 경제와 문화

올드카 문화가 쉽게 정착되지 않는 이유


당장 확대가 쉽지 않아 보이는 올드카 복원 시장




가끔 해외토픽을 보면, 단종된 몇 년산 구형차종이 몇 십억에 거래되었다는 기사가 뜨는 걸 본적이 있으실 겁니다.




www.finest-classiccars.com




레스토레이션이라고 하며, 리스토어 (restore – 회복시키다) 의 명사형인데, 자동차에서 리스토어는 희귀 클래식카를 복원하는 것을 말하지요.



북미와 유럽에는 취미를 넘어서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은 분야이고, 우리나라도 최근 취미로 올드카를 복원하는 사람들이 느는 추세입니다.




moparmax.com




여담으로 북미와 유럽이 추구하는 방향은 약간 달라서, 



북미는 올드 머슬카를 괴물튜닝하는 쪽으로,



유럽은 가급적 원형을 보존화는 쪽으로 활성화 되어 있는 편이라고 하는군요.



오래된 차를 뜯고 맛보고 씹고 즐긴다는 점은 다르지 않겠지만요.



en.wikipedia.org




오, 우리나라도 올드카 복원이 늘고, 점차 선진국으로 접어들고 있으니, 서구 선진국 처럼 관련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겠네요.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당장’ 이라는 문구에 약간 회의적입니다. 



향후 몇 년 안에는 어렵다는 생각인데, 올드카라는 문화가 자리잡기에 눈에 보이는 걸림돌이 몇 가지 보이거든요.



walldevil.com





일반적으로 취미를 갖기 위해서는 일단 세 가지가 충족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간이 많아야 하고, 열정이 있어야 하며, 자금이 마련되어야 하지요.



가장 대중적인 등산만 봐도 그렇고, 대부분의 운동, 아니 뭘 만든다 던지, 수집하는 취미 역시 이 틀을 벗어나 보이진 않습니다.



흠. 맨손 운동과 같이 돈이 딱히 들어가지 않는, 특이한 케이스도 있긴 하네요.



telegraph.co.uk




그런데 올드카 복원의 경우 돈, 시간, 열정 외에 두 가지가 더 필요합니다. 바로 기술과 인맥입니다.



오래된 차를 새것처럼 재생하려면, 내가 차를 직접 만지던지, 실력이 좋은 샵에 의뢰를 하던지 해야 하는데,



올드카의 특성상 단순 경정비가 아니라 엔진을 들어내고, 샤시를 재생하는 수준의 마개조가 필요합니다.



오래된 차들이다 보니 관련 자료를 찾기가 쉽지가 않고, 기술자도 많지 않고, 실력있는 정비사라 하더라도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여야 하지요. 결국 기술에 인맥입니다.



(우리나라는 올드카 문화가 도입 된지 이제 10여년인데, 실력 있는 샵도 드물고, 기술을 가진 개인도 거의 없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겠군요. -_-)




en.wikipedia.org



여기에 자잘한 몇 가지 문제들이 더 있습니다.



높은 가치를 가질만한 오래된 국내 생산 차량이 적습니다. 



예를 들어 갤로퍼를 복원해주는 리스토어 샵이 있는데요. 갤로퍼의 원 모델은 미쓰비시의 파제로입니다. 



올드카로 지목받는 프라이드도, 한미일 3국 합작 개발이라, 미묘하기는 마찬가지이지요.



tomcopelandblog.com




거금을 들여 복원한다 하더라도, 투자한 비용만큼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동차 보험에서 리스토어 차량을 연식만 보고, 터무없이 낮게 책정되는 일도 발생한다고 하는 군요.



사족이지만, 올드카라는 것 자체가, 엔틱 자체를 즐기기 위함이지, 고성능이나 안락함과는 거리가 먼 편인데요. 



올드카 개조시, 너무 기대치를 높게 잡은 나머지, 완성후 성능에 실망하는 오너들도 많다고 하네요.



www.holtsauto.com/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았습니다만, 사실은 모두 시간의 문제입니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차량을 개발하고 생산한지 이제 막 30년에 접어들었습니다. 100여년의 역사를 가진 서구 선진국과 비교하는 건 옳지 않겠지요. 



소득이 늘어나고,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관련 법정이 개정되고,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도 늘어나고. 이 모든 환경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천천히 나아질 겁니다.



Driving.ca




노력과 꾸준함이 요구되는 특별한 올드카 복원. 



자체 개발한 멋진 차들이 계속 세상에 나오는 이상, 10년, 20년후에는 우리나라도 올드카 문화가 성숙단계에 들어서지 않을까요. 



완벽하게 복원된 포니가 1억에 거래되는 시대가 오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