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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세계 항공기 엔진 제조사 3대 천왕은 누구일까


영미계가 독식중인 항공기 엔진 시장




자동차 제조사 탑3는 폭스바겐, 토요타, 그리고 GM 입니다. 



그럼 항공기 엔진 제조사의 탑3는 과연 어디일까요?



fi-powerweb.com/Aviation-Gas-Turbines.html




2016년 시장 점유율을 기준으로 보면 항공기 엔진 분야의 삼대 천왕으로,



1위는 제너럴 일렉트릭(GE), 2위는 프랫앤휘트니(P&W), 3위는 롤스로이스(RR)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잠시만요. 위에 짤을 뜯어보니 뭔가 이상한데요? GE가 1위라고 하더니 CFM이란 이상한 시퍼런 녀석이 파이의 대부분을 차지하네요?




ainonline.com




네, 맞습니다. CFM이 34.8%로 시장 점유율 1위입니다. 



하지만 CFM의 지분 50%를 가진 곳이 바로 GE입니다. 정식 명칭은 CFM 인터내셔널로, GE와 스테크마가 공동 출자한 항공기 엔진 제작사입니다. 



http://www.boeing.com



(스네크마는 라팔의 M88엔진을 만들어 내는 프랑스 기업으로 2016년 부터 'Safran Aircraft Engines'으로 상호가 변경되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1974년, 군용기 엔진에서 한 가닥씩 하던 GE와 스네크마, 민수용 엔진 시장 진출을 위해 손을 맞잡게 되는데요.



ro.wikipedia.org



여기서 개발된 CFM56라는 엔진이 대박을 터트립니다. 



미공군의 'KC-135 공중급유기 엔진교체 사업' 수주에 성공하면서 홈런을 치고, 연이어 B737에 엔진 독점 공급권을 따내는 초대박(!)을 치게 되지요.



http://www.boeing.com




B737은 정말 신의 한 수인게, 기체 누적 생산 수량만 거의 1만대 입니다. 



CFM56이 달린 건 B737-300이 등장한 1984년이고, 기체 한 기당 엔진이 두 개씩 달리니, 계산하면 무려 만 육 천개의 엔진 수량입니다! 



덕분에 CFM56는 누적 생산량 3만기 (2016년) 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게 되지요.



www.slideshare.net




2014년 CFM의 민수용 시장 점유율은 51%이고, 



여기서 절반을 뚝 떼어 GE의 자체 점유율과 합하면 41%가 되지요.



전 세계 여객기의 절만 가량이 GE에서 만들어진 엔진을 달고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자, 1등은 GE라는 건 확실해 졌습니다. 



그런데 위에 올려드린 두 짤을 좀 깊이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더 찾아집니다. 일단, 다시 짤을 소환해 볼께요.



www.slideshare.net



제가 2위라고 말씀드렸던 P&W의 경우 민수용 점유율이 불과 1%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니, 2등이라고 하더니 업계 꼴찌라고요?



점유율 2위에 뜬금없이 'IAE'라는 곳이 보이는데요. IAE가 바로 P&W의 조인트 벤처입니다. 



aero.de




IAE는 인터내셔널 에어로 엔진의 약자로, 



P&W가 25%, 롤스로이스가 25% 독일의 MTU가 25%, 일본 항공연합이 25%를 출자해 설립된 엔진 제작사입니다. 



2011년 롤스로이스가 25%의 지분을 P&W로 넘기면서, IAE는 사실상 P&W의 자회사가 되었지요.



(같은 해 롤스로이스가 MTU의 지분 인수했기 때문에, IAE에 완전히 발을 빼진 않습니다.)



commons.wikimedia.org





따라서 CFM과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P&W이 약 10%의 시장 점유율이 나옵니다. 롤스로이스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문제는 IAE의 V2500엔진이 A320 / A321 이외의 기체에 채택되지 않았다는 점.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여객기에서 대부분 선택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IAE의 미래는 상당히 어두운 편입니다. 그래서 P&W는 생존을 위한 활로를 군용 엔진쪽에서 찾는 중입니다.



militaryedge.org




전투기의 베스트셀러인 F-16, F-15계열에 P&W의 엔진이 장착되어 있거든요.



우리나라 공군의 주력기 F-16에는 모두 P&W의 엔진이 달려 있습니다. F-15K의 경우 40기가 GE 엔진을 20기가 P&W 엔진을 장착하고 있지요.



4세대 전투기의 경우 'AFE 프로그램' 덕분에 P&W와 GE가 시장을 양분하는 형세이지만, 5세대에 넘어 와서는 판도가 바뀌었습니다. P&W가 GE를 압도하는 중입니다. 



stripes.com




첨단 스텔스기인 F-22와 F-35에는 P&W가 엔진을 독점 공급 중입니다.



200여기가 생산된 F-22의 엔진 수량은 4백기 였고, 앞으로 생산할 일만 남은 F-35의 경우 약 2천대의 수요가 대기 중입니다.



첨단 엔진 분야에서는 P&W가 GE를 한 발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즉, GE는 민수용과 군용 안가리고 골고루 마구 퍼먹는 1등, 



P&W는 군용에 올인 중인 2등 정도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cnet.com




자, 그럼 마지막 3등인 롤스로이스가 남았네요. 



롤스로이스는 삼대장 중 유일한 영국계 엔진 제조사입니다. 항공기 분야에 잔뼈가 굵은 기업입니다. 그 유명한 P-51D 머스탱의 엔진이 바로 롤스로이스의 작품이지요. 



www.flying-tigers.co.uk




영국의 F-4K 팬텀에 엔진을 공급하기도 했고, B707, DC-8에도 롤스로이스의 엔진이 달렸었습니다. 



하지만 1971년 야심차게 개발 했던 RB211엔진을 폭삭 말아 드시면서 수렁에 빠지는데요. 



telegraph.co.uk




신소재 적용 도전! 을 외치며 메인 블레이드를 탄소섬유로 만드는 객기 부리다가, 



버드스트라이크 테스트에 실패하면서 티타늄 소재로 바꾸는 사고를 치고 맙니다. 



추진력이 부족하고 중량이 초과되면서 어쩔수 없이 선택된 고육지책이었는데, 개발기간이 길어지면서 개발비가 엔진 예상 단가를 넘는 사태가 일어나거든요.



공교롭게 핵심 개발자인 Adrian Lombard 과로로 사망하는 불운까지 겹치지요.




www.press.rolls-roycemotorcars.com




결국 버티다 못한 롤스로이스는 법정관리를 신청합니다. 구조조정과 국영화의 암흑기에 빠져 드는데요. 



롤스로이스의 자동사 사업이 매각된 시기가 바로 RB211이 수렁에 빠진 1973년입니다.



commons.wikimedia.org




하지만 RB211의 초기 실패는 소재 기술에서 비롯되었고, 



엔진 구조 자체는 워낙 걸출했던 탓에, 개선된 파생형들이 B747, B757, B767에 일부 공급되며 회생에 성공합니다.



현재 RB211의 후속 모델인 Trent 시리즈는 A380을 비롯한 에어버스의 주력 기체에 장착되고 있습니다.



보잉의 최신예기인 B787에 Ternt1000이 달리면서 예전의 영광을 찾아가는 중이지요. 



http://flightin.com




B787의 경우 2012년 누적 생산량만 644대, 잔여 수주량만 1,300대로 역사상 단기간 가장 많은 수주를 받은 여객기 입니다. 



대세인 B787에 롤스로이스의 Ternt1000과 GE의 GEnx이 사이좋게 반반 달리고 있는데요. 이와중에 B787의 경쟁 기종인 A350 XWB에는 Trent XWB가 독점 공급 되기까지 합니다.



민수용 시장에서의 롤스로이스의 미래가 밝을 수 밖에요.



flugrevue.de




실제 2016년 매출액이 150억 파운드, 우리돈으로 약 23조원으로, P&W의 2016년 매출액 140억 달러를 훌쩍 넘긴 상황입니다. 



민수용 시장에서의 돈의 힘이라고 해야 할까요. ^^;;;;



en.wikipedia.org




다만, 군용 시장에서는 신통치 않습니다. 



유로파이터용으로 개발한 EJ200은 미래가 불투명한 편입니다. 



F-35를 위해 GE와 손잡고 개발한 F136 역시 P&W에 패배하면서, 군용 항공기 쪽에서 당분간 좋은 소식을 듣긴 어려워 보이는군요.



롤스로이스와 P&W는 각각 정 반대의 입장에 놓였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



aviationnepal.com




항공기 엔진 3대장의 현황을 살펴보면, 대략 1강 2중의 구도로 정리되는데요. 



미국과 영국이 꽉 잡고 있어, 역시 초강대국의 힘이 괜히 나오는게 아니구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 CFM에 숨어있는 스네크마까지 고려한다면, 영미계 독식에 프랑스가 숨어서 꿀을 빤다고 봐야 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