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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2차대전을 승리로 이끈 비운의 미국 주력 항공기


어마어마한 생산량과 손실을 기록한 중폭격기 B-17과 B-24




지난 포스팅에서는, 2차대전의 전황을 바꾼 명 전투기 'P-51D 머스탱'에 대해 소개해 드렸죠.





그런데 사실, 2차대전 항공전의 주역은 전투기가 아니라 폭격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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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황을 바꾸기 위해서는 적진의 '생산 시설' 등을 꼭 파괴 해야 했는데,



내륙 깊숙한 곳에 위치한 이들 시설을 공격하기 위해서는, 장거리를 날라가 대량의 폭탄을 퍼붓는 기체가 반드시 필요했거든요.



http://conceptnewscentral.com




벗뜨,



꼭 필요한 전략자산임에도 불구하고, 폭격기는 다들 아시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습니다. 기동성이 무척 나쁘다는 것. 



엔진이 4개나 달린 중폭격기의 특성상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으로, 호위기의 에스코트를 받지 못했던 2차 대전 초반, 주간 작전 손실률이 무려 25%까지 치솟았습니다.



(4대가 출격하면 1대가 살아 돌아오지 못한 셈입니다.)



꼭 필요한 폭격기인데, 격추도 많이 된다고?


많이 떨어지면, 더 많이 만든다.



미국의 해결책은 명쾌했지요그냥 많이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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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B-17 플라잉 포트리스만 해도 1만 2천대 이상이 생산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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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육군 항공대의 주력인 B-24 리버레이터의 경우, 거의 2만 대에 육박하는 수량이 생산 되었습니다. 



미국은 2차 대전 기간 동안 약 4만 대의 폭격기를 뽑아내는 괴력을 발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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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 생산 중 이었던 포드의 윌로우 런 공장은, 마치 자동차를 생산듯 B-24를 1시간에 1대를 뽑아 냈다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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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를 위해 과장을 넣었을 뿐, 사실 물량 공세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B-17 전체 생산량의 30%인 5천 대를 날려 먹은 만큼, 탑승한 승무원들도 온전치 못했다는 소리니까요.



oldroadapples.wordpress.com




그래서 달린게 바로 기관총 터렛입니다. 대형기의 장점을 십분 살려 폭격기의 여기저기에 방어용 기관총을 설치했지요.



B-17의 경우 노즈터렛, 상부터렛, 하부터렛, 후방터렛등 총 6개소에 12.7mm 기관총 12정을 설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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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집 대형으로 날면, 요격기 한 두 대로는 명함도 내밀기 힘든 화망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하늘을 나는 요새, 플라잉 포트리스라는 별명도 갖게 됩니다.



votenomalley.blogspot.com



kf4lmt.wordpress.com




하부의 볼 터렛은 상당히 인상적이로군요. 자세가 불편해 보이는데, 어떻게 조준 했는지 의아할 따름입니다.



B-24의 터렛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12.7mm 기관총 10정이 장착되어 막강한 화망을 구성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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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화력빨로 요격기를 압도할 줄 알았으나, 요격기의 속도가 너무 빨랐습니다. 터렛의 기총소사가 전투기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화망을 위해 밀집 대형을 구성하는 바람에, 개별 회피기동이 불가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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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만 가능하다 보니 대공포화에 의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폭격기의 대형이 깨지기라도 하면, 낙오기들은 요격기의 손쉬운 제물이 되어야 했지요.



독일은 해괴 망측한 전술까지 들고 나와, 노획한 B-17을 대형의 뒤에 붙인 뒤 '뒤통수'를 치고 도주 하기까지 했습니다.



playbuzz.com




1943년 슈바인푸르트(Schwinfurt) 공습당시 291기 중 60대 가량이 격추되는 손실을 입게 되고,



결국 P-51D가 등장할 때 까지, 손실을 줄이기 위해 B-17과 B-24는 야간폭격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http://www.materielsterrestres39-45.fr




그럼에도 이들 폭격기 전력은 전황을 뒤흔든 중요한 자산이었는데. 



단적인 예로, 위에 언급된 슈바인푸르트 공습에서는 단 하루만에, 독일 전체 베이링 생산 능력의 약 60% 날리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www.nu.nl




P-51D이 종전을 앞당긴 일등 공신이라면, 이들 폭격기 전력은 전쟁 전체의 판도를 바꾼 공격의 일등 공신이었던 거죠.



호위기가 붙은 B-17과 B-24는 유럽전선을 누비며 독일 패망을 주도하게 됩니다. 태평양 전선에서의 전쟁 종결작이 B-29 였던건 두 말 할 나위도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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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의 중 폭격기는 육중한 크기 때문인지 그렇게 인기있는 항공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의 생산력과 공격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무기로는 손색이 없는데요.



덩치 덕분에 공격의 주력이였으면서도 동시에 피해가 컸던, 비운(!)의 항공기가 아니었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