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타공학/다른 공학들

대규모 인원을 통제하기 위한 메카의 특별한 건축물들


일시에 쏟아지는 성지 순례객을 위한 메카만의 특이한 인프라




하지(Hajj)라고, 무슬림이라면 반드시 한 번은 해야 하는 성지 순례가 있습니다. 바로 이슬람이 창시된 곳, 메카를 방문 하는 여정입니다. 



구글어스




메카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서부 해안가 인근의 대도시로, 이슬람에게 가장 성스러운 도시이며, 무슬림만 방문이 허용 되는 성지이기도 합니다.



얼핏 들으면 기독교의 성지인 '예루살렘'과 비슷한 것 같지요. 하지만 방문객 수에서는 약간 차이가 납니다.



매년 6백 만 명의 여행객이 다녀가는 예루살렘과 달리, 메카는 매년 3백 만 명의 순례자가 다녀 갑니다.



(* 예루살렘은 기독교, 유태교, 이슬람교의 공통 성지 입니다.)



http://www.dw.com/




흠.... 16억 이슬람교의 수도 메카라고 그러더니, 생각보다 방문객 수가 많지 않네요?



문제는 전체 숫자가 아닙니다. 2백 만 명 가량이 그것도 1년 중 5일 간의 순례 기간에 집중 되는게 문제지요.



하지 기간은 이슬람력으로 대략 매년 여름 쯤 되는데요. 40도의 폭염이 절정에 달하는 이 기간 동안, 메카 거주 인구수 만큼의 순례자들이 일시에 메카로 쏟아져 들어옵니다. 




acepointtravel.co.uk




너무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몰리다 보니 통제는 필수로, 



사우디 정부에서는 메카 방문용 별도 비자를 발급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심지어 사우디 국민들 조차 메카 방문용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한다는군요.



단기간에 많은 인원이 몰리는 특수 시즌(!)을 관리하기 위해, 기술적으로 독특한 시도들이 많이 찾아지는데요.



www.nytimes.com




우선, 메카 동쪽의 '미나'평원에는 2백 만 명을 일시에 수용하는 대형 숙박지가 조성되어 있어 있습니다. 



숙박지라고 유스 호스텔 처럼 건물을 올린 건 아니고, 맨 땅에 그냥 구획이 구분된 수준이지요. 1년에 360일이 비는 숙소를 만들기도, 안 만들기도 어려워 나온 대안입니다.



zeri.info




택지 예정지에 줄을 그어 놓은 듯 한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하지 기간에 대형 캐노피를 운용 해서, 국가별/인종별로 거주 구역을 배당 한다고 합니다.



건물만 없다 뿐이지, 도로망과 수도망, 전력망은 모두 갖추어져 있는 어엿한 거주구획입니다. 2백 만 명을 일시에 수용한다는 건 보통 일이 아닐 테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yS-4CMnQSNY




실제 통제에 실패하면서 대형 사고가 난 일이 많았습니다.



미나평원 부터 메카의 중심지 '하람' 사원(Masjidil Haram)까지, 약 1km의 거리를 연결하는 보도 전용 도로가 있는데요. 산을 지나다 보니 도로에는 2개의 터널이 건설되어 있습니다.



egyptianchronicles.blogspot.com




1990년의 하지 기간이었던 7월 2일에 이 터널에서 일이 터졌습니다. 



출입구 다리쪽에서 7명이 추락하는 사고가 났는데, 상황을 전혀 모르던 반대편에서는 사람들이 계속 밀려 들어왔고, 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터널에 5천 명의 사람이 몰려든 것이지요.



공교롭게 터널 환기 시스템이 고장나면서, 탈출 과정에서 총 1,400여명이 사망하는 압사사고가 발행합니다.




680여명이 인도네시아인이여서 국제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까지 있었지요. 



mtl-ksa.com




사우디 정부는 이후 대대적인 인프라 개선 사업체 착수하는데요.



'아라마트' 다리 (Jamarat Bridge, 자라마트)의 경우, 허물고는 아얘 복층으로 다시 짓기까지 합니다. 사진을 보면 다리 라기 보다 복합 구조물에 가까운 형상입니다.



fr.wikipedia.org



masralarabia.com




아라마트 다리는 순례자들이 4일 차에 반드시 들려야 하는 장소입니다. 돌의 던지며 악마를 물리치는 의식을 치루는 곳이거든요. 



2006년 옛 다리를 허물고 1년 만인 2007년에 새 다리를 만드는데, 약 20분이 걸리는 이 의식을 위해, 시간당 20만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됩니다. 



하지만 이조차도 부족해 시간당 50만명이 다닐 수 있도록 증축이 계속되고, 현재는 총 5개의 층을 가지는 복층 구조물이 되었습니다.



news.detik.com




다리 내부는 물론, 인근 시설물에 각종 카메라를 설치해서 통제에 만전을 기하고는 있지만, 가장 최근인 2015년에는 다리 인근에서 700여명이 사망하는 압사 사고가 터졌습니다.



AP 통신에서는 사망자가 2천명이 넘는다는 기사가 나왔고, 피해자가 가장 많았던 이란 쪽에서는 사망자가 4천명 이상이라는 보도도 나왔다는군요. 



(수니파의 대장 사우디와 시아파의 맹주 이란은 서로 앙숙 관계입니다. 일본에 성지 순례를 갔다가 중국인 수 백 명이 압사 사고를 당했다고 상상해 보세요;;;)



http://www.railwaygazette.com


mulhak.com




계속되는 참사를 막기 위해, 사우디 정부는 꾸준히 각종 인프라를 확충 해 나갑니다.



200만의 도시에 지하철 노선 4개를 한꺼번에 건설하고 있습니다. 총연장 182km으로, 비슷한 인구의 대구 지하철 77km의 두 배가 넘는 규모입니다.



중국의 철도 건설사 '중국철건'에서 수주하여 201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군요. 



아라파트산 - 미나 평원을 지나는 광역철도 구간은 이미 임시 개통되어 2010년 부터 매년 5일간 순례객을 나르고 있습니다.




http://www.andaloustravel.com





카바가 있는 '하람' 사원 (Masjidil Haram)은 순례의 정점을 찍는 방문지로, 메카의 중심부에 자리한 무슬림 사원인데요. 



약 10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이지만,  이것도 모자라 2025년까지 1천억 달러, 약 100조 원의 예산을 들여 확장하는 계획이 세워져 있습니다.



http://www.muftinews.com



OrangeSmile.com




사원 바로 옆에 자리한 '알베이트' 타워 (Abraj Al Bait)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계탑, 세계에서 객실이 가장 많은 호텔로 유명한데요. 



하지 기간에는 웃돈을 주고도 방을 구하지 못할 정도로 만원이라고 합니다.



이외에도 사원 인근에는, 복합 시설물들이 줄지어 세워진 터라, 왠만한 대도시의 정부청사를 뛰어넘는 위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광 수익은 2016년을 기준으로 연간 250억 달러라고 합니다. 상당 부분이 메카 성지 순례에서 발생 한다고 알려져 있고요.



꼭 한 번 의무적으로 순례를 해야 할 무슬림의 인구가 16억이니, 방문 대기 수요도 어마어마 할 수 밖에 없는데요. 



안전을 위해서라도, 방문객의 수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메카의 진화는 계속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