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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역사는 반복 된다? 행성간 항해를 위한 우주범선 솔라 세일


의외로 가장 빨리 실용화가 될 지 모를 행성간 로켓 기술



http://spacenews.com



2010년 겨울 어느날 일본의 가네시마현 다네가시마 우주센터.


발사장에 대기하고 있던 일본의 자랑 H-2A 로켓이 불을 뿜습니다.


잠시 후 궤도에 오른 H-2A에서 탐사선 '아카츠키'가 분리 됩니다. 



Astrowatch.net



일본에서 만든 두 번째 행성 탐사선이면서, 


미국, 러시아, 유럽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금성을 향한 우주선이 발사에 성공한 순간이었습니다.




http://www.forum-conquete-spatiale.fr




그런데 특이하게도 H-2A의 페어링에는 또 다른 탐사선 한 대가 더 실려 있었지요.


그 주인공은 바로 이카로스 (IKAROS), 


솔라세일 추진을 시험하기 위한 JAXA (일본의 항우연)의 기술 실증기였습니다.



en.wikipedia.org




솔라세일이라. 범선처럼 무슨 돛이 달린 녀석인가 보네요.



솔라세일은 이름 그대로, 태양의 빛을 바람처럼 이용해서 추진력을 얻는 기술입니다.



범선의 돛이 날라오는 공기 분자의 힘을 이용하듯, 솔라세일의 돛은 날라오는 광자의 힘을 이용하는 거지요.



차이라면 바람에 비해 빛은, 불어오는 힘을 거의 느낄 수 없다는 정도겠네요.



http://www.iflscience.com





가장 큰 장점이라면 역시 추진제가 필요 없다는 것. 



태양에서 무수한 광자가 끊임없이 분출되니, 대용량 연료를 굳이 지구 밖으로 내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무한한(?) 에너지를 활용하므로, 진공의 조건에서 이론상 광속의 25% 까지도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지요.



http://solar-center.stanford.edu




하지만 예상하시는 대로 단점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광자가 밀어내는 힘,태양 방사압 (radiation pressure)이 너무 약한 편이라, 돛의 크기가 상당해야 하는 문제가 생기거든요.



en.wikipedia.org



큰 돛은 여러가지 애로사항을 불러오는데, 


우선 큰 물체를 궤도에 올리려면 큰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접힌 돛을 펴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지요. 


도를 조정하기 위해서는 돛의 각도를 바꾸어야 하는데 


이것도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_6HOqBkP2o





이카로스의 해결책은 단순했습니다. 가볍고 질긴 소재의 천을 활용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돛의 소재로 알루미늄이 코팅된 폴리아미드를 선택합니다. 



폴리아미드는 쉽게 말하면 나일론과 같은 소재인데요. 내구성이 좋아 의류 부터 낙하산, 낚시줄의 재료로 두루 사용되는 팔방미인입니다. 



scienceinthenews.org.uk



여기에 알루미늄을 코팅해서 햇빛을 반사할 수 있게 만들지요.



이걸 탐사체 몸에 감아 놓았다 궤도에 오른 뒤 펴 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http://global.jaxa.jp



마치 팽이처름 스스로 회전하면서 돛이 펴지게 만들었지요. 



가로 세로 20m 정사각형의 돛이 기둥도 없이 유지 될 수 있었고, 7.5 μm 초 박막 소재 덕분에 이카로스의 무게는 아카츠기의 절반을 조금 넘는 315kg에 불과했습니다. 






자, 두 가지 문제가 해결 되었군요. 부피가 큰 물체를 궤도에 올렸고, 이걸 성공적으로 폈습니다. 



마지막으로, 돛의 컨트롤이 남았습니다. 



정사각형의 돛을 어떻게 제어 해야 이카로스의 궤도를 수정할 수 있을까요.



이것도 역시 참신하면서 간단한 방법으로 해결하는데요. 바로 LCD의 활용입니다.



어차피 돛은 햇빛을 반사하는 물건입니다. 정사각형의 네 분면의 반사율을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면, 기체의 방향을 바꾸는 일도 가능해 집니다. 



http://global.jaxa.jp




네, 돛에 LCD를 달아 돛을 검게 만들어 주는 거지요. 



LCD로 인해 검게 변한 돛의 분면은 광자를 흡수하게 되고, 광자의 반발력이 각각 다르게 작용하면서 기체가 회전을 하게 됩니다.



이게 실제로 잘 작동하는지 카메라를 달아가며 실시간으로 확인했는데, 결과는 대 성공이었습니다. 



en.wikipedia.org



이카로스는 발사 1년만인 2011년 12월, 금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게 된 것이지요.



결국 일본은 나사를 제치고, 솔라세일을 행성 탐사선에 활용한 '최초'의 타이틀을 거머쥐게 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_6HOqBkP2o




현재 이카로스는 장착된 태양전지가 충분한 전력을 생산하지 못해, 동면에 들어간 상태라고 합니다.



1-2년에 한 두번, 태양과 각도가 맞아지는 시점에 JAXA와 한 번씩 교신하고 있는데요.



일본이 이카루스의 성공을 발판으로 솔라 세일을 활용한 목성 탐사선 개발하겠다고 선언했으니, 



계속 발전 된다면, 태양계 외행성 탐사에 큰 획을 긋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www.visitgalapagos.travel




마치 좋은 범선을 만들어 신세계를 개척하려는 역사 다시 찾아오는 느낌이네요. 



우주 바다로 나아가는 대항해 시대가 또 반복 되는 걸까요.



다가올 우주 세기(?)에 우주 범선으로 행성간 여행이 가능할 날도 머지 않았단 생각이 듭니다. ^^;;;



위키피디아 >> IKAROS (영문) 

홈페이지 >> JAXA IKAROS (영문) 






P.S.1 미국에서도 2000년대 중반 부터 솔라세일을 개발을 시도해서 2010년에 NanoSail-D 라는 4.5kg 소형 탐사체 시험에 성공합니다. 



2019년 12월에 제트주진 연구소 JPL와 함께 NEA (Near-Earth Asteroid Scout)를 올릴 예정이라는군요. 



P.S.2. 일부 글에 댓글이 달리지 않는 문제로 티스토리측에 문의하였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시스템 오류가 있지 않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