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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 차로 보는 경제와 문화

재미로 살펴본 국산 플래그쉽 차량가격의 역사


국산 럭셔리 세단의 가격을 당시 물가와 비교해 보다




다소 이견이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최초의 럭셔리 세단으로 현대 '그라나다'를 꼽습니다. 



en.wikipedia.org


출처미상




1978년 현대가 포드의 그라나다를 수입해 와 국내에서 조립 생산한 모델이지요. 



V6 3.0L 모델의 출시 당시 가격이 1,154만 원이었는데, 1979년 분양했던 은마아파트 31평형의 가격과 맞먹는 수준이었습니다. 



이 가격 조차 1982년에는 1,867만 원까지 치솟았다고 하는군요. 당시만 해도 아무나 쉽게 살 수 없는 차량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라나다 이후 등장한 국산 플래그쉽 차량들의 가격을, 당시 물가와 비교해 보면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됩니다.



epublishing.cz



그라나다 단종 1년 뒤, 1986년에 등장한 현대의 1세대 그랜저입니다. 



'각그랜저'라 불리는 초기 모델로, 국산 고급차로는 최초 전륜이 적용되기도 했지요. 2.0L의 가격이 1,890만 원이었습니다. 



출처미상




그랬던 것이, V6 3.0L엔진이 장착된 1989년도 모델에서는 2,930만 원까지 인상됩니다. 



계산 하면 인상률 55%로, 당시 50만 원 안팎이었던 대졸 초임 월급을 안푼도 안쓰고 5년을 모아야 살 수 있는 가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은마아파트의 가격은 이미 1억 중반을 호가하고 있었습니다. 



무려 1,000% 인상의 위엄 두둥.



최고의 국산 자동차에 대한 이미지가 '차 한 대 가격 = 아파트 한 채의 가격' 이었습니다만,  부동산 투기의 바람이 불면서 이런 이미지가 깨어집니다.



그리고 이 자리는 1987년 수입차 시장 개방조치 이후 들어온 '외제차'들이 차지하게 됩니다. 



commons.wikimedia.org



stars.hansung.co.kr




1987년 처음 수입된 차량은 한성자동차의 벤츠 560SEL 였는데요. 수입차 관세 40%가 붙으면서 차량가가 무려 1억 5천만 원에 육박했습니다.



예전 그라나다가 가졌던 부동산 한 채 값의 지위를 벤츠가 차지했다고 보면 될 듯.



출처미상




국산차와 수입차의 지휘가 갈리게 된 1990년대에도 플래그쉽의 가격은 꾸준이 상승합니다. 



1997년 출시한 쌍용의 체어맨은 출고가 5,800만 원으로 마의 5천만 원을 돌파하지요. 



betterparts.org


www.motorcity.com.bh




1999년 등장한 에쿠스가 4.5L의 경우 6,360원을 기록하고, 2008년 등장한 체어맨 W 리무진이 국산차 최초로 1억 원을 기록 하게 되는데요. 



autoweek.com



2018년 현재 국내 최고가의 왕좌에는 1억 5천만 원의 EQ900 리무진이 앉아 있습니다. 



대기업 대졸 초임 연봉의 4년(!) 치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www.carmagazine.co.uk




사실, 4-5억 원을 호가하는 고급 수입차들이 들어오면서, 국내 최고라는 의미가 많이 퇴색한 편이긴 합니다. 



고급 부동산이 10억을 넘나드는 시대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1억 원이라니요. 



30년 전의 2천만 원이든, 지금 1억원이든, 일반인이 쉽게 살 수 없는 가격의 차량임에는 분명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