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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지구의 이상현상, 엘니뇨라는 단어는 어디서 시작 된 것일까


이상 기후로 인간의 활동에 영향을 끼치는 엘니뇨




지금도 가끔 등장 하지만, 10년 전만 해도 지구의 기상이변을 이야기할 때마다 등장하던 단어가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엘니뇨' 입니다.



wonderopolis.org



엘니뇨 쉽게 말하면 태평양의 수온이 예년과는 다른 경향을 보이는 현상으로,



바다의 온도가 달라지면서 바람의 흐름이 바뀌면서,



비가 많이 오는 곳에 비가 안 오거나, 비가 안 오던 곳에 폭우가 쏟아지는 문제를 불러 일으키게 됩니다.



비가 충분히 와야 하는 동남 아시아에는 가뭄이, 건조 지대인 미 서부 캘리포니아에 때 아닌 폭설과 폭우가 내리는 일이 발생 하는 것이지요.



태평양 기후의 영향을 받는 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엘니뇨에 의해 이상 한파나 이상 폭우 혹은 가뭄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www.adb.org




기상이변이 일어났다 하면, 엘니뇨는 범 지구적인 기후변화를 설명하는 방송가의 단골 메뉴였었는데요.



그런데 최근 들어, 기상이변에 엘니뇨를 언급하는 일이 잦아들었습니다.



과연 엘니뇨가 약해져서 그런 것 일까요?




엘리뇨 현상의 발견




엘니뇨 현상은 1923년 영국의 물리학자이자 기상학자인 '길버트 워커'가 발견 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899년 인도에 가뭄으로 대 기근이 발생하자, 영국은 이를 학문적인 방법으로 원인 규명에 나서는데요.



당시 인도의 기상학과에 재직중이던 워커교수가, 인도의 몬순 기후에 장기적인 특이 패턴이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http://slideplayer.com




이상 기후가 있는 시기에는 인도양과 태평양의 기압이 마치 '시소 게임'을 하듯 진동 하는 일이 있었음을 발견하지요.



이 현상을 '워커 서큘레이션'이라 불렀고, 현재는 '엘니뇨 남방 진동'이르는 용어로 불려지고 있습니다.





엘니뇨라는 용어의 유래




잠깐, 발견 당시에 워커 서큘레이션이라고 불렀다면, 그럼 대체 엘니뇨라는 용어는 누가 지은 거지요?



엘니뇨가 스페인어라더니 스페인 기상학자가 붙였나요?




엘리뇨 (El Nino)는 남자아이, 혹은 아기예수라는 뜻으로, 원래 페루 어부들이 사용하는 용어 였습니다. 



npr.org




적도 인근의 페루 앞바다는 세계에서 으뜸가는 멸치 어장인데요.



2년 혹은 7년마다 적도 인근 페루 앞바다에 따뜻한 해류가 나타나면서 (평균수온 8-9도 상승) 멸치 어획고가 급격히 떨어졌고,



주로 크리스마스 전후로 등장하는 바람에,



어부들이 고기가 잘 잡히게 해달라고 빌면서, 약 100여년 전 부터 이 현상에 'El Nino' 아기예수라는 이름을 붙였다는군요.



alertaeconomica.com




즉, 우리가 부르는 엘니뇨는 사실 페루 앞바다의 특정 현상이고, 



엘니뇨를 반대의 라니냐 현상화 함께 묶어 '엘니뇨 남방순환' 혹은 '워커 서큘레이션' 이라고 부르는게 맞다는 이야기입니다.





역사적으로 인간의 활동에 영향 끼치다




100년 전 부터 사용되던 용어이니, 엘니뇨가 최근에 발생한 이상 현상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일부 역사적인 대기근 역시 소빙하 시기에 엘니뇨가 겹쳐서 일어났을 거라는 연구도 있는데요.



en.wikipedia.org




중세 서양에 있었던 종교 혁명, 명나라의 몰락, 조선의 경신 대기근, 일본의 텐메이 대기근 역시 엘니뇨가 연관 되어 있을 거라 의심받고 있습니다.



심지어 더 오래된 잉카제국의 멸망에 엘니뇨가 영향을 끼쳤을 거라는 연구도 있었죠.



관련 기사 >> 엘니뇨가 명-청나라 몰락 불렀다 - 동아 사이언스 (2006년 10월 11일)



당장 근래에 가장 강력했던 엘니뇨는 1997년과 2015년에 있었는데, 



두 번 모두 남아메리카, 특히 브라질의 곡물 작황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면서, 세계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보고서도 있습니다.



www.cnbc.com




관련 링크 >> 2015-2016 엘니뇨 리뷰 - CME group



1997년은 IMF가 터지기 시작한 원년도라, 경제 공황과 엘니뇨가 우연히 겹친 건 아닐거라는 생각마저 들게 합니다.




앞으로 더 심해질 엘니뇨




최근 연구를 중심으로, 인간의 활동이 엘니뇨의 진폭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엘니뇨가 극심해 지면서, 브라질의 아마존으로 흘러 들어가야 할 탄소순환계가 교란 된다는 설명입니다.



tecake.in




서태평양에서 발생한 탄소가 동태평양으로 흘러가 아마존 우림에 의해 산소로 교체되어야 하는데,  강력한 엘니뇨에 의해 이게 흔들리고 있다는 이야기이지요.



온난화가 강력한 엘니뇨를 블러오고, 엘니뇨가 온난화를 가속화 시킨다는 본격 악순환의 고리.





http://www.sci-news.com




흠.... 지금도 문제였던 엘니뇨가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니요. 



예전과 달리 인간의 경제 활동이 국가 단위가 아닌 대륙 단위, 아니 행성 단위로 묶여져, 지구 스케일의 엘니뇨가 세계 경기에 어떤 타격을 입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당장 중국의 미세먼지가 우리 생활에 고통을 주는 걸 보면, 엘니뇨 역시 결코 남의 일이 아닌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