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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기관차에 비행기 엔진이 달린 사연


삽질 만은 아니었던 새로운 시도 - 가스터빈 기관차




일반적인 기관차들은 대개 디젤엔진이나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큰 힘을 내는데는 디젤만한 엔진이 없고, 고속을 내는데는 전기만한 동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기술개발에 힘입어 디젤도 슬슬 전기로 대체되는 추세인데요. 



증기기관 - 디젤기관 - 전기모터의 순서대로 발전해온 중간쯤 '삐꾸'와 같은 기관차들이 있었습니다. 



바로 가스터빈 기관차 였지요.



출처 : viewlinerltd.blogspot.com



가스터빈 엔진은  팬으로 공기를 흡입 시켜 연소시키는 항공기에 많이 쓰이는 엔진입니다. (관련 포스팅 클릭) 



열효율이 대략 난-_-감 한 수준이라 일반 피스톤 엔진에 비해 극악 수준의 연비를 가지는 단점이 있는데요. 



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반응성과 높은 속도 덕분에 기관차에 장착되어 운용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출처 : www.wisegeek.com



생각보다 꽤 일찍 1930년대 부터 적용이 시작되었는데, 가장 최근까지 상업운전을 했던 건은 1980년 UAC (United Aircraft Corporation)의 터보 트레인이었습니다.



 설계속도는 약 280km/h, 영업속도는 약 180km/h로, 동시대 일본의 고속철도인 신칸센 100 계 보다 훨씬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었는데요. 



도입된 틸팅 시스템과 함께 선로정비가 되었다면, 아마 세계에서 가장 빠른 영업 속도를 기록했을 수 있었습니다.(신칸센 200계 240km/h, 1982년) 



출처 : westcountyexplorersclub.com



잦은 고장과 낮은 경제성으로 인해 약 10여년만 운용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는데요. 



미국 암트랙에 의해 1969년 보스턴과 뉴욕 구간에서 사용되었으며. 캐나다 퀘벡에서 1980년 까지 CN (Canadian National Railway)에서 사용 되었지요.



출처 : www.westonlangford.com


출처 : viewlinerltd.blogspot.com


출처 : flickr.com


출처 : en.wikipedia.org


출처 : commons.wikimedia.org



가스터빈 엔진은 현재 미육군 에이브람스 M1A1에도 사용될 정도이니 놀랄만한 거리는 아닙니다. (그러니 영업운전이 가능했겠죠) 



하지만 이를 뛰어넘는 엽기적인 사례가 1960대 미국과 구 소련 에서 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항공기 산업의 무게중심이 급속히 프로펠러 (피스톤 엔진) 에서 제트 (가스터빈 엔진) 으로 기울면서 기차에도 제트기관을 모든 이동수단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는데, 



미국에서는 1966년 , 소련에서는 1970년 각각 M-497, SVL 이라는 이름으로 제트 트레인이 등장합니다.



출처 : futurism.livejournal.com


출처 : www.bogoboo.com




M-497은 미국의 뉴욕 센트럴 레일로드사의 제트 트레인입니다. 블랙비틀이란 별명이 달려 있지요. 



1966년 개발에 성공하여, 인디아나주의 버틀러 부터 오하이오주의 스트라이커 까지 약 400km의 구간에서 무려 295km/h를 달성하게 됩니다. (엔진도 있겠다, 날개만 달면... -_-;;;) 



출처 : www.smarttinc.com


출처 : www.smarttinc.com



기존의 차대를 활용하여 제작비용도 저렴했고. 상용화에 성공하리라 여겨졌습니다만. 



정작 문제는 차체가 아니라 고속을 뒷받침 해 줄 시스템있었습니다. 고속에도 튼튼한 철로, 이를 제어하는 시스템을 재설계하고 모두 뜯어 고쳐야 했었지요. 



선로는 돈으로 바르면 된다처도, 제어 시스템은 장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요. (69년 달에 사람 세명을 보내는데 들어간 시스템 구축을 떠올려 보시면 될겁니다.) 



때문에 블랙비틀은 시험만 성공한채 그대로 박물관행이 되고 맙니다.




출처 : www.hemmings.com


출처 : www.rrpicturearchives.net


출처 : railroad-line.com


출처 : cs.trains.com



소련의 SVL은 자료가 없어 검색이 쉽지 않습니다만, 냉전시대 미국과 과학기술 경쟁에서 태어난 자존심 싸움의 산물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지금 생각하면 비효율의 극치를 달리는 삽질중의 삽질이지만 이런 꾸준한 시도들 덕분에 고속철도가 등장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상상을 실천에 옮기는 도전정신이 부럽기도 하구요.



(다른 포스팅을 보려면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