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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생존을 위해 비행기 날개를 장착한 식물


하늘을 날라다니는 식물, 자바오이




'자바오이' (Javan Cucumber) 라는 게 있습니다. 


http://chm-thai.onep.go.th




리아나과의 식물로 호박 비스무리한 녀석인데, 주로 동남아시아와 오스트레일리아의 습한 지대에서 서식하는 식물입니다.


뜬금없이 왠 식물소개냐고요?


이 녀석의 씨앗을 퍼트리는 방식이 꽤나 독특하거든요. 


바람에 날려 보내는 흔한 전략인데, 여기서 조금 더 진화했습니다. 


아얘 씨앗에 날개를 달아, 마치 글라이더 처럼 날려 종자를 퍼트립니다.


en.wikipedia.org



모양만 봐도 그냥 글라이더에요.


반투명의 얇은 종이가 씨앗을 감싸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얼핏보면 B-2 폭격기와도 비슷해 보일 정도지요.


http://www.phytoimages.siu.edu







작은 수박 만한 열매가 입을 벌리면, 날개 달린 씨앗들은 바람을 타고 수 킬로미터를 날라가 싹을 틔웁니다.


정글이 다른 경쟁식물들로 빽빽하게 차 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손을 멀리 퍼트리는 전략이 필요 했다는군요. 


살아 남기 위한 진화가, 비행기 방식으로 이루어졌다는게 흥미롭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위키피디아 >> Alsomitra macrocarpa (영문)


사실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방식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좀비꽃 잡초인 민들레, 산악회의 명물인 단풍나무가 대표적인 식물입니다. 


민들레야 워낙 흔하고 바람에 날라가는 녀석이라 그다지 신기할 것도 없지만,


commons.wikimedia.org




단풍나무는 중력만으로 회전하면서 장거리 이동을 하는 씨앗으로, 헬리콥터의 날개와 비슷해, 바람만 잘 타면 1초에 1천회 이상의 회전이 가능하지요.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표면에 미세한 돌기가 있는데, 공기 저항이 주는 효과도 얻는다고 합니다. 


마치 골프공의 표면이 울퉁불퉁한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지요.






흠.....고도의 지적 생명체가 설계하지 않았나 싶을 정도의 '섬세한 진화'가 아닐 수 없는데요.


아직도 인간은 자연에게서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