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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2차 대전 일본의 치명적인 실수, 야기 안테나 이야기


첨단 기술을 버려둔 일본이 치뤄야 했던 댓가



기억 나실 분이 있으실지 모르겠네요. 



지금은 거의 사라지고 없지만, TV 시청을 위해 집집마다 '생선뼈' 비슷하게 생긴 안테나가 달려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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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라도 불면 TV 화면이 지지직 거리기 일수여서, 아버지가 지붕에 올라가서 안테나의 방향을 바꾸어주는 일이 흔히 있던 그런 시절이었지요.



그런데 이 안테나가 2차 대전 당시, 일본 제국군의 흑역사 대표하는 장비라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야기-우다' 안테나라고 불려진 이 장비는 



1926년 일본인 전자기학 박사인 '야기 히데구츠'와 '우다 신타로'가 개발한 지향성 전파 송수신 장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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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기 히데구츠 박사는 1909년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수재로, 



전자기파를 이용한 무선통신의 시대가 도래할 것을 예측하고는, 1913년 부터 독일, 영국, 미국로 유학을 나갔던 세계적인 석학이었습니다.




2차대전 발발 전인 1926년에, 도체의 길이가 특정 전파의 반파장 이상일 때는 전파를 반사하고, 반파장 이하일 때는 전파를 모으는 '특이 현상'을 발견 하는데요.



조수인 우다 신타로와 함께 이를 응용한 야기-우다 안테나를 개발합니다.







긴 막대기의 '반사기', 여러 개의 짧은 막대기의 '도파기'로 구성되어, 특정 전파를 발사하거나 혹은 전파를 수신하거나 하게 되는데,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지향성 (방향성) 이었습니다. 원하는 곳으로 전파를 쏘기도, 발신된 전파를 높은 감도로 수신할 수 있는 혁신적인 장비였지요.



무슨 십자 막대기 따위가 어떻게 전파를 쏘고 수신하는지 의아한데요. 



백문이 불여일견입니다. 아래 움짤은 보시면, 야기-우다 안테나가 어떻게 지향성을 갖는지 쉽게 이해가 가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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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투사기에서 전자기파를 발사하면, 도파기에 의해 지향성 발신기가 되는 거고, 



도파기에 의해 모아진 전자기파가, 투사기에 의해 수신되면, 지향성 수신기가 되는 구조입니다.



참고로, 전기가 어떻게 전자기파를 생성하는 지는, 다음의 외부 포스팅 링크를 확인해주세요.





www.radartutorial.eu




워........이건 뭐 딱 봐도 빼박 레이더입니다. 



개발 시기도 지금으로 부터 거의 100년전인 1926년이고요. 하지만 일본 정부는 이 첨단 기술을 거의 버려두다 시피 했고,



결국 특허로 등록된 '야기-우다 안테나'는 영국의 통신기업인 '마르코니 컴퍼니'로 기술이 팔리게 됩니다.



응? 이거 잘하면 하늘에 떠다니는 물체를 미리 확인할 수 있겠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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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기-우다 안테나의 지향성 특허를 입수한 영국은, 이후 10년 동안 기술을 갈고 닦아 단거리 대공용 레이더를 개발하기에 이르는데요. 



이 녀석이 2차 대전 '영국 본토항공전'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음은 이루 말할 필요가 없겠죠. 



'빌어먹을 손님이 도버를 건너 오신다. 어서 마중 나가자.' 



도버해협을 건너오는 독일 공군기를 미리 탐지하고, 런던 외곽에서 미리 요격할 수 있었느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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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일본은 달랐습니다. 첨단 군사기술이 영국에 넘어갔는지 조차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가,



1942년 싱가포르를 점령한 뒤, 포로로 잡은 영국인 부사관을 통해 레이더의 존재를 알아 차리게 됩니다.



입수한 레이더 조작 관련 서류에서 '야기'라는 단어가 연거푸 나오자 대체 이게 뭐냐며 다그쳤다는 소리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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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자신들이 어마어마한 장비를 개발 했었다는 걸 깨달은 건 너무 늦은 시점이었습니다.



1942년은 이미 연합군은 레이더를 함선, 심지어 소형의 비행기에 쑤셔넣을 정도의 기술을 확보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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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서부전선에서는 야간 폭격기를 잡기 위해 레이더가 장착된 야간 전투기가 활약하고 있기도 했지요. 



심지어 미국은 노즈콘 내부에 레이더를 구겨넣은 'P-61 블랙위도우'가 시험 비행에 성공하기도 했습니다.


          

수평선 너머의 적을 볼 수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는, 눈을 뜨고 싸우는지 감고 싸우는지 수준의 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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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으로도 이미 미국에 상대가 되지 않았는데, 



과학 기술의 잠재력을 깨닿지 못하고, 버려둔 상황이었으니 감히 상대가 되질 않았지요.



자신이 개발 하고도 써먹지 못한 야기-우다 안테나는 결국 일본의 흑역사로 남아, 패망을 앞당기는 일등공신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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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왜 일본이 첨단 기술이었던 안테나를 버려 두었는지에 대해, 



'레이더 따위를 개발 하는 것보다, 훈련을 통해 인간의 시력을 단련시키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라는 사고에 빠져 있었다' 



라는 야사급 내용도 찾아지는데요.



나무위키 >> 야기-우다 안테나

                                


실제로 저런 논리들이 오고 갔는지는 알 수가 없지만, 첨단 전파경보 장비에 대한 일본 군부의 오판이 있었음은 분명해 보이는군요.



우리에겐 천만다행의 일이 된 셈이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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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안테나들이 21세기인 현재에도 살아남아, 일부 건물에서 혹은, 야생동물을 추적하는 장비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는데요.



2차대전 전황을 좌지우지 했던 첨단 기술이, 



그것도 우리와 가까운(?) 일본에서 개발 되었다는게 사뭇 놀라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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