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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가장 멀리, 가장 오래 '우주'에서 머물렀던 미국과 러시아


미국과 소련, 각각 다른 우주개발 분야에서 최고가 되다




Wikimedia Commons




지난 포스팅에서는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 간의 태양계 탐사 경쟁에 관해 짦막하게 소개해 드렸었죠.



미국의 매리너 프로그램과 러시아의 베레나 프로그램으로, 양국은 불과 10년간 20여기를 주거니 받거니 발사 하면서 수성, 금성, 화성 탐사에 연이어 성공 하는데요.



이들 탐사선, 특히 매리너 프로그램이 인류 외행성 탐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던 건, 당시 개발된 기술들이 '파이어니어' 탐사선과 '보이저' 탐사선에 사용 되었기 때문입니다.




nasa.gov




파이어니어와 보이저의 유명세야 제가 직접 언급할 필요가 있을까요.




인류 최초로 화성 밖 거대 행성을 확인한 무인 탐사선


인류가 만든 어떤 물체보다 지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탐사선


인류가 만든 세상에서 두 번째로 빠른 속도의 탐사선 등등.


(1등은 1976년에 태양으로 발사된 헬리오스 2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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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왕성, 해왕성의 경우 보이저호 이외에 아직 도달한 탐사선이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가 접하는 이들 행성의 사진은 모두 40년전 보이저호가 찍은 작품들이지요.



당시 처음 시도되었던 기술 중에 스윙바이 혹은 슬링샷이라 불리는 탐사선 가속 기술이 있었는데, 행성의 중력을 이용해 탐사선을 가속 시키는 원리입니다. 



행성에 접근하게 되면 중력에 의해 탐사선의 속도가 빨라지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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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궤도에서 일정 속도 이상으로 가속되면, 탐사선은 속도가 높아진 상태로 접근했던 행성을 다시 탈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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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종의 행성의 공전 에너지를 훔치는 기술이라, 추가 연료 없이도 보이저호는 17 km/s, 시속 61,200 km라는 경이적인 속도로 가속이 가능했습니다.



매리너 9호때 처음 본격적으로 시도된 뒤, 파이어니어와 보이저호 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외행성 탐사에서 사용되는 가속기술로 자리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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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낸 탐사선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 기술도 중요하겠지요. 



사각이 생기지 않도록 미국 캘리포니아, 호주 캔버라, 스페인의 마드리드에 최대 70m 급 대형 안테나를 설치하고 이들을 네트워크로 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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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8년에 시작된 딥스페이스 네트워크 (DSN)로 초창기 JPL이 미육군 산하에 있을 때 발족한 우주통신 담당 부서 였습니다만, 



우주 탐사선 발사가 시작되면서 JPL이 NASA 산하로 들어가게 되고



DSN 네트워크가 본격적으로 갖춰지면서, 매리너는 물론이요. 파이어니어, 보이저호의 성공에 숨은 조력자로 거듭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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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진성이 강한 S band (2.29 - 2.30 GHz), X band (8.40 - 8.50 GHz)를 통신에 사용하는데, 



그럼에도 전파의 세기가 너무 약해서, 2중의 백업 데이터 수신, 노이즈 처리등의 기술들도 같이 발전되게 되지요.



이들 기술이 현재의 행성 탐사선에도 고스란히 전수되어, '현대 심우주 통신기술'의 기반이 되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테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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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 2호 이후,



20년 뒤인 1995년에야 탐사선 갈릴레오에 의해 목성 재탐사가 이루어 졌고,



토성은 무려 30여년 후인 2004년 탐사선 카시니-하위헌스에 의해 재방문이 이루어졌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해왕성과 천왕성은 아직 다시 가볼 생각 조차 못하고 있는 미지의 상태로 남아있는 상태이고요.



solarsystem.nasa.gov




1960~70년대에 있었던 외행성 탐사에서는 자타공인 미국을 따라갈 나라가 없었습니다만,



이렇게 미국이 열심히 외행성 탐사에 열을 올리고 있을 때, 소련은 전혀 다른 분야를 파고들고 있었습니다. 



지구 저궤도에 자리하는 우주정거장 분야였습니다.



newsweek.pl




사실 소련이 우주 정거장에 뛰어든 건 다분히 군사적인 목적 이었습니다. 인간의 눈으로 우주에서 적국을 감시하는데 우주정거장 만한게 없다는 판단이었거든요.



소련은 문레이스에서 패배한 직후인 1971년 최초의 우주정거장인 살류트 1호를 발사합니다. 



4월 19일 살류트 1호는 무인으로 발사된 뒤 궤도에 진입하고, 같은 달 22일 3명의 우주 비행사가 소유즈 10호를 통해 살류트 1호에 들어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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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킹에 문제가 생기면서 내부 진입에 실패하고, 



다시 한 달 여 뒤 인 6월 6일, 소유즈 11호를 통해 재진입에 성공 하면서, 세계 최초의 우주정거장 운용이 시작되었지요.



이들 우주인 3명은 23일간을 궤도에 머무르는 기록을 세웠는데, 



반쪽짜리 성공이었던 건, 안타깝게도 지구 재진입시 귀환선에 문제가 생기면서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이후 군사용 감시 위성으로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소련은, 매년 1대 꼴로 살류트를 발사하여 살류트 5호까지, 약 5년간 우주정거장을 연속적으로 운영하게 됩니다.



군사용이었던 관계로 세간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가, 구 소련이 붕괴된 이후에야 2호 부터 5호까지 존재가 밝혀지게 되지요.



살류트 2호에는 23mm (혹은 30mm)의 기관포가 장착 되었던 걸로 알려져 있고, 대부분의 샬류트에는 지상 정찰 카메라가 탑재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그렇거든요.



비록 군사 목적이었지만, 지속적인 보급을 통해 장기간 우주 체류를 가능케 하는 진정한 '우주정거장'의 개념을 잡은건 살류트가 처음이었고,



과학용 2세대 우주정거장으로 설계된 6호, 그리고 마지막 살류트였던 7호는 각각 764일, 3,216일을 궤도에 머무르면서 미국이 따라올 수 없는 기록을 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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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7호는 최초로 우주정거장의 EVA 수리가 이루어 진 것으로 유명한데요. 물자의 보급 + 식물 재배의 자급자족 + 자체 수리의 3단 콤보를 완성시키면서,



장기 우주 체류의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실질적인 우주정거장의 운용 노하우를 습득하는 성과를 얻게 됩니다.



(미국이 유일하게 소련에게 뒤졌던 분야로, 현재 ISS 서비스 모듈의 운용은 러시아가 맡고 있습니다.)



살류트 7호의 미션 기간 중 발사된 미르 우주정거장으로 인해, 지구에서 유일하게 2기의 우주정거장을 동시에 운용하는 기록도 수립할 수 있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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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살류트의 성공을 발판삼아 러시아는 ISS의 기반이 된, '미르 우주정거장'의 단독 발사를 계획하는데요.



요새 컨디션이 컨디션이 아니네요. ㅜ_ㅜ '미르'편은 날 잡아서 다음 따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