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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 차로 보는 경제와 문화

경기침체가 2018년 자동차 내수에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


2018년 상반기 자동차 내수시장의 인상적인 점



2018년도 벌써 절반이 흘러갔군요.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근래 핫한 이슈 중에 하나가 바로 경기침체 관련 내용이 아닐까 하는데요.



대부분의 경제 관련 기사를 보면, 수출은 반도체를 제외하고 나쁨, 내수는 올해 아얘 불황에 빠져있다고 알리고 있습니다.



en.wikipedia.org




실제 피부로 느끼는 체감 경기도 확실히 나쁜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도 드디어 장기불황의 문턱을 넘어 버린 건 아닐까 걱정스럽습니다.



내수경기가 실제 나빠 졌는지를 보는데에 자동차 내수 실적 만한 수치가 없겠죠. 



어차피 차량 구매야 5년 타던 거 조금 구입시기를 미루고 10년 타면 될 뿐이니, 경기가 악화되면 뒤이어 차량판매 수치가 떨어지게 마련인데요.



2018년 상반기를 결산 한다는 의미로, '민교아빠'님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변화를 한 번 살펴보았습니다.







일단 자동차 내수시장 전체 분위기를 보면,



전년 대비 상반기 전체 판매량이 소폭 감소했습니다. 월별로 살펴봐도 2018년 1월을 제외하면, 전년 동월에 비해 판매실적이 조금씩 낮은 편인데요. 



약 78만 대에서 76만 대로, 2만 여대 가량 판매량이 줄어있지만, 체감상 그렇게 많이 줄었다고 느끼긴 힘드네요.



현대가 46.8%, 기아가 35.3%의 점유율을 차지해, 양사를 합친 현대자동차 그룹으로는 82.2%의 내수 점유율을 기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일부 차종의 수치를 보면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내수대장 현대의 주력차종, 쏘나타와 그랜저의 월별 판매 추이가 약간 인상적입니다.





막대 그래프는 월별 판매 실적이고, 이를 누적 판매량으로 표시해 보았는데요.



2월까지는 전년 동월대비 괜찮은 실적을 보이다가 3월을 기점으로 추세가 역전되기 시작합니다. 



작년 3월에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쏘나타 뉴 라이즈가 출시되면서 판매량이 월 8천대 선으로 뛰어올랐기 때문인데요. 



www.hyundaiusa.com




1년이 지난 현재, 약빨(?)이 떨어지면서 월 5천대를 간신히 넘고있는 상태입니다.



주력 세그먼트의 국민 중형차가 이 정도인데, 타사의 중형들이야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실적이 좋지 않음은 두말 할 나위가 없겠죠. 



상반기 말리부의 누적 판매량은 6천 여대, SM5는 5천 여대로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수요가 중형에서 준대형으로 넘어 가서 그런 걸까요?






우리나라 준대형의 대장 그랜저를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입니다. 작년 동월대비 판매실적이 많게는 월 2천대씩 차이나고 있었어요. 



매달 덜 팔리는 차가 반 년 동안 쌓이다 보니, 1만 4천대나 덜 팔리는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흐음....내수시장이 그렇게 많이 줄지 않았다고 하는데, 대체 줄어든 이들 차량의 수요는 어디로 간 걸까요.





답은 바로 SUV에 있었습니다. 



역시 내수시장의 간판 SUV인 싼타페를 보면 알 수 있는데요. 



2018년 2월 풀체인지 모델인 4세대 올뉴싼페가 출시되면서, 줄어든 세단의 판매량을 모조리 커버하고 있었습니다. 



www.cars.co.za




전성기 시절 쏘나타를 능가하는 실적에, 실제 월 판매량에서 1위를, 상반기 판매량에서 그랜저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팔려 나가고 있습니다.



캠핑등 레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SUV를 선호하는 시장의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된게 아닌가 싶군요.



그런데 여기서 조금 유심히 봐야할 부분이 있어요. 



3월 1만 3천대를 기록한 판매실적이 6월 달엔 9천 대까지 떨어졌다는 겁니다. 그것도 3월부터 꾸준히 하향 추세를 그리면서요.



만약 단순히 신차효과가 사라진 것이라면, 더이상 실적이 낮아지지 않고, 7월의 판매량이 6월의 9천 대 수준을 유지하게 되겠죠.



하지만 하향세가 단순히 차량문제가 아닌 경기침체가 맞물린 문제라면, 전년 동월 수준 인 5-6천 대 수준까지 실적이 낮아질 거란 예상도 쉽게 가능합니다.





경차 1위 모닝도 관심있게 살펴 보았는데, 역시나, 작년 대비 실적이 썩 좋지 않아 보이지 않습니다. 



경차의 경우사회 초년생들의 수요 보다는, 이미 차가 있는 가정에서 세컨카로의 수요가 더 높은 편인데, 



미세하지만 3월부터 판매량이 감소추세에 있어 유심히 추이를 지켜 봐야 할 것 같아요.



www.kia-world.net




이밖에 1위에서 20위까지의 차량을 모두 비교해 보았습니다만, 



위의 네 차종 및 2017년 상반기에 없었던 코나를 제외한다면, 크게 유의미한 실적차를 얻을 수 없었는데요.



사실 자동차 판매 실적은 경기에 선행이 아닌, 후행 하는 쪽입니다. 경기 변화에 민감하긴 하지만, 한 발짝 뒤이어 따라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그래서 내리는 오늘의 한 줄 결론,



국내 경기가 얼마나 나빠 졌는지를 보기위해, 당분간 싼타페의 월별 판매량을 보면 될 듯.



P.S. 불황에 잘 팔린다는 포터와 봉고트럭의 판매량은, 오히려 판매량이 약간 줄은 정도로 큰 실적 변화가 보이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