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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체중의 46배 하중에 노출 되고도 오랫동안 잘 살았던 사나이


인간은 과연 몇 g까지 견딜 수 있을까




일반적으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최대 중력가속도는 10g 안팎 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것도 고도의 훈련을 받은 파일럿의 경우이고, 보통의 일반인은 체중의 다섯 배인 5g를 넘으면 실신 한다고 알려져 있지요.



그런데 파일럿이 긴급 탈출할 때 사용되는 사출좌석의 경우, 로켓이 점화된 순간 가속도가 최대 14g까지 치솟습니다. 



forum.valka.cz




1970년대 개발된 불곰국의 KM-1 탈출 좌석은, 아얘 화끈하게 22g로 파일럿을 쏘아 올렸던 성능을 가졌었지요.



흠, 사람 몸이 10g 정도 까지 버틸수 있다더니....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요?



비밀은 바로 시간입니다. 아래를 그래프를 보시면 '시간'축과 '가속도'축으로 이루어진 '산 모양'의 점선들이 눈에 띄는데요.



en.wikipedia.org




정면에서 눌러지는 힘의 경우(빨간색) 0.03초의 짧은 순간이라면 초당 35g의 가속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인간의 몸이 의외로 큰 가속도에 견딜 수 있음을 알 수 있지요.



그런데 문득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견딜 수 있는건 알겠는데, 대체 저 데이터는 어떻게 만들어진 거지? 


컴퓨터 시뮬레이션인가?'



궁금하면 찾아 봐야죠. 조금 검색을 했더니 놀라운 내용이 찾아 졌습니다. 



만들어진 그래프는 시뮬레이션 결과가 아닌, 실제 사람으로 실험한 실험 결과에 바탕을 두고 있었거든요. ㅎㄷㄷ



en.wikipedia.org




제트 전투기의 시대가 활짝 열린 1950년대, 발전하는 기술에 인간의 신체가 따라가지 못하는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너무 높이, 너무 빨리 하늘을 올라가다 보니 파일럿들이 산소부족이나 감압병에 시달렸던 것이지요. 



이 중에서도 g포스라 불리는 관성에 의한 중력가속도는, 제트 전투기가 등장하기 전 부터 파일럿을 따라 다녔던 골치 아픈 현상이었는데요. 



HistoricWings.com




덕분에 1941년 세계 최초 g 슈트가 등장 할 정도로 연구가 활발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초창기 모델을 보면 정말 정말 기초적인 수준으로, 제트 전투기 시대에는 보다 더 뛰어난 내중력복의 개발이 요구 되었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미공군이 독립한 1947년부터, Air Development Center라는 연구기관을 두어, 항공생리학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뛰어듭니다.



en.wikipedia.org




당시만 해도 큰 가속도를 내는 마땅한 물체가 없었던 지라, 단일 철로 위에 놓여진 로켓썰매를 사용했는데요. 



실험 방법은 별거 없었습니다. 사람을 직접 태워서 낮은 가속도부터 순차적으로 g포스를 올리는 테스트였거든요;;;



1947년 부터 실시된 실험에서 74명이 선발되어 로켓 썰매에 탑승하게 되었고, 



55명은 앞쪽을 본 채, 19명은 뒷쪽을 본 채, 30g를 넘나드는 안드로메다행 고속 열차를 탑승하는 체험을 하게 됩니다. 



말이 30g이지, 80kg인 몸에 2.4톤의 돌덩이가 짓눌러 진다고 생각해 보세요. 아무나 할 수 있는 테스트는 분명 아닙니다;;;



science.sciencemag.org




심지어 74명 중 한 명인 존 폴 스탭 (John Paul Stapp) 박사는, 1954년에 있었던 29번째 테스트에서, 



5초 만에 시속 1,017㎞를 돌파한 후, 1.4초 만에 급정거 하여, 무려 46.2 g라는 기록적인 가속도를 버텨 내는 위엄을 세우기도 했으니까요;;;; 



경-_-축 세계 최고의 인간탄환 등극. 



스탭박사 이후로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46.2g의 기록을 갱신하지 못했는데요. 



당시 스탭박사 왈, '내 생각엔 아직 더 갈 수 있는데 뭥미?' 라고 말해서 좌중을 놀라게 했다고 하지요.



잘못하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는 실험인데, 이것 참, 무모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군요. 여튼 이런 테스트 덕분에 우리가 봤던 저런 그래프가 만들어진 것 만은 분명한데요.




www.af.mil




그래서 존 폴 스탭 박사는 실험 후 어떻게 되었냐고요? 



이런 저런 훈장도 받고, 인간에 가해지는 최대 하중에 대해 계속 연구하면서, 뉴멕시코 리서치 센터의 센터장(New Mexico Research Institute)으로 은퇴 한 뒤,



건강하게 여생을 보내다 1999년 89세의 나이로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합니다. 



좀 더 갈 수 있었다는 자신의 말을 스스로 증명이라도 하 듯 말이지요. ^^;;;



en.wikipedia.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