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고 넘기기에는 진지한 도전 - 가스터빈 엔진 자동차
언젠가 팀 블로그에 가스터빈 자동차에 대한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정책상 GM의 차량에 대해서만 다둘 수 밖에 없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그때 못다한 다른 회사 차량들도 같이 소개해보려 합니다.
출처 : thethrottle.thechive.com
내연기관 중 가장 강력한 출력(추력)을 가지고 있는 엔진이 바로 로켓 엔진입니다. 그 다음이 제트 주진식 엔진, 그중에서도 램제트 엔진, 터보제트 엔진, 터보팬 엔진 의 순으로 나열 되는데요.
(엔진 분류에 대한 내용은 이미 다룬 바 있으므로 아래 포스팅을 참고해 주세요)
모두 고가에 개인이 유지 관리 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동차에 장착되기에는 많이 부담스러운 엔진이 되겠습니다.
출처 : www.pakistanaffairs.pk
기존 포스팅을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영국의 Trust SCC나 Bloodhound SSC, Aussie Invader 5R 와 같이 로켓엔진 혹은 전투기용 제트엔진을 사용하는 기록갱신용 시험차가 있긴 합니다.
이 친구들은 타고 다닐 사람도, 탈만한 장소도, 만들 사람도 거의 없으니 상징적인 차량이란 것 외에는 큰 의미가 없지요.
출처 : www.auto-types.com
출처 : www.carxmotor.com
출처 : www.telegraph.co.uk
출처 : www.caranddriver.com
그런데 1950년대 초반, 가스터빈 엔진이 대 유행할 시기. 천조국 아저씨들이 별난 시도를 하기 시작합니다. 비행기 엔진을 떼어내어 기차에 붙여 보기도 하고 자동차에 붙여 보기도 하는데요.
출처 : deansgarage.com
지금이니까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만, 당시만 해도 꽤나 진지한 연구 과제여서 GM의 파이어버드는 양산을 목적으로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비행기 처럼 불(?)을 내뿜는 것이 아니라, 앞에 바람개비를 달아 바퀴를 돌리는 터보샤프트 엔진을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출처 : detroitdemigod.deviantart.com
차량 디자인이 우스워서 그렇지 공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사기에 가까운 기술이었습니다. 그 큰 가스터빈 엔진을 차에 우걱우걱 쑤셔 넣은 것도 놀랍지만, 무려 1950년대에 이게 가능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출처 : www.worldcarfans.com
출처 : www.digitaltrends.com
첫 등장이 위의 1953년형 GM의 파이어버드였고 (이건 이미 다룬바 있으니 짧게 패스.) 뜬금없이 1954년 피아트에서도 터비나라는 이름의 가스터빈 차량이 등장합니다. 유럽이라뇨... 저도 작성하다 안 사실입니다. 놀랍네요.
출처 : en.wikipedia.org
출처 : www.scottgrundfor.com
출처 : flaviendachet.blogspot.com
2만2천 rpm에서 300마력을 냈다고 하는데, 엔진 회선수만은 F1 차량을 뛰어넘는 위엄. 두둥. 얘는 아얘 제트추진으로 달리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삐꾸같은 존재입니다. -_-
출처 : www.smcars.net
반면 GM은 시험이 아닌 양산을 목적으로 계속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1964년에 파이어버드 3가 등장하죠. 그리고 이에 자극받은 크라이슬러도 1964년 양산형 차량인 터빈카를 생산하기에 이릅니다. (아무래도 신기술에는 미국 아재들이 더 적극적인 듯)
출처 : blog.hemmings.com
출처 : img714.imageshack.us
출처 : en.wikipedia.org
출처 : www.thehenryford.org
당시 매뉴얼상 스팩은 4만5천 RPM에 130마력 정도로 그렇게 뛰어난 스팩은 아니였습니다. 엔진 부품수가 적고 (20% 수준)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과 첨단 자동차라는 상징성 정도? 시장에 팔기에는 매력적인 차량은 아니었지요.
50대를 양산하고 OTL.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이후 또 다른 뜬금포는 영국의 로버사로부터 있었습니다.
1963년 르망 내구 레이스에 로버 BRM이라는 차량을 출전시킨 것이지요. (2차대전 직후 영국의 가스터빈 기술은 미국을 능가했습니다.) 정식 출전은 아니었고 시험 출전이었는데, 2.0L 클래스에서 8위라는 나쁘지 않은 성적을 얻어 갑니다.
출처 : en.wikipedia.org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최고 225Km/h의 속도를 기록하기도 하지요. 가스터빈 엔진의 응답성이 매우 빠른 걸 감안한다면 약간 실망스러운 등수이긴 합니다. 그래도 1965년까지 내리 2년을 더 출전하니 3년은 도전한 셈이네요.
최종 성적은 종합 10위. 그리고 그대로 철수하고 맙니다.
출처 : autoentusiastas.com.br
출처 : grrc.goodwood.com
1970년대 로버 BRM 이후로는 업계에서는 더 이상의 가스터빈 엔진 검토가 중단됩니다.
팔리지도 않을 뿐더러 오일쇼크 덕분에 더 이상 쓸데 없는데(?) 투자할 여력이 사라진 탓이지요. 가스터빈 자동차는 더이상 만들어 지지 않고, 오로지 박물관에서만 만나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헐..... 아래 짤을 찾았는데. 로버에서 시험용으로 T4라는 개스터빈 엔진을 장착한 적이 있네요. 찾아보니 T3, T4, T5의 배리에이션이 있다고 합니다. 표지판에 적힌 1961년의 위엄.)
출처 : uksaabs.co.uk
지금은 더 이상 자동차에서 찾아 볼 수 없는 가스터빈 엔진.
비싼 가격과 어마어마한 유지비 (첨단소재 + 유류비 크리)로 아마 땅에서 굴러가는 차량으로는 M1A1 에이브람스 탱크만이 유일한 가스터빈 차량이지 않나 하는데요.
비록 삽질 그쳤지만 터빈 엔진 자체가 고온과 고압, 높은 회전수를 다루어야 하는 관계로 관련 기술분야에서 큰 발전이 있었을 걸로 생각 듭니다.
지금의 첨단 기술이 삽질을 바탕으로 꽃피웠다는 느껴지는건 저만 그런가요? ㅋ
출처 : www.ronpatrickstuf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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