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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기술

수동보다 뛰어난 자동변속기의 제로백


어래? 오토가 더 빠르다 굽쇼?



제목을 보고 의아해 하셨을 겁니다. 자동변속기 차량이 훨씬 빠르다니요... 



지난 BMW 제로백 포스팅과 말리부 포스팅에 이은 후속편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먼저 두 글을 읽으시면 아래 내용이 더 손쉽게 이해되실 겁니다. (안 보셔도 대세에 지장은 없습니다 ㅋ)





자동변속기는 유체를 중간재로 한 토크컨버터를 장착하고 있습니다덕분에 운전자가 클러치를 밟지 않고도 편리한 변속이 가능하지요.



출처 : www.unp.me



하지만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아시다시피 자동변속기는 동력전달 효율이 떨어져 연비가 낮은 편입니다



락업 클러치와 같은 기술 발전에 힘입어 수동과의 갭이 크진 않지만유체라는 매개물질을 쓰는 태생적인 한계는 어쩔 수 없지요.

 


출처 : kids.britannica.com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런 손실에도 불구하고 자동변속기 차량이 수동변속기 차량보다 더 빠르게 달릴 수 있습니다. 효율의 문제가 아니라 단순 빠르기의 이야기지요.



사실 빠르다는 개념이 조금 다르긴 합니다만,



수동최고속도가 더 높지만 제로백이 자동보다 떨어집니다.


자동은 최고속도가 좀 낮지만 제로백이 수동보다 뛰어납니다.



자동변속기는 최고속도가 낮긴 하지만 최고속도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짧다고 표현하면 정확할 겁니다. 토크와 출력간의 개념과도 비슷하죠. 



최대출력이 낮지만 엔진토크가 무식하게 큰 북미 머슬카들이 대표적인 케이스인데요. (포스팅 클릭) 



위의 경우는 같은 엔진을 사용하므로 엔진 토크가 아닌 변속기별 휠 토크의 비교 사례가 됩니다.


 

고성능 차량의 경우 스팩에 제로백(0 to 60 mph)을 명기하는 경우가 많은데요홈페이지에 공개된 카마로 ZL1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출처 : motortrend.com



오토, 매뉴얼 모두 동등한 6.2L ISA V8 슈퍼차져 엔진을 장착하고 있습니다최대출력 580마력에 77kg.m에 가까운 토크를 내는 엔진이로군요.

 


출처 : Chevrolet.com



보이시지요? 쿠페와 컨버터블 모두 오토가 매뉴얼보다 약 0.1초씩 빠른 체로백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최고속 에서도 밀리지 않는 스팩을 가지고 있군요. (위 포스팅의 락업 클러치를 상기해 본다면 충분히 가능 합니다.)

 


이런 스팩을 가지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는 의도적으로 키운 오토미션의 기어 때문입니다.



보통 자동 변속기는 유체클러치에서 오는 에너지 로스를 보상하기 위해 저단 기어비를 높게 셋팅 하는데요



자료에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만, 참고로 공개된 콜벳의 1/2단의 기어비를 비교하면 오토가 기어비를 키워 토크를 크게 가져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최종기어비 (FGR, Final Gear Ratio)를 감안해도 꽤 큰 수치가 나오지요.

 


출처 : Chevrolet.com



두번째는 토크컨버터에 장착된 스테이터 때문입니다.



토크컨버터 내부는 엔진축에 연결된 펌프 임펠러, 변속기축에 연결된 터빈러너그리고 중간에 장착된 스테이터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펌프 임펠러가 내부의 유체를 회전시키면 그 흐름을 받아 터빈 러너가 돌아가는 원리를 가지고 있지요.

 


출처 : assets.bankspower.com



그럼 스테이터라는 녀석은 굳이 중간에 왜 달려 있느냐



바로 토크 컨버터의 효율을 위해 장착된 비밀병기로 사용되기 위함입니다.


 

회전하는 유체는 볼텍스라 불리우는 와류를 생성해 내는데요와류는 유체저항을 키우는 동시에 캐비테이션 (동공화 현상, 포스팅 클릭)을 불러옵니다



스테이터를 장착하므로 해서 와류 생성을 억제하면 흐름이 좋게 되고 내부 유체간 압력차도 없어지는거지요효율이 좋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출처 : autoshop101.com


출처 : nandhhyqhindy.blogspot.com 



게다가 최종적으로 스테이터의 날개 구조가 토크를 증대시키는 구조로 (30%전후. 물론 속도손실은 발생



자동변속기는 기어비 + 스테이터의 버프를 받아 수동변속기 보다 높은 토크를 낼 수 있게 되어있습니다.

 


출처 : thrashercharged.com



결론적으로 자동이 수동보다 큰 토크를 혹은 빠른 제로백을 가지는 이유는 바로, 높은 기어비와 더불어 잘 설계된 스테이터 덕분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숙련된 운전자, 길들이기가 잘 된 수동 차량은 스팩보다 높은 성능을 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일반 운전자가 두 차량을 운전하게 될 때자동이 수동보다 높은 퍼포먼스를 가진 다는 점은 너무나 명확합니다.

 


출처 : www.iveho.com



뭐, 저는 여전히 수동이 좋습니다. 클러치를 밟았다 떼면서 차량을 직접 컨트롤한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고 토크컨버터의 헛도는 듯한 이질감은 여전히 적응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연비도 그렇고 성능도 그렇고 심지어는 DCT CVT 등의 기술발전으로 인해 자동은 수동을 거의 다 따라간 듯 합니다.


 

오늘의 한줄결론. 수동보다 뛰어난 자동변속기. 여러분은 어떤 차량을 좋아하시나요?




P.S. 논점의 이탈을 막고자 언급하지 않은 스테이터의 또 다른 역할 - 원웨이 클러치를 장착하여 유체를 무조건 한 방향으로 돌게 만들어줍니다. '역류 방지용'이겠지요



(짤중에 찾아보시면 관련 내용이 있습니다 ^^)



(다른 포스팅을 보려면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