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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비행기

[엔진] 희대의 사기 캐릭터 프랫&휘트니 R-2800 엔진


2차대전 미군의 사기 패치 캐릭터와 R-2800 엔진 



2차대전의 사기 캐릭터 하면 네 가지 기종을 손에 꼽습니다



미육군 항공대의 P-47 썬더볼트, P-52 머스탱, 미해군 항공대의 F4U 콜세어 F6F 헬켓이 이들입니다.



썬더볼트와 머스탱은 유럽 대륙에서 독일군을 모조리 씹어먹었고



헬켓과 콜세어는 한때 전장의 귀신으로 불렸던 제로센을 '하늘을 나는 관'으로 전락시키고 말았지요




P-51 머스탱

P-51 머스탱 / www.acc.af.mil


P-47 썬더볼트

P-47 썬더볼트 / www.richard-seaman.com


F4U 코르세어

F4U 코르세어 / world-war-2.wikia.com


F6F 헬켓

F6F 헬켓 / www.vg-photo.com




특히 썬더볼트는 미친 듯한 맷집으로 악명이 높아서, 독일군에게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유유히 한대가 하늘에서 날라와서 진지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버리질 않나, 울분에 북받쳐서 기관포로 조준사격 해보아도 처 맞고는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면서 날라가질 않나



적의 입장에서는 미치고 환장하는 희대의 사기캐 였었습니다





썬더볼트 대지공격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썬더볼트 야간

출처 : www.reddit.com




태평양에서의 두 함재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헬켓은 교환비가 20:1, 코르쉐어는 10:1의 수준으로, 전장에서 만났던 제로센은 모두 OTL.


   

(스핏파이어와 메셔슈미트 BF-109와 같은 유럽의 명품들도 없진 않았었습니다만


쇼미더 머니 치트를 무한으로 돌리는 미국의 물량과 기술력에 결국은 GG를 쳤습니다.)

 

 


코르세어 착함

출처 : zarco-macross.wikidot.com


코르세어

출처 : www.warbirdinformationexchange.org


 

모두 같은 듯 다른 듯한 형상을 하는 이들은, 머스탱을 제외하면 모두 프랫&휘트니의 R-2800 더블 와프스 라는 엔진을 달고 있습니다



1940년 개발 초기에 1500마력을 가졌던 공랭식 엔진인데



이는 동시대 개발된 스핏파이어 초기형 MK1 1,000 마력, 제로센이 950마력에 비해 자그마치 50% 높은 수준의 출력이었습니다. 




R-2800 더블와프스

출처 : www.aviation-history.com


 

엔진을 물로 식히는 수냉식과 달리 공랭식은 공기의 접촉으로만 엔진을 식혀야 합니다접촉면이 넓어져야만 냉각 효율이 올라가는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빠른 속도가 필요한 전투기에서, 대형 래디얼 타입의 공랭식 엔진은 적합한 선택이 아니었죠.







날렵해야 빨리 날 수 있는데 우락부락한 엔진이 왠말입니까. 그래서 대부분의 유럽 전투기들은 수냉식 엔진을 사용했습니다



스핏파이어의 멀린 엔진만 보아도 12기통을 길게 뒤로 빼는 V형 엔진을 사용했습니다. 독일의 BF-109도 그렇고 모두 알흠다운 선형을 가지고 있습니다.

 



롤스로이스 멀린

출처 : becuo.com


스핏파이어

출처 : en.wikipedia.org



하지만 미국은 '우린 그런거 몰라 단순한 공랭식으로 간다' 라며 우직하게 한 우물만 팠습니다



공랭식은 별로 냉각 시스템이 없어, 비교적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는데요.




리퍼블릭 P-47 엔진도해도

출처 : www.aviation-history.com



단순하기에 정비 소요가 적었고, 대량 양산도 유리 했습니다. 실린더 한 두 개가 파손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날 수 있는 멧집도 가졌습니다



수냉식에 비해 출력이 작았지만, 공돌이를 갈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2,000마력에 육박하는 R-2800 엔진을 만들어 냈습니다.

 


R-2800 더블와프스

출처 : enginehistory.org



엔진의 형상 때문에 기체의 디자인은 꽤나 우스꽝스러웠습니다



P-47의 경우 남는 출력을 기체 강화에 사용하다 보니 전투기가 아닌 뚱뚱보 공격기로 보일 정도 까지 였습니다



대전 중 일부 기체가 영국에 공여되었을 때, 파일럿들이 못생겨서 못 타겠다고 항명하는 사태까지 있었다고 하니까요.



P-47 썬더볼트

출처 : www.asisbiz.com



하지만 무지막지한 멧집으로 기체 생존율이 상당히 높았으며



한 번 출격에 탄흔이 100 여개 이상이 되었는데도 님하 뭔일 있었음?’ 하며 기환하는 일이 부지기수였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피탄을 경험 했던 파일럿은, 타 기종으로의 전환을 거부했다고 하니까요. 



P-47 썬더볼트 피탄

출처 : mundosgm.com



엔진 자체가 워낙 튼튼하다 보니 정면에서 걸어오는 헤드온 공격에도 유리 했습니다



적기를 정면에서 마주하게 되면 꼬리를 잡기 위해 적당한 시점에서 선회를 해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시점까지는 서로 마주보며 다가가게 되는데요



썬더볼트, 캣시리즈 등은 엔진 자체가 방패가 되기 때문에, 사선에 쑤욱 얼굴을 들이 밀면서 적기를 압박했습니다




건카메라

출처 : www.avionslegendaires.net



마치 한 번 때려봐 안 아프니까 하는 형국이었는데



선회를 위해 속도를 미리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조금 더 늦게 속도를 줄인다는 건... 더 높은 에너지를 가질 수 있다는 소리이기 때문에 도그 파이팅에서 상당한 강점입니다



피탄 한 두발에 엔진이 과열되는 독일 기체들이 진저리를 칠 만 하죠.




P-47 썬더볼트 킬마크

출처 : worldwarphotos.info



1943년 로버트 S. 존슨 소령의 P-47 피탄 사례도 대단히 유명합니다. 



포케볼프 Fw-190와의 교전중에 엔진 실린더가 날라가고, 캐노피가 깨져 탈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기지로 귀환하고 있었습니다. 



파일럿은 부상에 오일 범벅으로 조종간을 잡기 매우 힘든 상태였죠.



그러던 중 영국 해협에서 또 다른 포케볼프 Fw-190를 만나면서, 귀환을 포기했는데....



포케볼프가 잔탄이 제로가 될 때까지 기총소사를 날렸는데도, 아무일 없다는 듯 조종이 되더랍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상대기는 독일의 에이스 에곤 마이어였습니다.) 




P-47 썬더볼트 피탄1

출처 : forums.ubi.com


P-47 썬더볼트 피탄2

 출처 : www.ar15.com




결국 기지에 무사 귀환에 성공 했고, 사진을 보면 살아 돌아온게 거의 기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육군의 가장 튼튼한 장갑차량은 바로 썬더볼트다 라는 이야기도 존슨 소령의 사례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원문을 보고 싶으신 분은 여기로 : http://acepilots.com/usaaf_rsj.html




대전 말기까지 적기를 유린한 후 R-2800의 기체들은 대부분 퇴역을 맞이합니다



제트엔진이 개발되면서 무게중심은 모두 F-86 세이버와 같은 후퇴익기로 넘어갔기 때문이죠



제트 함재기가 없었던 미해군이 콜세어를 한국전쟁에 투입시켰을 뿐, 급격히 전장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렇지만 뛰어난 내구성과 출력 덕분에 엔진 자체는 수송기등의 분야에서 활약을 이어 갔는데요. 




코르세어

출처 : en.wikipedia.org





시대를 풍미한 걸작엔진 R-2800. 지금은 여러 에어쇼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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