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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 차로 보는 경제와 문화

[자동차] 저는 언제쯤 수동차량을 살 수 있을까요


수동은 과연 없어지게 되는 걸까요?

 


만약 제 와이프가 운전을 하지 않았다면 저는 자동이 아닌 수동변속기 옵션을 샀을 겁니다


수동이야 말로 남자의 로망 아니겠습니까. 마초처럼 보일 수도 있고,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구식 타입으로 보일 수 도 있습니다. 하지만 차를 직접 컨트롤한다는 느낌은 분명 자동에서 누릴 수 없는 즐거움이기도 합니다.



출처 : autoholics.com


 

그런데 안타깝게도 국내 신차들은 더 이상 수동변속기가 달려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기껏해야 경차나 소형차에서만 접할 수 있죠. 경제 논리 때문입니다. 자동의 연비가 수동에 점점 가까워지고, 굳이 불편한 수동을 살 필요가 없어진 탓입니다. 찾는 사람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현대의 베르나, i30, 기아의 모닝, 쉐보레 스파크, 아베오 정도만이 수동이 있을 겁니다. 그나마 SUV는 쌍용 코란도가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출처 : autonationdrive.com


출처 : pheonixm6.blogspot.com


 

분명 수동이 자동에 비해 불편합니다. 클러치 컨트롤을 잘 해야 하고, 속도에 따라 적절한 기어 변속도 해 주어야 합니다. 언덕이라도 만나는 날에는 출발할때 뒤로 밀리지 않기 위해 긴장해야 할 때도 있죠


하지만 글쎄요. 다 처음 배울 때, 익숙하지 않을 때 이야기 입니다. 1,2년만 바싹 타보면 자동으로 누릴 수 없는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출처 : newsroom.scania.com


 

차를 직접 다루는 느낌이라… 자동은 구조상 즉각적인 변속이 되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매뉴얼 모드가 있다고 해도 변속 딜레이로 인해 효용성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그에 비해 수동은 기계식이기 때문에 반응이 즉각적입니다. 



출처 : www.cartype.com



뭐랄까요. 흡사 설거지 할 때 고무장갑과 같은 느낌입니다


피부를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고무장갑을 낍니다만, 분명 맨손으로 할 때 보다는 이질감이 있습니다. 익숙해 지지 않는 한 반응이 둔하지요. 그릇에 밥풀이 남아있는지 확인하는 데에는 맨손만한 게 없습니다. (......설거지 말고 다른 예도 있지만 차마 말할 수가 없어요... CD ㅋㅋㅋ)


 

출처 : bellesqueaks.wordpress.com



 수동 매니아에게만 해당되는 소리이고. 아무래도 현재 흐름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자동 쪽이 압승입니다. 메이커에서 수동모델을 출시하지 않는데는 다 그만한 이유 - 위에서 언급한 경제논리 - 가 있는 겁니다. 


수동옵션이 있는 모델들의 판매량이 모든걸 말해주고 있습니다.



출처 : car.donga.com



국내는 그렇다 치고 그럼 해외는 어떨까요


수동의 비율이 유난히 높은 유럽을 보면 스포츠카 혹은 슈퍼카에서 수동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어짜피 부자들을 위한 '장난감'이므로 굳이 불편한 수동을 꺼려한다는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높아진 스포츠카의 출력도 원인이기도 하다는 소리가 있는데요. 너무 고성능이다 보니 인간이 직접 컨트롤 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출처 : http://www.youtube.com/watch?v=8k1DIrfNr48


출처 : www.rssportscars.com



간혹 경험하셨을 겁니다. 면허취득을 위해 1종 보통 연수시  드물지만 트럭을 2단 출발하도록 시키는 곳이 있습니다. 디젤엔진의 큰 토크를 인위적으로 줄이는 대표적인 방법입니다. 가속을 더디게해 초심자들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도록 하기 위함이지요.


숙련되지 않은 운전자가 수동을 탈 경우 퍼포먼스 전체를 활용할 수 없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출처 : suyeongcar.co.kr



하물며 레이서도 컨트롤하기 힘든 슈퍼카를 일반인이 백프로 활용한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데요.  여기서 슈퍼카 제조 업체의 논리가 나옵니다. '재미'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편리 뿐만 아니라 효율도 생각해야 한다. 라는 주장 입니다.


어짜피 운전자가 수동으로 엔진의 성능을 100% 사용할 수 없다면 낭비이다. 차라리 전자제어의 도움을 받는 자동이 유리하다. 라는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 정도로 보면 될까요? 



출처 : www.benzworld.org



자동 변속기임에도 직접 컨트롤 할 수 있는 여지를 많이 남겨놓아, 엔진에 대한 제어권을 운전자에게 많이 넘겨주고 있긴 합니다.


제어권이라... 일반 승용차로 당장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N에 놓고 엑셀을 밟아보세요. 일정 rpm이상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지 않습니다. 정상 주행중 메뉴얼 모드로 놓고 정지해보세요. TCM(Transmission Control Module) 에 의해 쉬프트 다운이 자동으로 이루어집니다. 


존재하는 그런 인위변속을 가능한 억제해서 운전자의 판단을 존중해 주는 겁니다. 뭐 베이스가 되는 차량의 능력이 원체 뛰어나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편입니다만, 정말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rpm 사용을 허용해주는 듯 합니다.



출처 : www.renm-performance.com



얼마전 포스팅한 우라칸 (포스팅 클릭)도 수동모델이 없습니다. 페라리도 그렇고, 최근 스포츠카는 DCT가 장착되어 사실상 수동에 가까운 변속이 가능합니다. 조금 확대해서 버스, 심지어는 대형 트럭조차 자동변속기로 출시중입니다.



출처 : www.overdriveonline.comz



수동은 이미 한계까지 발전된 완성된 기술입니다. 하지만 자동은 아직도 발전가능성이 무한한 진행형의 기술이지요. 


연비도 거이 수동을 따라갔고, 가격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차이만 납니다. 엔진의 출력이 높아져 변속기의 무게차이는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습니다. 그렇다면 명확하지요. 수동은 정말 소수의 매니아로 남을 확률이 높습니다. 



아직은 영국같이 70퍼센트가 수동을 선택하는 나라도 있고 하니 당장은 아닐겁니다. 패러다임 자체가 전기차로 바뀔 수도 있구요. 점점 마이너리그가 되어가는 느낌입니다만. 저는 여전히 수동이 좋습니다. 가계가 안정되는 대로 꼭 수동을 사고 말겁니다. 


과연 저는 만족할 수 있는 수동차량을 살 수는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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