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수동운전을 잘하는 방법이 있을까?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수동 운전 실력은 흘린 식은땀에 비례 한다>


 

 예전 차량 평가팀에서 근무한 적이 있던 저는 어쩔(?) 수 없이 수동운전을 잘 해야 했습니다. 입사 전터 원래 차를 좋아했던 지라 수동 변속에 대한 거부감은 별로 없었습니다


 다만, 수동차량이 흔하지 않은 관계로 타볼 기회를 좀처럼 갖기 어려웠을 뿐이었습니다. , 저도 무늬만 1종 보통인 수동 초보였던 것이죠.



출처 :www.europeanservicecenter.com

 


 그러던 것이 회사에 오니 완전 별천지였습니다. 생산 중인 모든 자동차에서 수동 변속기 사양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국내에서 도저히 만나보기 힘든 고급 외제차의 수동변속 차량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_-;;;


 BMW 5시리즈 수동 같은 차는 해외에 나가지 않으면 정말 만나보기 힘들거든요.

 


출처 : www.caranddriver.com



 하지만 좋아하는 것과 잘 다루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였습니다. 면허도 있고, 평지에서야 기본 가락이 있으니 별 무리가 없었습니다만, 문제는 역시 언덕에서의 출발이었습니다


 클러치, 브레이크, 엑셀레이터 세개의 페달을 동시에 조작해야 하는 특성상 뒤로 밀리지 않고 출발할 방법은 없었습니다.

 


출처 : www.carpartkings.com



 언덕에서 차가 뒤로 밀리는거. 이거 정말 공포스럽습니다. 잘 보이지 않는 뒤쪽이기에 무서운데다가, 일반 도로에서는 바짝 붙은 뒷차에 혹여 부딪치지 않을까, 연쇄 추돌이라도 일으키지 않을까, 손발이 벌벌 떨리기 까지 합니다


 조작을 잘못하면 시동이 꺼지기 까지 하니 이건 사실 헬오브 헬이이지요.

 



출처 : locate.irational.org



 문제는 사내 시험 주행로 중 경사로가 있다는 사실. 평가를 위한 출장이 잦고, 게다가 50% (25) 이상의 언덕에서 차량을 평가하는 업무가 있다는 사실을 안 건 입사하고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출처 : www.europeancarweb.com



- 아이언씨, 운전 잘 한다고 했지?


- 네네 부장님 맡겨만 주십시요.


- 수동도 잘 하나?


- 아 뭐 (버벅버벅) 네.... 잘 해야겠지요.


- 흐음. 요새도 수동운전 잘하는 젊은 친구가 있었군. 내일 출장부터 같이 다녀옵시다.

 


 오 이럴 수가. 올 것이 왔습니다



출처 : www.motorbeam.com



 출장이면 분명이 언덕도 끼어 있을 텐데 어떻게 하지. 괜히 할 수 있다고 했나. 잘 못한다고 하고 연습 좀 더 할껄 그랬나. 아니야 어차피 익숙해 질 거 빡시게 하는게 맞겠지


 별의 별 생각이 들면서 밀려오는 부담감에 잠을 뒤척거려야 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출발 전 여러가지 으로 인해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무전기도 챙기고 차량 상태도 점검하고, 배차 보험 확인 등등. 여러가지 일들을 하다보니 수동에 대한 고민을 할 새가 없었습니다



출처 : www.emmrautoauction.org



 그래 수동이 별거냐. 밀리면 올라갈 때 까지 빡시게 시도해 보면 되겠지. 분명 재미질거야. 라는 생각을 계속 하다 보니 어느새 자연스레 마음도 안정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대망의 출발시간


  평가용 차량이 대열을 이뤄 회사를 빠져 나왔습니다. 모두 수동차량 이였고 물론 중간쯤에 제가 운전하는 차량도 있었습니다. 선탑자는 자그마치 바로 부장님


 출발 전까지 살짝 놓았던 정신줄을 가다듬고, 대열에 휩쓸려 천천히 나아갔습니다.

 


출처 : www.scoopcar.com



 그런데 이럴수가 처음으로 맞딱드린 언덕이 고속도로 진입로였습니다. 게다가 차가 밀려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중이었지요. 램프 진입로는 차선이 줄어드는 병목현상 때문에 많은 차들이 몰려있는 상태였습니다


 끼어들기까지 잘 해야 하는 아수라장이었지요.

 


출처 :  www.pond5.com



 뭔 일이 있어났겠습니까 ㅋ  그 뒷일은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ㅎㅎㅎㅎ

 

 올라가다 멈춘 상태에서 시동을 수도 없이 꺼트리고, 옆 부장님은 계속 재촉하고, 차는 계속 찔끔찔끔 밀리고, 뒷 차량은 계속 빵빵거리고. 몇 년동안 흘릴 식은땀을 이날 다 흘렸을 겁니다.

 

 갈굼과 함께 결국 부장님이 운전대를 잡는 사태가 벌어졌고, 팀에서 두고두고 회자 된 흑역사로 남았습니다.

 


출처 : motori.leonardo



 그럼 어떻게 수동운전을 잘하게 되었을까요


 따뜻한 내리갈굼 속에 가장 빡센 경사로에서 1주일간 집중 트레이닝을 받았지요. 왕도는 없었습니다. 닥치면 연습으로 다 숙달 되더라구요.

 


출처 : cheezburger.com



 이후 수동변속에 대한 질문이 들어오면 항상 이렇게 대답하죠. 운전은 기술이 아니라 기능이다. 반복적으로 연습하면 어느 누구나 할 수 있다 라고요. 물론 그 과정에서 흘린 식은땀에 대해선 말을 아낄 뿐입니다.

 


 이렇게 마무리하면 너무 허탈하시죠? 사이드 브레이크라 불리는 파킹 브레이크를 사용하여 언덕을 올라가는 기술이 있는데요. 이것으로 이번 글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1. 우선 언덕을 만납니다.

2. 상태는 1, 발은 클러치와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3. 파킹 브레이크를 힘껏 당깁니다.

4. 브레이크에서 발을 뗀 후 엑셀레이터로 발을 옮깁니다.

5. 반클러치를 사용하며 차가 움찔움찔 할 때까지 엑셀을 살짝 눌러줍니다.

6. 파킹 브레이크를 풀어줍니다.


 

 위의 방법을 활용하면, 언덕에서 무사히 벗어 날 수 있습니다. 클러치 브레이크 엑셀을 동시에 밟을 발이 세개가 없으니 브레이크를 손으로 하신다고 보면 됩니다


 수동운전에 도전 하시는 모든 분들 화이팅! ^^



(다른 포스팅을 보려면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