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기계식이 좋을까 전자식이 좋을까


자동차에서 마냥 디지털이 좋지 많은 않은 이유



 흔히 기계식 하면 아날로그를, 전자식 하면 디지털을 떠올립니다. 예를 들면 더 이상 보기 어려운 필름 카메라는 아날로그를 대표하는 기계식 카메라에 속하지요. 다이얼식 전화기도 마찬가지일 테구요.



필름 카메라 롤라이

출처 : www.fritztech.com



 사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자동차도 많은 편의장치들이 전자식을 사용하는데요. 20년 전만 해도 신기하게 여겨졌던 파워 윈도우는 닭발이라 불리우는 수동식을 대체한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블루투스가 지원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손으로 돌려서 켜고 끄는 카오디오의 디지털 버전입니다. 공조 시스템의 현황을 보여주는 LCD, 차량의 상태를 유리창에에 비추어 주는 HUD 등등 전자기기의 발전은 날이 갈수록 눈부실 지경입니다.


*Head up display

 


헤드업 디스플레이 - 콘티넨탈

출처 : www.automotiveworld.com



 비단 편의장치가 아니더라도 주요 구동 부품들이 거의 전자화 되어 왔는데요


  유압을 사용하던 파워 스티어링 휠이 전기모터를 사용하는 EPS (Electronic Power Steering) 로 바뀌기도 했고, 전에는 없었던 ECM (Enegine Control Module) 이 장착되어 전기적인 신호로 엔진을 제어하기도 합니다


 아날로그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대 디지털 시대가 열렸습니다. (관련 포스팅)

 


폭스바겐 골프 와이어링 하네스

출처 : www.caranddriver.com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런 전자화에 역행했던 자동차 부품이 몇 가지 있습니다. 클러스터가 가장 대표적인 파트 였지요


 클러스터라…. 뭐 대단해 보이는데, 속도계와 RPM 게이지 (타코메터)를 업계에서 부르는 용어입니다차량의 속도, 엔진 회전수 냉각수 온도등을 실시간을 알려주는 계기판입니다


 바로 이들이 특이하게도 아직도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고 있는 자동차 부품입니다.



아날로그 계기판

출처 : www.e90post.com



 바늘을 사용하여 속도를 가리키는 방식은 몇 십년째 바뀌지 않고 있는 구식 방식입니다비록 속도 정보가 디지털화된 신호로 전달되지만 이를 처리하여 표시하는 장치는 여전히 예전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것이죠


 이는 손목시계 산업에서 전자시계가 기존 기계식 바늘시계를 이기지 못하는 이유와 흡사합니다. 직관적이고 심미적이기 때문입니다.

 


명품시계 - 콘스탄틴

출처 : www.wearona.com



전자시계와 바늘시계를 볼 때의 정보 처리과정을 한번 보겠습니다


전자시계의 경우 시계를 본다 -> 숫자를 읽는다 -> 시간을 인지한다. 의 세가지 프로세스를 거치게 됩니다. 시간이 숫자로 표현되기 때문에 이를 읽어내는 과정이 필요하지요




전자 손목시계 skmei

출처 : www.nanarokom.com



반면 기계식 바늘시계의 경우 시계를 본다 -> 시간을 인지한다 의 두 가지 프로세스면 충분 합니다. 바늘이 어디에 있는지 대충 보기만 해도 시간을 바로 알아 차릴 수 있습니다


불과 0.01초에 해당하는 찰나의 순간일지라도 운전 중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슬쩍 보고 알 수 있는 바늘 타입이 전자식 보더 덜 불편합니다.



국제시간 시계들

출처 : www.sotonfreight.co.uk


 

아마 기억하실 겁니다. 80년대 후반 기술발전에 힘입어 국내에도 몇 개 차종에 디지털식 속도계가 도입된 적이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차는 기아 콩코드와 대우 르망인데요



오펠 카데트 e (르망) - 외관

출처 : www.ebay.com



직관적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불편하다는 컴플레인도 있었고. 결정적으로 당시에는 데이터의 처리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실제 속도와 표시속도 간 오차도 존재했었습니다. (당시 컴퓨터가 386 정도 였습니다.) 


급 가속을 하게 되면 속도계의 속도가 실제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뚝뚝 끊기는 현상이 발생한 겁니다. 10 -> 20 -> 30 이런 식으로 표시되는 바람에 그 중간 수치인 15 25의 속도는 쌈싸먹듯 건너뛰었지요



오펠 카데트 e (르망) - 디지털 클러스터

출처 : www.doubleyoudigital.nl



그에 비해 기존 바늘식 (저항식)은 비록 속도차이가 존재해도 스무스 하게 변화해서 이런 불편이 없었습니다. 덕분에 전자식은 얼마 가지 않아 단종되고 전통적인 기존 속도계만 생산되게 됩니다.

 


오펠 카데트 e (르망) - 아날로그 클러스터

출처 : www.opelclub.co.za



사실 LCD 패널이 발전해서 이제는 아날로그틱한 디지털 계기판을 만나볼 지경이 되었습니다. 비용에 크게 민감하지 않은 슈퍼카들의 경우, 클러스터에 LCD를 깔고 그 위에 아날로그 디자인의 정보를 제공해 주기까지 합니다.


(이미 비행기에서는 광범위하게 사용중인 방식입니다.) 



람보르기니 우라칸 클러스터

출처 : www.caranddriver.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존 바늘식(저항식)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가격도 가격이지만 디지털이 만능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른 포스팅을 보려면 클릭하세요)




이걸로 글을 끝내기에는 뭔가 아쉽네요. 추가 덧글.

 

사실 이 글을 쓰게된 동기가 자동차 스마트 키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고급차에 사용되는 옵션이다 보니 뭔가 뽀대나 보이는 편의사양 인데요. 분명 편리하긴 하지만 직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고장이 났을 때 대처가 어렵습니다.



오펠 인시그니아 - 엔진 스타트 버튼

출처 : www.opel.com.mt



 얼마 전 옆자리 제 동료가 이 일을 겪었죠. 개인적으로도 별로라고 생각한 옵션이었는데, 차의 시동이 꺼지지 않았다는 동료의 사례를 보니 거의 확실해 지더군요


고급 스포츠카에 사용되는 옵션과 일반 승용차에 사용되는 옵션은 분명히 다릅니다. 염가판이고 아무리 확률이 낮더라도 고장이 나면 답 없습니다. 정비소에 가야 합니다. 저는 최소한 시동만큼은 제 손으로 돌려서 끄는게 좋아요.


(혹은 예전 고급차량처럼 스프링 타입의 실린더 방식 스위치도 좋지요.)


BMW i8 스마트키

출처 : green.autoblo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