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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공학/다른 공학들

[기타] 공대생이 본 인터스텔라와 차원여행


블로그 컨셉에서 조금 벗어나지만 공대생의 솔직한 감상평 (스포주의)

 


 드디어 인터스텔라를 보았습니다



 원래 저는 SF영화 광팬인데요. 전회 매진이라는 블로그의 글들. 연일 올해 박스오피스 성적을 갈아치우고 있다는 기사들. 한국이 전 세계에서 북미 다음으로 흥행을 달리고 있다는 소식등



 영화에 대한 기대를 한껏 가지기에 부족함이 없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카톡에서 지인들이 감동이었다, 두 번이나 보았다면서 침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고 있었지요.

 


출처 : www.imax.com



 그런데, 사실, 조심스럽게 말하자면. 저는 조금 실망이었습니다.


 

 기대를 너무 가져서 그랬을까요. 아니면 몇 가지 납득하기 힘든 부분들이 있어서 그랬을까요. 이전에 다루어 졌던 시간여행 영화와 크게 다르지 않은 플롯이기에 큰 감흥이 없었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래 글 부터는 약간의 스포가 있으니 영화를 보실 예정이라면 감안하시고 읽어주세요.


 


출처 : www.thedailybeast.com



 칭찬을 먼저 하자면. 빼어난 영상미와 주인공간의 심리묘사가 일품인 영화였었습니다



 특히 영상미 부분에서는,  블랙홀을 묘사한 영상이 매우 과학적임과 동시에 매혹적이었다는 평이 맞았습니다. 밝은 빛의 줄기로 뒤엉킨 거대한 검은 구체에 인듀어런스호가 빨려 들어가는 장면. 정말 압권이었어요. 




출처 : www.dailygalaxy.com


출처 : www.ufoconspiracy.com



 인터뷰에 놀란감독이 물리학자들의 조언을 받아 현실에 가까운 블랙홀을 재창조 했다고 언급되어있는데요. 빛조차 탈출하지 못하는 블랙홀의 형체에 대해 나사조차 추정만 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사실성과 영상미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은 느낌입니다.



 (아래의 사진이 나사에서 재연한 블랙홀 사진입니다. 빛이 탈출하지 못하므로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출처 : wallpaperswide.com



 심리묘사 역시 공감이 팍팍 오는 마음에 오랫동안 남는 그런 묘사였습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아빠와 딸의 이별장면. 인듀어런스호의 로밀리 박사가 우주에서 23년을 홀로 보낸 장면. 아멜리아가 사랑하는 이를 찾고자 탐사행성을 선택할 때 터트린 오열 등등



 여러 인물들이 겪는 내적 갈등에 대해 짧지만 깊이 있게 다루어져 영화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출처 : dikotomiko.wordpress.com


출처 : time.com


출처 : www.movpins.com



 특히 주인공이 시공간을 뛰어넘어 딸을 만나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저도 울컥 했드랬지요. 매튜 매커너히의 눈물연기는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군요. (조금 더 들어갔으면 거의 울뻔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에 빠져들기 힘든 몇가지 요소들이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먼저 살짝 언급한 플롯부분.



출처 : epicwallpaperhd.com



 말씀드린대로 소재 자체가 참신하진 않습니다. 인셉션이 생각치도 못한 시나리오로 관객을 놀라게 했던 반면. 인터스텔라는 어디서 한번쯤은 보았던 내용들이 짜집기SF영화의 끝장판 정도였습니다



 시간이 상대적이라는 상대성 이론은 영화 '타임머신'에서 이미 등장했었죠. 지구를 구하기 위해 광속여행을 한 스토리는 일본 애니메이션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에서 다루어진 내용입니다.



 애니의 주인공 역시 상대적인 시간 흐름의 영향을 받아 몇 만년 뒤 지구로 귀환하지요.



출처 : www.alltimebest.co

출처 : www.reddit.com


 

 지구가 멸망한다는 스토리 역시 영화에서 너무나 많이 다루어 졌으므로 굳이 길게 언급하지 않아도 될 듯 합니다



 소행성 층돌의 딥임팩트, 비슷한 내용의 아마게돈. 틀어진 자기장으로 지구가 멸망한다는 코어, 2012 등등. 우주와 관련된 대재난 영화는 다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아요. 



출처 : mubi.com



 게다가 항성, 행성간 우주여행 이야기도 꽤나 많은데. 그중 가장 최근에 개봉한 '유로파 리포트'가 유사한 플롯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성의 유로파까지 2여년에 걸쳐 유인탐사선이 도달하는 내용을 다른 영화인데요. 인터 스텔라에서 인듀어런스호가 토성의 웜홀로 접근하는 그것과 비슷합니다. 단지 두시간의 내용이 약 10분으로 짤막하게 단축되었다는 정도?

 


출처 : www.cinemageekly.com



 결정적으로 시공간을 뛰어 넘어 과거를 바꾼다는, 가장 중요한 내용은. 영화 데자뷰, 12몽키즈 등등에서 다양한 배경으로 다루어진 바 있지요.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는 슈타인게이츠가 꽤나 유명할 겁니다



 특히 데자뷰와 슈타인게이츠는 양자역학의 이론이 조금 가미되어서 꽤나 탄탄한 시나리오를 자랑하는 편입니다. 인터스텔라가 아쉽게 느껴졌던건 이 두 영화의 임팩트가 워낙 컸기 때문 일런지도 모르겠어요.

 


출처 : entertainmentdemocracy.com



 두 번째로는 몇가지 과학적 오류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속을 괴롭혔었습니다. 영화보는데 집중이 어려울 정도였지요.



 웜홀 화이트홀을 이용한 시간도약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이론입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다른 항성계로 넘어가기 위해 웜홀에 들어가 차원을 도약하는 장면이 나오지요. 블랙홀이 다른 3차원의 공간과 연결되어있지 않나라는 가정으로 정립된 이론입니다



출처 : www.andersoninstitute.com



 입구를 웜홀 출구를 화이트홀로 부르고 이 화이트홀을 빛의 속도로 이동시켜 시간을 느리게 가게 하면 시간 도약이 가능하다고 봤었습니다.



 즉 웜홀의 시간이 100년이 흘렀을 때, 화이트홀의 시간은 1년 정도이니 이 터널을 이용하면 우주 비행사들이 1년만에 해당 항성에 도달한다는 컨셉이지요.



출처 : www.andersoninstitute.com



 그런데 최신 연구에 의하면  사상의 지평선 (이벤트호라이즌)에서 X선의 방출이 관측된 것이죠 (중성자 펄스). 호킹 열복사가 방출 되고 있다는 이론이 존재합니다. 블랙홀이 다른 차원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는 결정적인 가설이지요. (블랙홀에서 제트 분사 자체가 관측은 되었습니다)



출처 : www.energyenhancement.org



 따라서 영화에서의 웜홀 화이트 홀은 없고, 항성간 시간여행도 불가능함은 물론이요. 마지막에 주인공이 토성 궤도에서 발견되는 씬은 과학적으로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인터뷰를 보니 놀란감독 역시 이를 알고 있더라구요



 영화를 위한 과학적 오류라고 하지만, 보는 내내 거슬렸던 건 사실입니다.



출처 : ftw.usatoday.com



 블랙홀에 대한 묘사 역시 그랬습니다. 가장 실제에 가깝게 묘사되어있다고 하더라도고리모양의 블랙홀이라...



 그것도 보이지 않아야 하는 빛이 2차원 평면으로 빨려 들어가는 장면은 쉽게 납득되지 않았지요. 아니 정말 잘 그려졌다고 하더니 오류가 많네? 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멤돌더라구요.



  (아마 부정적으로 보기 시작해서 더 그랬을 겁니다.)

 


출처 : www.nolanfans.com



 마지막 블랙홀 내부에서의 씬들도 거슬리긴 마찬가지였습니다



 4차원 큐브인 테져렉 (초입방체) 을 3차원으로 바꾸어놓았다는 설명이 곁들여 졌습니다만, 이 미지의 도형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평범해서 실망이 가득했었습니다



출처 : analogisfun.wordpress.com




 머피의 책장을 무한대로 늘어놓은 집합의 연속이였나요? 시간에 따라 다르게 배치되어있어 스토리 진행에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디자인으로만 본다면 어벤져스의 테져렉이 보다 더 임팩트가 있었죠.



 (이건 호불호가 갈릴 듯 합니다.)

 


출처 : moviepilot.com



 이외에서 과학적 오류는 여기저기서 발견됩니다. 예를 들어 행성이 블랙홀에 너무나 가까이 있었다던지, 웜홀을 통해 통신을 한다던지 등등...이들 오류를 곱씹어볼 지루한 스토리 전개도 삽입되어 있구요.



 과학적인 내용이 어려울 중간중간 관객에게 친절하게 설명된 영화 였음에도, 너무 삐딱하게만 바라보고 있네요. 제가 지적한 부분들을 제외하면 저 역시 대체로 만족한 작품이었습니다



출처 : oboraptor.blog.hu 


출처 : www.westseattleherald.com


출처 : spinoff.comicbookresources.com


출처 : www.konbini.com



관람하면서 세시간의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 느낌인데요. 재미있는 영화 그러나 다소 기대에 만족스럽지 못한 영화. 그래도 볼만한 영화. 이것이 인터 스텔라에 대한 솔직한 평가이지 않나 합니다.


 

P.S. 우주선에 대한 영상이 너무 적어 공대생으로 너무 아쉽네요... 입맛만 다십니다 쩝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