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성능은 부품이 좌우한다? – 시스템 엔지니어링
자동차 부품이 2만여개에 다다른다는 소리 들어 보셨을 겁니다. 자동차 부품회사들이 알짜배기란 포스팅도 올린 적이 있지요. (포스팅 클릭)
출처 : www.allmakescarparts.com.au
일단 외견상 자동차 회사는 이들 부품을 단순 조립하는 역할만 담당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좋은 차를 만들고 싶으면 좋은 부품을 사서 잘 조립만 하면 됩니다.
출처 : galleryhip.com
그닥 틀린 지적이 아닌데요. 자동차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들. 엔진 부품까지도 자동차 회사가 아닌 부품업체에서 도입해 오기 때문입니다.
센서류, 점화계통 부품은 물론이거니와 몸체에 해당하는 실린더 헤드, 블록, 캠샤프트, 커넥팅 로드까지도 외부에서 공급받아 조립을 마무리 하지요.
출처 : www.japan-parts.eu
엔진의 경우는 자동차 회사의 고유 디자인이기 때문에 조금 부적절한 비유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만약 엔진을 수입해 온다면, 적당한 차체 디자인에 부품을 붙이기만 하면 되는거네요? 조립만 하면 되니 자동차 회사 뭐 별거 없구만요 ㅋㅋㅋ
중국 자동차 산업이 무섭게 발전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차체의 설계를 동일하게만 가져간다면, 부품은 충분히 조달 가능하거든요. 사와서 붙이기만 하면 됩니다.
출처 : www.autoevolution.com
왜 그렇게 설계되었는지 알 필요도 없습니다. 비슷한 자리에 조립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왜’ 부분. 어째서 그렇게 차체 디자인이 결정되었는지 하는 점이 바로 자동차 회사 기술의 정수라는 사실.
바로 시스템 엔지니어링이라고 불리는 녀석입니다. 부품을 적절히 배치하여 어떻게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만드는가. 이 능력에 따라 최고의 차가 탄생하기도 하고 최악의 차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출처 : www.iihs.org
제 담당인 엔진쪽 부품의 예를 하나 들어보지요. 가솔린 차량에 필수 소모품인 스파크플러그란 친구가 있습니다.
고열과 고압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교환해 주어야 하는 대표적인 부품입니다. 엔진 한대당 작게는 3개 많게는 6개 이상도 사용되므로 수량도 꽤 많은 편입니다.
출처 : www.carid.com
당연히 범용사양의 스파크 플러그가 사용 됩니다. 서로 다른 엔진이라 하더라도 같은 사양의 플러그가 장착 되는 경우가 많다는 소리인데요.
재미있게도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엔진에 적용된 같은 플러그의 수명이 모두 다르게 나온다는 사실. 심지어는 단지 수명뿐만 아니라 성능도 조금씩 차이가 납니다. 모두 같은 플러그 인데도 말이지요.
(심지어는 같은 엔진에서의 수명도 천차만별인 경우가 있었습니다 -_-;;;;)
출처 : www.uniquecarsandparts.com.au
때문에 A급 부품으로 B급의 성능을 내는 차가 있는 가하면 B급 부품으로 A급 성능을 내는 차도 존재합니다. 전자의 경우 어떤 회사인지 말하기 힘들지만, 후자의 경우는 토요타가 꽤 유명합니다.
(성능입니다. 내구수명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장기간 축척된 기술력. 특히 방대한 데이터에서 나온 노하우들로 인해 뛰어난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보유한 결과물이지요.
출처 : commons.wikimedia.org
예전에 경쟁차 벤치마킹팀에서 토요타의 엔진을 뜯어보며, 아니 어떻게 이런 부품이 들어가있지? 라며 아연실색했던 기억이 아스라히 납니다. 지금이야 덜해졌지만 불과 5년전만 해도 토요타의 품질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거든요.
여튼 각종 부품을 조화롭게 배치하는 기술. 절대 만만한 기술이 아님은 분명합니다. 뛰어난 기초 설계 능력과 이를 아우르는 시스템 엔지니어링.
출처 : www.plmportal.org
10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럽, 미국 자동차회사들이 가진 최대 강점 바로 시스템 엔지니어링이라는 사실. 갓 40여년된 우리나라가 얼마나 빠른 발전을 했는지도 짐작이 가시지요?
갈아버려진 우리나라 선배 공돌이들에게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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