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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 차로 보는 경제와 문화

점점 악화 되어가는 러시아 자동차 시장


기침하는 미국 자동차와 신음하는 한국 완성차들



 이상하게도 불안한 예감은 항상 맞는 것 같습니다. 러시아 시장이 정말 심상치 않습니다. 이전에 러시아 시장에 대해 포스팅 했을 때만 해도 (관련 링크) 한 일년, 길어 봐야 2년 정도 어렵다가 나아지겠거니 싶었습니다만 그럴 수준이 아닙니다. 현직자로써 느끼건데, 이번 건은 대규모 시장 재편의 전조가 될 느낌입니다.



출처 : www.ibtimes.com 



 자동차 관련 업체 하면 전통적으로 미국계, 일본계, 그리고 유럽계 특히 독일계를 손에 꼽습니다. (중국과 한국은 조금 특이한 케이스 입니다.)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경영을 끌고 가는 쪽이 일본계, 오늘내일의 손익에 일희일비하는 쪽이 미국계, 여기의 딱 중간에 있는 쪽이 독일계입니다.




출처 : knowledge.allianz.com


 

 러시아 시장에서 철수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고, 거의 미국계 쪽인데요. 단기적인 안목으로는 더 이상 수익이 내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최근 푸틴의 행보를 볼 때 단기 이상의 중기까지도 경제 상황이 쉬이 나아질 것 같진 않고요. 이머징 마켓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러시아 마져 혼수상태에 빠지면서 브릭스의 (BRICS) 모든 국가의 상태가 좋지 않게 되었습니다.

 




출처 : www.todaygh.com



 원자재 가격 급락과 경제재제로 신음하는 러시아. 여기에 월드컵으로 빛잔치까지 해버린 브라질과 남아공, 인도도 강한 달러의 귀환으로 맥을 못추고 있는데다가 성장 동력을 잃어버리고 있는 중국까지. (그나마 아직까지 중국은 선방중입니다.) 더 이상 이머징 마켓에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지요.




출처 : www.thenorthstar.info



 반면 미국은 예상밖의 경제 성장으로 과열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습니다. 일본도 아베노믹스와 엔화 약세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유럽에서 오로지 독일만이 안정적으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유로화 약세도 한목 하고 있고요.

 


 


출처 : richtopia.com



 일본과 독일은 자국차의 점유율이 높은 국가이므로 결국 미국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가저가느냐에 따라 세 메이져 자동차 업계의 판도가 바뀌게 됩니다. 환율을 등에 얹으면서도 저렴하고 품질까지 좋은 일본계가 가장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현상유지만 해도 잉여 수익이 발생할 것이고, 결국 미국계가 문제인데요.

 



출처 : bmwzone.wordpress.com



 여기서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고민이 시작됩니다. 분명 미국경기는 회복 중인데, 이 과실을 따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재정 상태가 아직 안정적이지 않은데, 이머징 마켓에서의 수익은 기대하기 힘들게 되었습니다. 투자비용이 작지도 않아서 발을 빼기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접근은 해당 시장에서 철수 전에 수익성이 낮은 공장의 가동중단 혹은 폐쇄를 밟아 갑니다. 러시아 시장에서의 시그널이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요.

 


출처 : wateruseitwisely.com



 한국 자동차 회사들은 이머징 마켓에서의 수익을 바탕으로 성장해 왔습니다. 현대 기아 뿐만 아니라,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자동차 모두 마찬가지 입니다


 현대기아가 경쟁적으로 공장을 증설한 곳이 중국, 러시아, 브라질, 인도입니다. 정확히 BRICS 중 네 지역이지요. 한국지엠 역시 구 대우 시절부터 동유럽에 공들였습니다. GM 인수 이후에는 CIS 국가들의 물량이 상당했었습니다. 르노삼성은 중동쪽, 쌍용 역시 동유럽권에서 판매가 많았습니다.


네, 미국 업계의 고민은 곧 한국 자동차 업계의 고민입니다.



 출처 : www.bloomberg.com



 미국이 기침이 나올까 관리를 시작하는데, 한국은 이미 감기기운이 퍼지고 있습니다


 현대 자동차가 성장보다 내실을 외치고 있지만 영업이익률이 감소 중입니다. 한국지엠은 쉐비 유럽철수에 이어 러시아 시장 상황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쌍용자동차도 올해 러시아에서 한대도 차를 팔지 못했습니다. 르노 삼성은 일찌감치 성장통을 겪어 다행히 유럽 르노 물량을 확보 하였지만, 여전히 중동 수출 비중이 높습니다.

 

 


 

 2014년 하반기, 2015년 상반기 연속, 자동차 계열 대기업 공채 규모가 줄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남의 나라 일인 듯 해도 다 연결 되어 있는 모양새 입니다. 그래서 러시아에서 미국 자동차 회사의 철수 이야기는 정말로 달갑지 않은 이야기입니다.

 

* 인도 시장의 몰락은 사실 좀 의문이네요. 별도로 찾아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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