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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 차로 보는 경제와 문화

[자동차] 부품회사와 완성차 회사의 주가를 비교해 보니


시장에서 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글로벌 부품업체들



 제가 일하는 회사는 글로벌 회사입니다. 업무 특성상 글로벌 부품업체를 많이 만나게 됩니다. 요새 매스컴에서 갑질’ '담합' '카르텔' 에 대해  논란이 많은데 그 폭풍의 핵심에 있을 런지도. 세간에 오르내리는 에 해당합니다.




출처 : www.stebbonline.com


 

 그런데 업무를 하면서 느낍니다. 내가 진짜 갑일까


 자동차 회사의 글로벌 쓰리톱은 GM, 토요타, 폭스바겐입니다. 부품업체의 쓰리톱은 보쉬, 콘티, 덴소이지요. 글로벌 top3 자동차 메이커의 성적과 글로벌 top3 부품회사의 성장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야후의 파이넨스 섹션에서 각각 업체의 주식가격을 5년치로 셋팅 했습니다.

 


출처 : Finance.Yahoo.com



 놀랍지 않으세요? 가장 성장률이 높은 폭스바겐이 5년동안 166% 성장할 동안, 보쉬는 자그마치 350% 성장했습니다. 딱 두 배의 실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밝은 하늘색 1등이 보쉬, 어두운 청색이 2등이 콘티입니다.)


 심지어 GM은 5년간 마이너스 성장입니다.(가장 아래) 현대 차트를 별도로 확인해 봤는데요. 잘 나간다는 현대는 60% 증가했습니다. (피크치는 약 150% 정도 됩니다)



 

출처 : Finance.Yahoo.com




 물론 덩치로는 완성차 업체가 훨씬 더 큽니다. 매출도 열 배 이상 차이 납니다


 주식의 가치는 회사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고 하죠. 결국 규모가 아닌 가치 면에서 시장에서 완성차 업계보다 부품업계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는 중입니다.




출처 : www.interaksyon.com




 여기서 언듯 이상한 생각이 듭니다. 자동차 부품회사는 완성차에 종속적입니다. 아니 종속적이라고 보는 게 통설입니다. 완성차가 많이 팔려야 부품도 많이 팔리고 전체 파이가 커집니다. 하지만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자동차 시장은 정체 상황이지요


 전체 시장 규모가 늘지 않는데, 글로벌 부품 업체의 성장은 계속되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보쉬, 콘티, 덴소가 자동차 부품 말고 다른 것도 만드나 보죠?




출처 : www.aliexpress.com  



 보쉬는 맞습니다. 마트에서 보쉬 전동공구 보셨을 겁니다. 다양한 공구 중에 가장 비쌉니다. 고장도 잘 안나는 걸로 알려져 있죠. 전자전기 및 헬스 케어 영역에도 사업이 있는 글로벌 회사입니다. 그래서 뒤져봤지요. 2012년 자료이지만 보쉬의 연간 보고서를 확인했습니다.




출처 : Bosch


 

 보쉬 비즈니스에서 자동차 영역은 약 59% 입니다. 전체 매줄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커피머신 같은 일반 가전 사업부분이 26% 이니 보쉬의 근간은 사실상 자동차 부품 사업이 맞습니다.

 



출처 : www.conrad.com 



 콘티넨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타이어 사업부분을 자동차에 포함 시킨다면 거의 80%에 육박합니다. 빼더라도 보쉬와 비슷한 60% 수준입니다. 이들 업계 매출의 절반 이상이 완성차 회사의 실적에 좌우됩니다.




출처 : Continental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보쉬의 주가가 350% 성장할때 폭스바겐은 150% 성장했습니다. 두 회사의 매출은 매우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가치는 다르게 평가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동차 부품 사업이 알짜배기 사업이기 때문입니다. 자동차의 개발은 완성차 혼자가 아닌 부품업체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후 안정화 시키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두 파트너간 협력이 매우 중요한 이유이지요. 덕분에 자동차 회사와 부품 회사는 흔히 알려진 수직 관계가 아닌 수평 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 www.shalegas.international



 

 이 말인 즉슨, 부품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뚫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뚫기만 하면 돈이 막 들어오는 캐쉬카우가 된다는 소리입니다


 마음에 안 들면 차를 바꿀 수 있는 소비자를 상대하는 완성차 업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업체를 쉽게 바꿀 수 없는 소비자를 상대하는 부품업체. 어느 쪽의 비즈니스가 순탄할 까요?

 



출처 : johndayautomotivelectronics.com


  

 제 논리에 많은 반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위의 이야기는 기술력 있는 일부 부품회사에 해당하는 것 아닌가요? 라는 질문도 있겠지요


 네, 맞습니다. 플라스틱 사출 같은 단순한 부품들의 경우는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있는 곳은 국내 기업이 아닙니다. 국내 기업을 상대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언급한 내용은 글로벌 관점에서 보는 시각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글로벌 부품 회사들이 대부분의 파이를 가져 간다는 점도 상기 해보시기 바랍니다. 답은 주식 가치에 있습니다. 시장의 평가는 정확합니다.



출처 : www.kimlostlovespells.com  



 기술이 있으면 돈을 끌어 담을 수 있습니다. 전기차로 시장의 판도가 바뀌어 가려는 지금, 삼성과 LG가 이곳에 뛰어드려 하고 있습니다. 이쪽 바닥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지, 한번 생각해 볼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덴소는 동일본 대지진 때문에 정리에서 제외하였습니다. 흥미가 당기시는 분들은 업계 4위 마그나의 실적을 확인해 보세요 유사한 흐름을 찾을 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