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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기술

수동을 알아서 변속 해주는 독특한 변속기 - 푸조 시트로엥의 세미 오토매틱


수동을 자동같이 쓰는 세미 오토메틱 MCP의 미래 



 얼마 전 푸조 시트로앵의 흥미로운 기사 두 개를 발견 했습니다. PSA 그룹이 MCP (Mechanically Compact Piloted) EGS(Electronic Gearbox System)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기사와 그렇지 않다는 반박 기사 였습니다.

 


 



PSA 로고

출처 : www.denhartogbv.com



 첫 번째 기사는 318일 기사이고, 내용은 이렇습니다. MCPPSA에서 개발된 독특한 자동 변속기인데, 연비는 좋으나 변속감이 좋지 않다. 향후 개발되는 신차에 MCP를 쓰지 않겠다


 일부 미디어에서는 ‘백기투항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상당히 도발적이면서도 부정적인 내용의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3 16일 임마뉴엘 아시아퍼시픽 세일즈 VP가 한국을 방문하고 나서 나온 기사여서 상당히 개연성이 있어 보였죠





수동을 알아서 변속 해주는 독특한 변속기 - 푸조 시트로엥의 세미 오토매틱 - 기사2


출처 : 경제신문 EBN



 하지만 곧바로 반박(정정) 기사가 나왔는데 두번째가 327일 자 한국경제 기사입니다. 일부 차량에 AT 전환이 검토되고 있을 뿐 소형 세그먼트에는 계속 MCP를 사용할 것이라고 알리고 있습니다.




수동을 알아서 변속 해주는 독특한 변속기 - 푸조 시트로엥의 세미 오토매틱 기사2

 출처 : 오토타임즈



 MCP가 뭐길래 갑론을박인지 알아야 겠네요


 한국경제 기사에 자세히 나와 있듯이 MCP는 자동화 수동 변속기 입니다. 수동 변속기가 왼발로 클러치를, 오른손으로 기어노브를 끊임없이 조작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요. 이를 전자 액추에이터로 컨트롤 하여 수동 변속기이지만 자동으로 변속되는(?) 방식의 변속기 입니다




세미 오토메틱

출처 : www.caradisiac.com



 말이 어려워 보이는데, 수동 변속기에 변속 로봇을 달아 놓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기존의 오토매틱은 자동변속을 상정하고 개발된 변속기이지만, MCP는 수동변속기에 컨트롤러가 달린 독특한 방식인 거죠.




시트로엥 EGS

출처 : www.citroenet.org.uk 



 덕분에 수동 변속기의 장점인 고효율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동력전달에 에너지 손실이 적으니 자동 변속기보다 월등한 연비를 가지게 됩니다. 하지만 역시 수동 변속기의 단점을 그대로 물려 받았지요 바로 저크(Jerk)라 불리우는 변속충격입니다


 단일 클러치를 사용하는 구조상 동력을 반드시 끊는 절차가 필요한데요. 이 과정에서 엔진 RPM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고, 회전수 차이에 의한 충격이 차로 전해저 차가 꿀렁거리는 현상을 저크라 부릅니다. 동력을 끊지 않아도 되는 자동 변속기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자동변속기

출처 : blog.caranddriver.com



 문제는 이 MCP가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을 가짐에도 불구하고, 같은 자동 변속기 취급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당연하지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잘만 굴러가면 될 뿐, 메커니즘 따위가 중요하겠습니까. 똑같은 자동 변속기인데 변속 충격이 느껴진다면 당연히 불만을 제기할 수 밖에 없지요




2011 시트로엥 C4

출처 : xdesktopwallpapers.com



 특히 수동의 비율이 낮은 우리나라에서는 품질 이슈로 연결될 소지가 다분했고, 조금 확대해서는 가까운 중국, 멀리 미국까지, 수동변속기가 활성화 되지 않는 지역에서는 사용하기 껄끄러운 변속기였습니다. 이런 와중에 MCP를 버린다니, 그럴듯한 소식이었지요.




출처 : www.citroen-eg.com 



 이후 말씀 드린 대로 PSA의 반박기사가 나갔습니다. (기사를 보시면 배포된 보도자료 쪽에 가깝습니다.) 일단 MCP를 계속 사용한다고 진화된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 두 기사를 보았을 때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내용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첫 번째. 한번 개발된 시스템은 쉽게 폐기되지 않습니다


 MCP 모듈을 보면 엑츄에이터와 컨트롤러에 꽤 많은 공이 들어 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공이라고 애둘러 표현했지만, 개발비용이라고 하는 편이 맞겠네요. 자금과 시간을 들여 자체 개발한 시스템은 가능한 오랫동안 써먹어야 본전을 뽑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시스템을 바꾸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CVT 변속기

출처 : carmodguide.com



 게다가 MCPAT로 바꾸더라도 시스템 인티그레이션이 쉽지 않습니다. 물론 변속기 전문 기업들의 포트폴리오에서 고르면 되긴 하겠지만,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을 겁니다. 파워트레인은 그 개발 자체에 5년이 걸립니다. 큰 이슈가 아닌 이상 무리한 도전이 쉽지는 않겠죠.

 

두 번째. PSA 내부에서의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기사의 글이 막연한 추측성 이라고 보여지진 않습니다. 분명 기자회견장에서 PSA가 어느 정도 내비친 사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PSA 내부에서도 MCP 폐기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는 가정이 가능합니다


 아시아 태평양. 특히 중국에서의 성장이 회사 존망을 좌우하는 상황에서, 이쪽 소비자의 품질 이슈를 방관 할 수 없었겠지요. 유럽의 수요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미국에서의 판매는 신통치 않고, 그나마 기댈 언덕은 아시아만 남아 있으니. 판매량 증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빼어든 수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Peugeot 208

출처 : www.autoweek.nl 



 푸조 시트로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EURO6가 올 하반기에 시작되고, CO2 총량을 맞추어야 하는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었기 때문에, 모든 완성차 업체가 유사한 이슈로 씨름하고 있다고는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P.S. 위의 내용이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역시 내부자는 말은 조심해서 해야 하는군요. 또 한번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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