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간단한 모터스포츠 전문 용어
레이싱 글들 언젠가 한 분이 레이싱 용어를 정리해 달라고 하신 적이 있었는데, 이제야 올리게 되네요.
레이싱에 대해 제가 저를 평가해보면 덕후 레벨은 절대 아니고, 그렇다고 매니아 수준도 아니고, 그냥 그저 관심이 많아 남들보다 조금 더 아는 수준이지 않나 합니다. 만약 맞다면 벌써 F1이나 DTM을 스트리밍으로 뒤져서 구경하고 있었겠죠...
흠 그러고 보니 말이 나온 김에 다음 포스팅으로 올해의 모터스포츠 스트리밍 사이트를 정리해 봐야겠어요.
출처 : www.bmwblog.com
여튼, 그래서 레이싱 용어를, 오히려 관심이 없는 분들 입장에서 조금 더 쉽게 설명할 수 있지 않나 합니다. 모터스포츠 라는게 그냥 보면 시끄럽고 막 달리기만 하는 경기 같거든요.
예전 회사 팀블로그에서 이런 관점으로 레이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으니 흥미가 당기시는 분은 한번 들어가 보셔도 좋습니다. (관련 포스팅)
당시의 내용을 한 줄로는 '롤러코스터가 꼭대기에서 떨어지기 시작하는 순간을 한시 간 내내 버텨야 하는 경기이다' 로 비유되겠네요. 에어컨도 없고, 전신수트도 착용하고, 순간적인 판단으로 추월도 해야하고. 레이서라는 자리가 쉽지 않은 자리 임은 확실합니다.
출처 : www.greencarreports.com
경기 환경이 빡신건 알겠다 이거야. 그런데 추월도 그냥 옆에서 빨리 가면 되는 거 아닌감?
코스에는 레코드 라인이라는 게 있습니다. 뭔고 하니 서킷내의 도로에서도 가장 빨리 달릴 수 있는 고정된 길이 있다는 소리입니다.
서킷내의 도로 폭이 넓게는 10대 정도의 차가 동시에 달릴 수 있는 수준이니 꽤나 넓은 편이지요. 따라서 가장 짧은 거리를 선택한 차량이 가장 짧은 시간에 코스를 돌아 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레코드 라인이라 하지요.
출처 : www.drifted.com
하지만 무조건 짧게만 코스를 잡는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짧기도 짧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빠른 속력을 낼 수 있어야 합니다.
곡선구간을 좀 자세히 살펴보면 이해하기 쉬운데요. 버스를 타보면 커브길에서 몸이 확 틀리는 경험들 해 보셨지요. 같은 구간을 더 빨리 달리면 차가 전복됩니다. 곡선구간에서는 차가 달릴 수 있는 한계 속도가 존재합니다.
출처 : www.automobiliac.com
가장 짧은 길은 반원의 가장 안쪽의 길입니다. 하지만 한계 속도가 느리죠. 커브가 더 급합니다. 반면 가장 바깥쪽 길은 한계속도는 높습니다. 커브가 덜 급합니다. 하지만 길이가 가장 깁니다. 그래서 속도도 빠르고 거리도 짧은 길을 선택해야 합니다.
이 코스를 바로 아웃 인 아웃 이라고 합니다. 코너의 바깥쪽으로 진입하여 반원의 윗 정점을 찍고 다시 바깥쪽으로 탈출하는 코스입니다.
여기서 반원의 윗 정점을 CP, 클리핑 포인트라 부르는데요. 반드시 찍고 지나가야 한다는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출처 : www.gamasutra.com
그러면 의문이 더 증폭되지요. 가장 빨리 달리는 길이 하나 라면, 추월이 불가능하잖아! 다 똑 같은 길로 달려야 하니까.
여기서 모터 스포츠의 묘미가 나옵니다. 우선 자동차 들의 성능이 다 제각각 입니다. 어떤 차는 직진 가속 능력이 우수하고, 어떤 차는 코너를 돌아나가는 속도가 높습니다.
엔진이 좋냐, 서스펜션이 좋냐 에 따라 차들의 성적이 다르게 나옵니다.
출처 : www.f1fanatic.co.uk
그래서 F1을 보면 드라이버가 아닌 컨스트럭터를 따르는 팬 층이 존재합니다. 올해 페라리는 코너가 강하네, 올해 포스 인디아는 직빨이 좋네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지요.
출처 : www.f1fanatic.co.uk
이런 차량 특성들 때문에 (물론 레이서의 능력만으로도 되긴 합니다만) 레코드 라인을 유지하지 않아도 추월이 가능해 집니다.
아웃 인 아웃이 아니라 인 인 인으로 추월하기도 하고, 아웃 아웃 아웃으로 추월하기도 하고 다양한 공략이 가능해 지는 거지요.
출처 : en.wikipedia.org
이 부분에서 레이싱을 보는 재미 하나가 추가 되는데요. 바로 레이서의 순간적인 판단이 어떻게 되는가.. 가 관전 포인트 입니다.
다양한 공략이 있을 수 있으므로 코너 직전에 레이서는 어느 라인으로 갈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이 판단이 정말 찰나에 이루어지는데 0.1초도 되지 않는 순간에 차가 오른쪽으로 빠졌다 왼쪽으로 빠졌다 하면서 앞차는 뒷차를 막고, 뒷차는 앞차를 뚫으려 합니다.
1초안에 좌우로 몇 번을 내동댕이 처지는 레이서. 이를 버티어 내는 (미끄러지지 않는) 레이싱카를 보면 어쩔 땐 전율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출처 : biser3a.com
출처 : 유튜브 / Formula 1 India 2012 'Alonso overtakes Webber'
게다가 자동차의 성능, 기상상태가 시시각각으로 변합니다.
레이싱카는 연료를 싣고 있음으로 달리면서 점점 가벼워 집니다.
타이어 역시 달리면 달릴수록 닳아서 잘 미끄러지지요.
경기 중에 갑자기 비가 오기도 합니다.
연료를 너무 많이 써서 아껴야 하는 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출처 : www.autoracing1.com
0.1초 단위로 차를 조작하는 레이서들에게 이런 환경의 변화는 매우 중요한 변수입니다. 특히 타이어의 경우는 유별난 정도인데요.
타이어 역시 달리면 달릴수록 닳아서 잘 미끄러집니다. 타이어가 너무 닳아서 도로를 벗어날 수도 있습니다 (코스아웃).
너무 열을 받아 울퉁불퉁하게 파손 될 수도 있습니다. 블러스트링 현상이라고 합니다.
비가 오면 트래드 패턴 없는 민무늬 타이어, 슬릭타이어를 패턴이 있는 인터미디어트 혹은 패턴이 뚜렷한 웨트 타이어로 교체도 해주어야 합니다.
농구와 달라서 교체시간은 모두 레이싱 시간에 포함됩니다.
출처 : www.reddit.com
출처 : www.reddit.com
출처 : en.wikipedia.org
경기 중에 다양한 변수가 생기는 거죠.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레이서, 팀의 능력이 되고, 우승 트로피는 결국 이 모든 능력을 활용한 팀에게 돌아가게 됩니다.
출처 : flagexpressions.wordpress.com
레이싱의 간단한 이야기와 함께 용어를 정리 해 보았는데요. 별로 어렵지 않으시죠?
레코드 라인, 아웃 인 아웃, 클리핑 포인트 정도만 알고 있어도 어디 가서 나 좀 아는데? 하실 수 있을 겁니다. 그나저나 저는 빨리 스트리밍 사이트나 정리 해 봐야 겠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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