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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자동차 회사/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대기업 공채, 취업 면접은 이렇게


자동차 회사에서 보고 싶어 하는 지원자의 자질



 요새 취업이 매우 어렵습니다. 현대나 삼성 같은 대기업 공채에 몇 백대 일의 경쟁률이 기록되기도 하고, 스팩을 올리기 위해 연수, 공모전, 인턴쉽 과정 등을 쌓기도 합니다. 제가 취업할 당시에도 상황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요. 수 십군데 원서를 넣고도 취업을 못한 친구들이 제법 있었지요.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취업 면접은 이렇게 : 리쿠르팅

출처 : www.biv.com 

 



 이런 어려운 취업 시장에서 저는 조금 특별한 케이스였습니다. 친구들이 여러 군데 원서를 넣을 때 자동차 계열 3, 전자 2곳만 넣고도 취직에 성공 했거든요.

 

 친구들에 비해 스팩이 뛰어나지도 않았습니다. 학점은 3.0을 간신히 넘었고 (저희학교, 학과의 학점이 짜기로 유명했어요. 3.0이면 중간성적... -_-;;;), 토익은 750을 겨우 넘는 수준이었습니다. 지원 자격을 갓 넘은 정도였지요.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취업 면접은 이렇게 : F학점

출처 : academics.columbusstate.edu



 이 정도 성적에 뭔 배짱이 있었는지 지금도 의아하긴 합니다만 여튼 네 번의 면접 만에 자동차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열 군데 넘게 면접을 봤던 친구에 비하면 손에 꼽힐 수준입니다


 인사 담당자가 도대체 저의 어떤 점을 보고 뽑았던 걸까요.

 

 굳이 분석해 보면, 자동차 업계에 대한 애정과 패기 그리고 관련 경험을 높게 평가하지 않았나 합니다.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취업 면접은 이렇게 : 페라리 팬덤

출처 : www.f1fanatic.co.uk



 지난 영어 포스팅에서 언급했듯 취업 전 약 1년동안 어학연수를 다녀 왔습니다. (관련 포스팅) 정말 미친 듯이 공부(?)했지요. 서바이벌 영어가 탑재되어 있었습니다. 때문에 토익 점수는 낮아도 대화 자체는 쉽게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영어 면접 커트라인은 어떻게든 통과 했겠죠.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취업 면접은 이렇게 : 핑계

출처 : www.scienceclass411.com




 연수에서 얻어온 건 영어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유럽에서 국산차가 어떤 대접을 받는지 체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는 현대가 체코에 공장을 짓던 시절로 유럽 공략에 공을 들일 시절이었습니다. 당연히 현대, 기아차량의 마켓 포지셔닝 전략이 바뀌어 가고 있었지요.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취업 면접은 이렇게 : 현대 체코공장

출처 : www.thetruthaboutcars.com



 학원에서의 토론수업 때 국산차의 이미지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왜 유럽 문화에서 자동차의 이미지가 어떠한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제품의 가격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구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습니다. 한국차가 더 팔릴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여러 방면으로 생각해 보다 보니 보였던 면면이었습니다. 이 경험이 면접에 큰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취업 면접은 이렇게  :현대 라비타

출처 : it.wikipedia.org



 면접을 준비하면서, 글로벌 마켓쉐어를 확인했습니다. 어느 지역에 판매가 편중되어있는지 확인했습니다. 어느 지역을 공략 해야하는지 보이게 되었지요. 세계 자동차 수요, 이머징 마켓에서의 전망 등 다양한 정보를 모았습니다. 애정이 있었으니 관심이 있었고, 일련의 작업들은 거의 재미에 가까웠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내용들은 결국 면접에서 질문이 되어 돌아왔지요.



 (자료가 없어 짤은 2011년 회사별 순익 퍼센트 입니다.)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취업 면접은 이렇게 : 현대 영업이익

출처 : www.sec.gov



면접까지 가기 위한 자소서. 자소서 역시 담당자의 눈에 들지 않으면 안되었습니다. 남들보다 낮은 스팩이라 내세울 건 경험밖에 없었습니다. 레이싱 스쿨을 다녔던 일, 레이싱 팀 미캐닉으로 지원하려 했던 일등 자동차 관련된 모든 경험을 짧고 임팩트 있게 기재했습니다. 심지어는 가족 소개도 차랑 연결 시켰습니다.

 


아버지는 차를 불광을 내야 직성이 풀리는 진정한 자동차 광입니다. 어머니는 이런 아버지가 미워 차에 모래를 끼얹기도 했습니다.”

 


주목을 끄는 일에 성공했기에 면접까지 갔겠지요. 성공적인 자소서 였단 소리도 됩니다.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취업 면접은 이렇게 : 면접

출처 : www.vitastudent.com


 

기술면접은 역학에 관련된 질문들이 쏟아졌고 잘은 기억이 안나지만 터보차져에 대한 질문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열역학과 터보가 엮인 질문이 들어왔지요.

 

 모두 다대다 집단면접이었습니다. 영어면접이야 족보가 있으니 크게 어렵지 않았고, 임원면접에는 기억에 남는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레이싱을 하려고 서킷을 달렸다고 적었네요? 시속 몇 키로 까지 달려봤나요?

 


굵고 짧게 대답했습니다.

 


 최고속도를 찍을 만한 길이의 서킷은 없었습니다.

 

 코너에서의 속도와 추월 전략이 더 중요 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속도계가 없이 RPM만 관리를 하기 때문입니다.

 

 속도를 확인하진 못했지만 180km/h 내외 였었습니다.

 

 

속으로 빙긋 웃었습니다. 임원면접에서 자동차 시장에 대한 질문이 나와 성실히 답했는데요. 레이싱 질문은 여기에 쐐기를 박는 느낌이었습니다. 좋게 보인 것 같다. 느낌이 좋다.

 

결국 저는 합격하여 친구들 보다 적은 면접으로 회사를 다닐 수 있었지요.

 



자동차 회사 생활백서 - 취업 면접은 이렇게 : 이력서

출처 : www.advancedresources.com



 제 이야기는 어찌보면 자동차 회사에 국한되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정 가고 싶은 회사가 있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한지 에 대해 충분히 담고 있다고 생각 합니다. 들어가고자 하는 회사에 대한 애정, 회사의 주력 사업에 대한 분석 그리고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는 패기. 직무의 이해가 부족하다 한들 어짜피 신입사원입니다.

 

한 인사담당자의 말이 뇌리 스쳐 지나갑니다. 면접관은 입사자의 현재가 아닌 미래를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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